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구에 쓰리쿠션이란 종목이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직사각형의
다이(Table)에서 선 쿠션 후에, 쓰리 볼이 연이어 맞도록 하는 경기입니다.
당구를 처음 배우면 4구를 치는데 에버리지가 올라가면서 4구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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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쿠션을 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샌 아마추어들도 대 대에서 쿠션
경기를 하기도 하지만 중대에서 돈을 주고 받는 직방, 혹은 죽방이
재미있습니다. 치영이 진영이를 데리고 당구장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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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15세 되는 녀석들 데리고 당구를 가르쳐 주는데 옛날 생각이났습니다.
저도 고1때 처음 당구장 구경을 하고 나서 정말로 잠잘 때 천장위에 당구 공이
굴러가는 것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폼 엉성하기로 유명한 제가 당구는 자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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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하다고 열라 티칭을 했는데 애들이 속으로 웃지나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쓰리쿠션은 4구나 포켓볼에 비해서 삼각함수 관계를 잘 이해하고 다양하게
움직이는 공의 회전력을 이용할 줄 알아야만 포인트를 올리는데 문제는 두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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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위치의 관계를 다 계산해서 쳐도 항상 내가 알지 못하는 길이 나오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답니다. 예컨대 길게 쳤는데 짧게 나오거나 짧게 쳤는데 길게
떨어지는 형태로, 하지만 그렇더라도 내 히내루(회전)를 믿어야 된다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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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당구의 길처럼 내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500-700개의 다른 기술과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뇌만 하더라도 100조의 사실을 저장할 수 있고
마음은 소화 기관이 작동되기 위해 1초에 만 오천 개의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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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닙니다. 코는 1만 가지 이상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우리의 혀는 물을 구성하고 있는 2백만 개 가운데 하나인 탄산
원료도 정확히 감지할 수 있다고 하니 실로 놀랍지 않습니까?
제발 내 퍼포먼스(performance)를 믿고 힘껏 쓰리 쿠션을 치라니깐요.
2014.12.14.su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