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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피터 린치 (피델리티 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주식으로 돈을 벌만큼 똑똑한 사람은 많다. 그러나 그럴 배짱이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조엘 틸링해스트는 둘을 모두 가진 희귀한 인물이다. 이 책에서 그는 세심한 설명과 대가다운 정리로 독자를 자신이 개발한 투자 과정의 각 단계로 안내한다. 독자는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올바르게 질문하고 객관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반드시 읽어라. 10배 주식만큼이나 가치 있다.
세스 A. 클라만 (바우포스트 그룹 대표)
조엘 틸링해스트는 영민함과 절제로 30여 년 동안 엄청난 투자 기록을 세웠다. 이제 우리 모두 틸링해스트가 어렵게 일군 지혜와 통찰력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말 그대로 매 페이지가 가치 있는 책이다.
빌 밀러 (밀러 밸류 파트너스 창립자)
나는 오랫동안 틸링해스트의 탁월한 투자 역량을 흠모하며 배우고자 했다. 전문 펀드매니저건 개인 투자자건, 이 책을 읽고 그의 지혜를 흡수하면 이전보다 나은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설윤성 (토터스자산운용㈜ 대표이사)
국내 독자에게 천만금 값어치의 작품을 책 한 권 가격에 선사한다. 정말이지 이 책이야말로 가치 투자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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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투자의 세계에서 모든 것은 의사 결정과 함께 시작된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의사 결정 또한 평가하게 되므로 투자란 거울의 방처럼 어지러운 일면도 있다. 우리는 알 수 없는 미래와 씨름하며 사실관계도 분명하게 알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심각하게 틀릴 수도 있는 타인의 의견을 구하고 그것을 또 받아들이기까지 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시스템 2(느린 생각)를 이용하여 보다 적지만 더 나은 대상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과도한 회전율을 지양하고 “다음은 무슨 일이 생기지?” 보다는 “이것의 가치가 얼마나 되 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어 투자를 하라는 뜻이다. 또한 이는 자신에게 맞는 투자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 1. 서론: 투자의 5원칙, 39쪽
내가 관심을 갖고 찾고자 하는 사실들은 배경지식 같을 때가 있다. 별로 신선하지 않다. 이런 사실들은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사실이었고, 앞으로도 긴 시간 동안 계속해서 사실일 것이다. 나는 유효기간이 긴 중요한 사실을 찾는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의 경쟁력 혹은 경영진의 과거 현금 흐름 사용 방식 등에 관한 설명 같은 것말이다. 〈폭스 뉴스(Fox News)〉 혹은 미국 경제 뉴스 전문 방송 〈CNBC〉에서는 이런 주제를 거의 다루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런 사실들을 깊이 고민해 보는 것이 최근 분기 실적에 관한 보고서 6개를 읽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 6. 어려운 주식은 피하라, 96~97쪽
그래서 나는 작게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세상에는 특정 기업에 대한 뉴스 기사가 경제 전반에 대한 기사보다는 적다. 주식 분석은 경제에 대한 분 석만큼 세심한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특정 기업에 관 한 정보 자체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 기회를 놓친다. 기업의 규모가 작 다면 더욱 그렇다. 미래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예측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 다. 만약 연결 고리가 조금 더 선명하고 직접적이라면 그 예측은 조금 더 정확해질 확률이 높다. 거대한 주제와는 다르게 개별 주식에서는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아채는 일도 더욱 쉽다.
