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분위기는 다들 오늘 열심히 잘 싸워준 선수들에 대한 칭찬이었는데...
이상하게 또 원톱이었던 이동국 선수에 대한 논쟁인 것 같습니다.
축구가 1명이 아닌 11명이 하기 때문에 혼자서 몇 사람 몫을 하는 그런
선수가 아닌 이상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 그리고 상대방의 수비 전술,
경기 흐름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나온 우리나라의 공격 전술은 원톱에 이동국 선수이고,
양쪽에 손흥민 선수와 이청용 선수를 내세웠습니다.
이 경우, 두 선수는 측면에 머무르기 보다는 활발하게 중앙쪽으로
침투하면서 공격 전방에 나서게 되고, 이동국 선수의 가장 큰 임무는
이런 2선 침투가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공중볼 연계해주고, 수비수
달고 빠져주고, 침투하는 2선 선수에게 패스를 해주는 일입니다.
이 경우 자연스레 스스로 슈팅할 기회가 적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루과이 같은 팀을 만나서 끈끈한 수비를 상대하다 보면
팽팽한 경기 상황에서 고립되어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이동국 선수 열심히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월드컵 때와 비교하는데
월드컵 때 러시아나 알제리전의 박주영 선수, 그리고 벨기에전의 김신욱
선수 모두 제대로 된 슈팅 기회를 잡기 어려웠는데, 이는 현재의 우리나라
공격전술 상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세 선수 모두 뛰어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상황을 극복할 만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은 아닙니다.
또한 원톱의 고립은 단순히 원톱 혼자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술이나
동료의 컨디션 등 다양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세 선수가 장점이 뚜렷한 만큼 단점 역시 지니고 있기에 동일한 선에
놓고 누구는 얼만큼 했는데, 누구는 못했다 이런 평가 보다는
상대의 전술에 따라 우리나라 전술 운용에 있어 보다 적합한 선수를
기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고, 이는 세 선수의 컨디션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아시다시피 이동국 선수는 최고의 골 결정력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슈팅을
강력하게 날릴 수 있는 다른 선수가 갖지 못한 능력과 더불어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시야를 갖고 있습니다.
김신욱 선수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노력에서 오는 발전성, 그리고
197cm의 장신을 활용한 제공권 장악과 그런 큰키에서는 나올 수 없는 발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박주영 선수의 경우는 누구보다도 영리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순속을 통한 라인
브레이킹을 통한 결정적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이동국 선수와 김신욱 선수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아시안컵을 기대하게
만들고 박주영 선수는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우선은 뛸 팀을 찾아서 열심히 뛰면서
컨디션을 먼저 찾아야 하는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김승대 라는
또 다른 영리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가 있습니다.
단점만 지적하기 보다는 장점을 나열하다 보니 정말 좋은 선수를 많이 갖고 있는 행복한
나라가 우리나라 입니다.
뛰어난 원톱들도 매 경기 골을 넣거나 좋은 실력을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을 때는 칭찬을 해주시고, 조금 부진한 경기를 해줬을 때는 격려를
해주면서, 단순한 원톱의 부진이 아닌 전체 공격 시스템 상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2연전을 통해서 이동국 선수가 국가대표에서도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 점은
우리나라에게 정말 큰 기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논쟁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응원과 격려를 해주기에도 너무 벅찬데...^^
다들 조금만 긍정적인 시선으로 선수들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욕하는 우리나라 스트라이커들이 일본에서는 그토록 원하는 그 스트라이커 라는 점
을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