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파이·내셔널뱅크 뛰어든 '캐나다 스테이블코인' 성공할까
장밋빛 전망과 '뱅크런' 우려 교차, 캐나다 디지털 화폐의 명암
미국과 중국이 디지털 화폐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캐나다에서도 민간 주도의 '디지털 달러' 발행이 본격 추진된다.
캘거리의 한 금융회사가 쇼피파이, 내셔널뱅크 등 대기업으로부터 1,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내년 '캐나다 스테이블코인' 출시를 선언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캐나다 달러와 1:1 가치로 고정된 암호화폐다. 변동성이 없어 온라인 결제나 해외 송금 시 기존 은행 시스템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는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대신, 캐나다 기업들이 자국 통화 기반의 디지털 화폐를 원하고 있다며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나아가 업계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보유가 '경제 주권'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미국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미국 경제를 지원하는 셈이므로, 캐나다의 통화 영향력 유지를 위해 자체 디지털 화폐가 필수적이라는 논리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미국의 공격적인 행보가 있다. 올여름 미국이 관련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을 통과시키며 민간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제도화하자, 캐나다 업계도 정부에 조속한 규제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캐나다 당국은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으로 간주하는 반면, 업계는 실물 자산 보유를 의무화하는 '전자 토큰' 방식으로 규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심각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 사이버 법률 전문가는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성과 안정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디지털 화폐를 뒷받침할 실물 자산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또 그 자산이 안정적인지 누가 보장하느냐"고 반문하며 "감독 부재 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대규모 인출 사태인 '뱅크런'이 발생해 시스템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캐나다 내에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있는지조차 불확실하다며, "문제를 찾아다니는 해결책일 뿐,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대기업들의 투자 참여로 사업의 신뢰도는 높아졌지만, 성공 여부는 결국 정부의 규제 마련 속도와 '뱅크런' 같은 치명적 위험을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에 달려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