- 7. 작게 생각하라, 129쪽
한 기업의 캐릭터를 이해하고자할 때 나는 나 자신이 잠재 고객이라고 가정하고 다가간다. 웹 사이트나 전단지를 보거나 매장을 방문한다. 포럼을 방문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인데, 잠재 고객에게 기업이 더 뛰어난 상품을 제공하고자 하는지 혹은 최소한 더 싼 가격에 제공하려고 하는지 등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종종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연구 보고서나 기업의 연간 보고 서도 이런 일을 일부 도와주지만, 나는 기업의 캐릭터를 파악할 때 분기 보 고서는 모두 무시한다. 애플은 똑똑하고, 우아하며, 가끔은 변덕스럽지만 대 체로 잘 지내기 쉬운 기업이다. 가이코(GEICO)는 정직하고 절약하며 온화하다. 다수의 기업은 단조로운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만약 한 시간 동안 기업에 대해 조사를 했어도 확실하게 모르겠다면 더 노력할 필요는 없다
- 9. 차별화된 캐릭터를 찾아라, 150쪽
나는 마이너스 잉여 현금 흐름이 걱정할 만한 수준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 기업의 투자 자본 대비 수익률, 즉, 투하자본 수익률(Return on capital employed, ROCE)을 살펴본다. 투하자본 수익률은 영업이익을 자본과 채무를 포함한 총 자산에 대한 비율로 정의한다. 나는 13퍼센트의 ROCE를 통해 13퍼센트의 ROE를 기록한 기업이 7퍼센트의 ROCE와 큰 규모의 채무를 통해 13퍼센트의 ROE를 기록한 기업보다 훨씬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업의 침체기에 많은 채무를 진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빨리 추락한다. 낮거나 하락 중 인 ROCE는 경영진이 시시한 프로젝트만 벌이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나는 낮거나 하락 중인 이익의 추세가 수년 동안 계속되면 마이너스 잉여 현금 흐름과 증가하는 채무에 대해 보다 큰 경각심을 갖는다.
- 10. 자본 분배를 확인하라, 167쪽
가치의 4가지 요소인 수익성, 수명, 성장성, 확실성은 분명히 일반적인 사회적 행동의 유형을 반영한다. 우리가 가치의 4가지 요소와 숫자를 연결하려 해도 물리학에서처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확실한 수익 성은 끊임없이 소비자가 그 제품을 원하고 있고, 다른 어떤 곳에서도 그 제품을 구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기업의 수명은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수요가 떨어지는 시기에 의해 단축된다. 매출이 경쟁 기업 때문에 변 하는 경우나 단순히 경기순환의 변덕 때문에 줄어든 경우나 결과는 똑같다. 성장은 경쟁 제품으로 대체될 수 없거나 사용자가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확실성은 계약과 여러 제도 속에서의 인간 행동을 반영한다. 투자에서 어려운 점은 바로 현실적이지 않은 기대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다. 역사는 많은 기업이 결국 0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 13. 가치의 4요소를 이해하라, 235쪽
투자자에게 있어 궁극적인 지향점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좋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기업을 찾는 일일 것이다. 재무 레버리지는 기업을 파괴하지는 않지만 변동성을 만든다. 다음과 같은 대응 원칙을 존중하는 기업을 찾아라. 채무는 안전 자산과 대응시키고, 장기 자산은 장기부채와 대응시켜라. 원자재 사이클에 민감하거나 노후화되기 쉬운 산업, 고객의 선호가 자주 바뀌는 산업의 경우에는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 문제가 생길 경우, 이연되고 시차가 있는 상환 일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계약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채권자가 친절한 편인 무담보 대출을 이용한 기업을 찾아야 한다. 현금 쿠션과 아직 사용하지 않은 신용 한도 또한 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는 것을 도울 수 있다.
