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높은 상
나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오! 선한 이들이여, 잘 오신 거룩하신 부처님과
함께 모든 제자분들의 잘 오심, 좋은 소문 가지가지를 펴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지금의 이 나쁜 소식
역시 피할 수 없이 들어 있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이 세상은 좋은 것만 있을 수 없다. 또한 나쁜 쪽으로만 볼 수도 없다. 이
세상과 이별하기 전에는 좋고 나쁜 두 가지 세상 법칙을 만나야 한다.
높으신 부처님께서 세상을 벗어나는 가장 높은 수행의 힘으로 닦아 놓으셨기 때문에 그분의 마음
은 좋고 나쁜 두 가지를 세상 법칙으로 인해 조금도 동요가 없으셨다. 그러나 그분의 결과 업으로 받
은 몸은 이 세상 안에 속했기 때문에 몸에 관계된 세상 법칙을 받아야 하셨다.
나쁜 쪽의 세상 법칙을 받아야 하는 것이 연세와 법랍이 적을 때만의 일은 아니다. 이 이야기들을
지금 금구로 드러내셨다. 다스릴 수 없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그 몸이, 드러내지 않고 지낼 수 없을
만큼 나빠진 것이 아닌가?
“비구들이여!
지금 나 여래는 나이가 많아서 늙었구나. 어떤 비구들은 길에서 나를 두고 갈라져 가기도 하고, 어
떤 비구들은 나의 발우와 가사를 맨땅 위에 그대로 내려놓고 가기도 한다. 나에게 항상 따라다니면
서 시중 들어줄 비구 한 사람을 선출하라.“
모든 비구들이 고개를 들지 못할 말씀시었다. 장소는 제따와나 정사의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응향
각(Gandhakuṭi) 근처, 때는 낮이 지나가고 저녁 그늘이 내려오기 전, 남쪽에서 서늘한 바람이 불어
오는 우기의 어느 날이었다.
이 자리에는 풀 하나, 쓰레기 하나 없었다. 하얀 모래를 펴놓은 편편한 마당에 비구 스님들은 각자
가져온 작은 자리를 하나씩 깔고 앉아 있었다. 하루 종일 햇볕에 달구어졌던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
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생각지도 않던 말씀을 듣자마자 그 뒤를 따라올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하게 되었다.
의지할 수 있는 법을 단단하게 손에 잡은 이와 그렇지 못한 이의 차이이리라. 적당하게 생각하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의 차이일 것이다. 듣지 않을 수 없이 들어야 하는 그 소식에 기쁨이 생기지 않
는 것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비구 스님들의 얼굴들이 그것을 증명이나 해주듯이 한결같이 당연한
사실이지만 반길 수 없는 표정들이었다.
- 이어서 -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