Q.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는 집에서는 흠잡을 일이 없을 정도로 주변 정리나 본인스스로 학교 및 학원숙제 같이 주어진 일은 잘해갑니다.
다른 집이야기를 들어보면 남자아이들이라 많이 혼내고 키웠다고 하는데 .....저희 막내는 야단맞을 일이나 야단 칠일이 없을 정도로 이제껏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아이의 카톡을 보다가 너무 놀랐습니다.
카톡 대화 내용이 욕이 넘쳐나고 어떻게 저렇게 욕을 하는지 친구들과 정말 많은 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한 번도 집에서 욕을 한 적도 없었는데 욕을 입에 담지 못 할 정도로 심하게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고 늘 착한 모습이었던 내 아이에 대해 많이 실망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이걸 어찌해야하나 고민하던 찰나, 담임 선생님으로 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욕을 많이 쓴다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아이아빠에게 이야기했고 이후 아이랑 아빠랑 저랑 욕을 하면 안 되는 이유와 아이에게 다시는 나쁜 말 사용하지 않기를 약속 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아이가 크면서 한번도 매를 들어본 적 없고 아빠나 저는 욕을 하거나 자주 싸우거나 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아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제가 어떻게 해야 아이가 바뀔까요 ,,,, 정말 이 아이를 어떻게 해줘야할까요 ....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아이의 욕설의 글을 보면 아무래도 부모님들은 많이 당황해 하십니다. 아이가 집에서와는 다른 언어와 다른 행동, 게다가 친구들이나 학교에서의 행동이 집에서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배신감마저 들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부모님이 염두 해 두셔야 할 부분은...... 초등학교 5학년이면 빠른 경우 사춘기 초입에 진입하는 아이들도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집에서 성실하게 또는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들었던 친구들이 오히려 외부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른들도 사회에서 누구를 만나고 때와 장소에 따라 상대와 관계를 맺는 것이 다 다르고, 어릴적 동창을 만나서 자연스럽게 "이자식", "저자식" 이렇게 이야기하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물며 아이들은 더욱 더 친구 관계에서 자신이 집에서와 같이 모범적(?)으로 행동한다면 그 관계 안에서 오히려 소외감을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행동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을 무조건 규제하고 훈육하기만 한다면 아이는 더욱더 부모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이중, 혹은 삼중 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부모님이 아이의 모습에 대해 당화하고 놀랄만한 일이 생긴다면....그때는 오히려 아이에게 "**야~ 엄마가 핸드폰을 우연히 봤어~ 일부러 본 건 아닌데.....엄마가 본 것은 미안해~", "그런데 친구들이랑 같이 이야기하는 톡을 보고 엄마가 좀 놀랬어~", "**가 욕을 하는 줄 처음 알았거든~" 하면서 자연스럽게.... 그것이 잘못이야!!! 라는 메세지를 주기보다는 그것을 처음 보고 엄마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솔직히 이야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하실 때 반드시 조심해야하는 것은 그 행동에 대해 판단하고 단죄를 지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친구들이랑 욕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욕으로만 대화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도만 이야기하시는 것이 좋고.... 예를 들어 어른들 앞에서 그런 욕을 하면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시는 정도가 좋습니다. 오히려 부모님께서 이러한 행동에 대해 집중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과도하게 개입을 하신다면 아이는 부모님에게 자신의 외부생활(학교, 친구, 학원 등)을 철저하게 감추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이가 절제가 없고, 때와 장소를 구분하지 않을 정도로 과도하다면...."**야~ 친구끼리 욕을 하기도 하고
종종 할 수도 있지만, 니가 친구 이외에 학교에서나 공공장소 또는 모르는 사람에게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너를 오해 할 수 있어~ 너가 문제 학생으로 보여질 수 있거든~ 엄마는 그게 걱정인 거야~"라고 이야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욕 하는 자체 보다 그러한 일을 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부모님이랑 얘기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의 내용만으로 말씀을 드리는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에피소드나, 구체적인 욕설의 정도를 파악하지 못한채 조언을 드려서 미흡한 부분이 있으시겠지만 참고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혹시 이후 욕 이외의 다른 행동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면 가까운 상담기관에 방문하시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입니다.
# 욕하는 아이, 부모의 대처 방법 Tip
1)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세요.
아이와 대화를 하기 전에 부모 자신은 흥분하지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부모가 놀라거나 화내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욕이 강력한 힘을 갖는다고 느끼게 되고, 이후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또다시 사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않고 훈육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먼저 감정을 추스른 후에 아이와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아이의 잘못을 부각하지 마세요.
아이가 욕을 했다고 바로 실망했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이를 질책하거나 실망감을 표현하는 그 순간, 아이에게는 그러한 잘못된 점이 아이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수치심을 느낄 수 있으며 오히려 더 화를 내거나 점점 자신을 숨길 수 있습니다. 때문에 “네가 속상해서 그런 말을 썼구나, 하지만 나쁜 말은 네게 어울리지 않아”, “다른 말로 표현하는 것은 어떨까?” 등 항상 ‘너는 훌륭한 아이’라는 것을 전제로 두고 훈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아이가 욕을 다시 사용하지 않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회유하는 훈육을 하면 부모도 힘을 빼지 않으며, 아이도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3) 욕설과 비속어, 패드립 등. 평소 자주 쓰는 말들을 체크하는 시간을 주세요.
또래와 어울리기 위해서 또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서 등 아이들이 비속어와 욕설을 사용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그 빈도수를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때문에 평소 자주 쓰는 말들을 무엇이 있으며 얼마나 사용하는지 아이가 자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심각성을 인지하고 욕설이나 비속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아이들이 사용하는 비속어의 뜻을 알려주세요.
욕설이나 비속어를 자주 사용해도 그 뜻을 정확히 아는 아이들은 드뭅니다. 실제로 욕설이나 비속어는 남녀의 성기와 관련돼 있거나, 부모님을 욕하는 패드립, 장애인 등 약자를 혐오하는 표현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쉽고 편하게 사용하던 말이 얼마나 나쁜 뜻을 가진 말인지 알게 된다면 선뜻 입 밖에 내기 어려워지거나 사용하면 안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스스로 체크를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별 뜻 없이 사용했던 말이라도 어원이나 뜻을 확인해 다른 사람이 듣기 거북하진 않을지, 대체할 말은 없을지 고민해 스스로 개선해 나가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언어습관은 집에서 개선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소통하는 또래집단 내에서 해결되어야만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 스스로가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개선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며 욕설이나 비속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잘못된 언어임을 깨달을 수 있도록 부모님의 관심과 올바른 지도가 필요합니다.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가족상담,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을 진행하는 심리치료센터입니다. 또한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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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욕하는 아이, 야단치기 전에 꼭!, 놀이교육 훈육, 2016년 앙쥬 10월호, 2016.09.27
https://www.ange.co.kr/usr/?menu=story401&submenu=story_detail&NO=3755
2) 욕하는 우리 아이, 바른 말 교육, 경기도교육청 블로그 ‘날아라 경기교육’, 2018.05.09.
http://blog.naver.com/go_edu/221271343229
사진출처 : pixabay(재사용 가능)
작성자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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