- 16. 과도한 부채를 조심하라, 291쪽
장기적으로 이익이 주가를 결정한다. 여러 가지 이익을 어떤 식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추정 가치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발표된 수 치가 있고, 또 신뢰성이 불확실한 예측치가 있다. 많은 투자자가 분기 이익에 집착하지만, 나는 이익이 과거와 미래 현금 흐름에 대한 움직이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주주의 입장에서 양질의 이익은 배당으로 안전하게 연결되는 잉여 현금 흐름에 상응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보고된 이익을 조정한다. 더 자세히 말하면 일반회계기준이 아닌 스톡옵션 발행 비용, 구조조 정 비용, 상각 비용 등이 당기순이익에 더해져 더욱 높은 ‘조정 이익’이 만들어진다. EBITDA는 아주 대략적인 지표다. 이 모든 수치가 특정 맥락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일반회계기준 이익’, ‘주주의 이익’, 그리 고 ‘잉여 현금 흐름’이 가치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 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 18. 이익을 올바르게 정의하라, 317쪽
‘가치 함정value trap’이란 결과가 좋지 않거나 그럴 것이라 예상되는 주식을 부르는 흔한 별칭이다. 이 별칭은 투자 평가 기법을 통해 특정 증권이 저평가 되어 있다고 밝혔으나, 그 이후의 수익률이 좋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내가 이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실수가 만 어졌다는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실수를 했는지를 말해 주지 않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기 십상이다. 손쉬운 투자 분석 방법이나 현금 흐름 할인 분석이 실패하는 이유는 수익성, 수명 주기, 성장성, 그리고 확실성의 4가지 가치의 요소 중에서 약한 연결고리가 있기 때문이다.
- 19. 나쁜 주식을 피하는 4가지 질문, 332쪽
“내 지론은 버핏이 완전히 인정할 만한 주식이 하나도 없더라도, 일단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나는 세상을 흑백으로 보지 않고, 여 러 명암을 가진 회색으로 본다. 또한 호기심이 많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 경쟁력의 한계를 자주 시험한다. 나는 사물을 다른 이의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며, 사람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그 사람의 장점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나는 이런 과정에서 나쁜 사람도 몇 명 만났다. 지 속성과 탄력성 또한 내 흥미를 일깨우지만 실험과 적응성도 나를 매혹시킨다. 나는 대다수의 사람에 비해 참을성이 있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갑작스러운 횡재의 기쁨에 면역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안전하게 투자하고 싶다.”(본문 374쪽)
- 21. 결론: 두 가지 투자의 패러다임, 3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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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위대한 투자자는 워런 버핏만이 아니다
전설적인 투자자의 투자 철학이나 전략은 늘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워런 버핏의 투자법을 조명하는 책은 굉장히 많고 계속해서 새로 출간되고 있다. 최근에는 하워드 막스와 레이 달리오까지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에 못지 않은 성과를 낸 투자자가 많다. 그리고 그들의 투자 철학과 전략은 모두 조금씩 다르다. 처해 있는 상황과 개인의 기질에 따라 적절한 투자법이 달라진다고 한다면, 뛰어난 성과를 낸 다양한 투자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자신에게 맞는 투자법을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워터베어프레스의 수퍼 인베스터스(Super Investors) 시리즈는 바로 이런 목적에서 기획되었다. 한국에 아직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투자자나 투자서를 소개하여 한국 자본시장에 깊이를 더하고자 한다.
누적 수익률 4,281%, 전설의 피드로우 펀드의 투자 원칙
피델리티 저가주 펀드(Fidelity Low-Priced Stock Fund, 피드로우 펀드)는 투자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펀드다. 1989년에 처음 선보인 이 펀드는 현재까지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지되었으며 36조 원이 넘는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이다. 그리고 2019년 12월까지 4,281%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30년의 세월 동안 일어났던 수많은 위기를 넘으며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그야말로 단단한 펀드의 전형이라고 하겠다. 이 펀드의 원칙은 간단한다. 35달러 이하의 저렴한 주식이나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한다는 것이다. 대체 이 펀드는 어떻게 이런 단순한 원칙으로 엄청난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그 뒤에는 이 펀드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운용 중인 조엘 틸링해스트(Joel Tillinghast)라는 걸출한 투자자의 투자 원칙이 있다. 조엘 틸링해스트가 생소하다고 해도 피터 린치(Peter Lynch)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조엘 틸링해스트는 피터 린치가 직접 발굴하고 키운 수제자다. 피터 린치가 틸링해스트와의 첫 통화 이후 “이 사람 반드시 고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투자 서적으로 꼽히는 『안전 마진(Margin of Safety)』의 저자 세스 A. 클라만(Seth A. Klarman), 기술주 투자에 관해서 최고로 꼽히는 빌 밀러(Bill Miller) 등 전설적인 투자자들도 극찬한 투자자 중의 투자자다. 이 책은 그런 조엘 틸링해스트가 자신의 투자 경험과 투자 철학을 엮어서 낸 최초의 단행본이다.
