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신론자(無神論者)다,
숭배하고 우상하고 전부는 아니어도 더러는
말만 앞세우고 실천이 없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나는 그게 싫다,
그래서 종교에 대해 어느 편에도 서지 않는다,
그렇다고 종교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좋은 말씀은 받아들이고
나쁜 습관은 버리려고 무진 애를 쓰기도 한다,
차라리 묵언 수행처럼,
침묵으로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성모상,
말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숭고한 의인들의 모습,
보는 것만으로도 진심이 느껴지고 한편으로
숙연해지게 한다,
그래서일까, 신앙인이 아니어도 가끔은 마음속으로
묵상하고 기도하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바램을 청하지도 않는다,
내 기도는 큰 것도 영원한 것도 없다,
주어진 오늘 하루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알뜰히 살아 낼 수 있을까 그게 다다,
내 기도는 언제나 이렇게 소박하다,
내 능력 이상의 과한 것도 바라지 않는다,
들어서 허리를 펼 수 있는 무게 면 족하다,
약간의 아쉬움은 부족했던 부분이기에 성찰의
시간에 치유하면 된다,
이렇듯 비우고 살기를 수행자처럼 살자 하니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지만 채우기보다
비우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빽빽한 나무숲 잔가지를 솥 가주지 않으면
제멋대로 가지를 뻗기에
내 여백의 빈터는 일상에 지친 내가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내 안에 잡다한 기억들을 틈날 때마다
버리지만 더러는 털어 낼수록 더 달라 붇는 것들은
달래고 달래서 그래도 안되면 사정해서 보낸다,
이 넓은 세상이 내 두 눈을 통해 들어오고
내 입을 통해 언어가 되고
그것이 화석에 박힌 기억들처럼 내 머릿속에 쌓여가고
그런 수고들이 나를 성장시키는 구도였으리라,
지나고 보면 인간은 아픔을 통해 성장해 가는지도 모른다,
알을 품는다고 알을 깨고 다 새기로 태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들이다,
당연히 행복할 권리가 있고 선택할 권리도 있다,
다만 해서는 안 될 일과 그것을 절제하는 기능도 있기에
멋대로 살지 않을 뿐이다,
행복은 즐거움은 그 순간의 최고치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심장의 맥박수가 감동을 만든다,
우리는 이 순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불꽃인가,
열정을 태우고 치열했던 만큼 삶은 살아있는 나를
실감 나게 한다,
하지만 별나지 않으면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이기에 내 삶은
언제나 소박하다,
접었다 펴면 접쳤던 자리에 흔적이 남기에 난 접지 않고
그냥 가슴에 품는다,
내일은 누구의 날도 아닌 막연한 날이지만 그래도 준비는
철저히 하고 산다,
구두끈을 질끈 묶고 뚜벅뚜벅 당당히 걸어갈 차비를,
그것이 오늘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