성공을 꿈꾸기 전에 실패를 줄여라
이 책은 주식을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언으로 가득하다. 심지어 투자자가 투자를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몇 개 분야나 주제를 따로 뽑아 상세하게 다루고 있기도 한다. 그래서 핵심 메시지를 몇 개만 뽑아서 정리하는 것은 이 책을 충분히 활용하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핵심 메시지를 정리하느라 틸링해스트가 자신의 경험담에 녹여서 풀어내는 다양한 투자 요령을 독자들이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이 책이 투자자들에게 던지는 차별화된 메시지는 분명 있다.
조엘 틸링해스트는 첫 장에서부터 자신만의 색깔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그는 투자란 무엇이고, 좋은 주식이란 무엇인가로 시작하지 않는다. 대신 투자자가 쉽게 빠지는 함정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바로 그것이 틸링해스트의 투자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다. 투자로 돈을 버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비합리적으로 투자하여 자금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더 정확하게는 대박을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실패할 것이 분명한 선택지를 피하는 것은 아주 높은 확률로 가능하기에 소위 ‘하방’을 먼저 다져 놓아야 한다.
그렇다면 합리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는 사후 확신 편향, 닻 내림 효과, 확증 편향 등 심리학, 뇌과학 연구를 통해 밝혀진 인간의 사고 습관과 공포, 불안, 지루함 등의 감정을 어느 정도 극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습관을 바꾸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은 아니다. 틸링해스트는 ‘과거를 공부하라’고 말한다. 이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인간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쉬운 존재인지를 과거의 사례를 통해서 느끼고 성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모멘텀 투자’ 또는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하는 투자는 정교하게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능력과 타인이 어디까지 내다볼지에 대한 예측이 모두 합쳐져야 한다. 이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그런 투자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그만한 정보와 경험이 있는지, 자신의 ‘예측’이 사실은 편견과 편향에 의해 왜곡되어 있지는 않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명한 투자자는 디테일에 강하다
그렇다면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 할까? 기본은 간단하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사면 된다. 그럼 어떻게 싼 주식을 알아볼 수 있을까? 틸링해스트가 강조하는 원칙 중 하나는 ‘아는 것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이 말, 너무나 당연하고 쉬워 보인다. 그러나 조엘 틸링해스트는 묻는다. 당신은 진정으로 아는 것에 투자하고 있는가? 유행과 소문에 휩쓸리고 있지는 않은가? 투자하려는 기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https://www.youtube.com/watch?v=OnfciJbhVMo
틸링해스트의 기본적인 주장 중 하나는 ‘작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이는 우선 거시 경제의 변화를 예측하며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다. 거시 경제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그것의 기초를 이루는 거시 경제 정책과 시장 행위자들의 행동은 예측하기 굉장히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명확한 근거가 될 만한 데이터도 거의 없거나 구하기 쉽지 않다. 크게 생각하며 주식 투자를 하는 일은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조금만 구체적으로 파고들면 너무나 힘든 작업이다.
두 번째로 기업이나 시장의 변화에 대한 요란한 뉴스에 매몰되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이런 기업이나 시장의 변화에 대한 정보를 쥐었다고 생각할 때, ‘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틸링해스트는 그보다 훨씬 장기적이고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정보야말로 진정 값진 정보라고 말한다. 이를테면 기업 경영진의 과거 현금 흐름 사용 방식과 같은 재무 관련 정보나 성장률, 주가수익률 같은 것들이다. 보통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잘 가지지 않는 기본적인 정보들만 챙겨도 겉면이 화려해 보이는 떠오르는 기업이 실상은 사기꾼에 가깝다는 것을 알아낼 수도 있다고, 남들은 주목하지 않아 저평가되어 있는 기업을 찾아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틸링해스트는 기업을 알고자 할 때는 ‘잠재 고객’이 되었다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그 기업이 고객에게 내보내는 메시지, 제공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종종 기업의 전략 변화에 너무 집중할 때가 있다. 그러나 기업의 전략은 상황에 따라 자주 변하지만 근본이 되는 기업의 ‘캐릭터’는 변하지 않으며 고객이 반응하는 것은 그러한 캐릭터다. 기업의 캐릭터를 모른다면 그 기업을 아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틸링해스트는 자신이 어떤 산업을 아는지 잘 모르겠다면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소비재 산업에서 시작하라고 말한다.
잭 보글과 워런 버핏을 넘어
가치 투자뿐 아니라 투자의 핵심은 지불한 가치보다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특히나 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변수에 의해 급변하는 세계에서 무엇에 기대야 할까?
틸링해스트는 현재 지배적인 투자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말한다. 하나는 인덱스 투자, 즉 지수 투자를 대표하는 뱅가드 펀드의 잭 보글의 투자법이다. 이는 모든 종목을 조금씩 보유하기 때문에 놓친 기회를 후회할 일도 없고, 투자자를 치명적인 실수로부터 지켜준다. 이것도 분명 하나의 현명한 투자 방식이다. 많은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 방식의 장점 중 하나지만 후회하지 않는 것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워런 버핏은 잭 보글과 달리 투자의 대상을 줄인다. 평생의 투자 펀치 카드에 20개의 구멍만 뚫으면 된다는 그의 유명한 말처럼, 워런 버핏은 꼼꼼한 분석을 통해 특별한 소수의 기업을 선택하여 그것의 가치 상승을 기다린다. 잭 보글의 투자법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늘어나지만 저평가된 좋은 기업을 통해 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틸링해스트는 잭 보글도 워런 버핏도 아니다. 잭 보글보다는 좀 더 적극적이고 워런 버핏보다는 좀 더 관대하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내 지론은 버핏이 완전히 인정할 만한 주식이 하나도 없더라도, 일단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나는 세상을 흑백으로 보지 않고, 여 러 명암을 가진 회색으로 본다. 또한 호기심이 많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 경쟁력의 한계를 자주 시험한다. 나는 사물을 다른 이의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며, 사람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전에 그 사람의 장점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나는 이런 과정에서 나쁜 사람도 몇 명 만났다. 지 속성과 탄력성 또한 내 흥미를 일깨우지만 실험과 적응성도 나를 매혹시킨다. 나는 대다수의 사람에 비해 참을성이 있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갑작스러운 횡재의 기쁨에 면역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안전하게 투자하고 싶다.”(본문 374쪽)
그러면서 그가 투자를 결정하는 다섯 가지 원칙을 말한다. 첫째, 성급한 의사 결정으로부터 안전할 것. 둘째, 사실에 대한 오해로부터 안전할 것. 셋째, 피신탁자의 권한 남용 가능성으로부터 안전할 것. 넷째, 쇠퇴, 진부화, 과한 레버리지의 사용으로부터 안전할 것. 다섯째, 상상한대로 미래가 펼쳐지지 않더라도 안전할 것.
이런 말을 통해 우리는 틸링해스트가 운용하는 피드로우 펀드 아래에 깔려 있는 기본적인 투자 철학을 이해할 수 있다. 그가 잭 보글과 워런 버핏과 달랐듯, 이 책을 읽는 투자자도 틸링해스트와 생각이나 기질이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전설적인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철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음미하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여러 고민을 간접 경험하는 것은 혼란한 위기의 시대에서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벼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