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밥 할 줄 알아?
임 춘 자 2013. 3.16.토
나는 어느 날과 다름없이 집안일이 끝나면 손주를 데리고 진재공원에 산책을 나간다. 과자 부스러기를 모아두었다가 호수에 자라는 붕어 밥. 주는 재미도 있다. 과자를 한주먹 던져주면 어디서 떼들이 몰려들어 넙죽넙죽 입을 벌리고 먹는 모습을 보면 손주<경재>가 깔깔 거리는 모습이 예뻐서 같이 웃다보면 고기들도 마냥 즐거워 꼬리를 흔들어대며 새끼들까지 불러 모은다.
고기밥을 다 주고 나서 공원을 한 바퀴 돌아서 집에 오는 길에. 동사무소 게시판에 1인1책 글쓰기모임이란 광고를 보게 되었다. 항상 내마음속에 “누가 내 대신 글 좀 써주소,하는 마음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발길이 슬그머니 문을 열고 화살표 쪽. 2층으로 손주 손을 붙잡고 올라가서.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문을 베 시시 열고 여자 분이 고개를 내 민다 어떻게 오셨죠? 게시판보고 왔습니다. 그러세요? 그럼 들어오세요. 벽에 걸린 시계는12시10 분이다. 연세가 지긋한 할아버지 2분과 여자 5섯 분이 분주하게 가방을 챙긴다. 아마 수업을 마치는 시간인 것 같았다. 문을 열어주신 분이 아주 상냥스럽게 저는 김 용 레 강사 입니다. 저는 건너편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지나가다가 글 쓰 는 모임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와봤습니다. 강사선생께서 하시는 말씀이 누구든지 오시면 됩니다. 관심은 있지만 얘기가 어려서요, 일주일에 한번이니까. 잠간 어디에 맡길만한 데가 없습니까? 나는 좀 생각해보기로 하고 집으로 왔다.
경재를 한 번도 남에게 맡겨 본적이 없어서 걱정이 되었다. 마침 옆 집 아주머니를 만나 사연을 이야기 하고는. 다음 주에 옆집에 잠간 맡겨보기로 했다. 그날 필기도구를 챙겨서 갔다. 첫 시간이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수업을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어떤 분은 <시> 도 써 오시고 각자가 써오신 내용을 소개하고는 좋은 점과 미흡한 점을 서로서로 나누는데 보기가 참 좋았다. 수업이 끝나고 강사님이 저에게는 <나는 누구 인가> 란 제목으로 글을 써 오라고 하셨다. 마치고 오면서 내가 누구지? 춘 자. 엄마. 할머니. 한참 생각을 하다가 맞아! 나는 아직도 엄마야, 집에 와서 경재에게 동화책 한권을 읽어주고 편지지에 < 어머니>란 제목으로 글을 썼다가. 또 지우고. 몇 번을 읽어도 어색했지만. 다음 주가 가다려 진다. 그 날이 되어 동사무소에서 프린트를 10장을 복사하여 여러 선생님들 과 써오신 글들을 서로 마주보며 재미있게 토론을 했다 나는 처음이라 떨면서 읽었다
강사님께서 계속 쓰다보면 좋은 글이 나 올 것 같다며 오늘숙제로 <첫사랑> 이란 제목을 주셨다. 그날도 집에 와서 저~ 멀리 가슴속 에 숨어있는 첫사랑의 그림자를 더듬어 쓰고 있었다. 그런데 눈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애닲은 사연도 아닌데 눈물이 나고 눈을 비벼서 충혈 되기까지 하였다. 어떻게 쓰기는 썼는데 말도어색 하고 글도 아닌 것 같아서 나도 컴퓨터를 좀 배워 볼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 컴퓨터를 켜고는 타자 연습을 하는데 손가락이 적벌어진 오리발 같고 눈은 안보이고 조금 더듬어서 하다가 그만 컴퓨터를 끄고 말았다. 나는 안과를 찾아 갔다. 선생님께서 눈을 검사를 하시더니 눈에 백내장이 심하다고 하신다. 이럴 수가 있나, 염려가 되어 딸아이 에게 전화를 했더니. 수술 날을 잡고오라고 한다. 나도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서글퍼진다. 수술 날이 되어 수술을 하다 보니 수업 날이 하루 빠지고 말았다. 그다음 날도 회복되지 않은 눈으로 출석을 했다. 경재가 떨어지지 않을 려고 해서 그날은 동화책을 들려서 데리고 갔다. 손을 잡고 가면서 오늘은 할머니도 공부하는 날이니까 경재 너도 책보고 얌전 하게 놀자. 알았지? 약속을 미리하고 갔는데도 낱선 곳이라 빨리 집에 가자고 징징거린다. 신경이 너무 많이 쓰였다 옆 사람에게 민폐가 되는 것 같아 도저히 공부를 할 수가 없다. 그날 <첫사랑>소개도 못하고 돌아왔다.
그 후 2년이지나 경재가 7살 되던 해에 가경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경재는 병설 유치원에 입학을 했고. 한참 후 병설 유치원 에서 컴퓨터를 가르쳐준 모양이다 집에 오면 컴퓨터 놀이에 빠진다. 한시간씩 놀고도. 재미있는 동화책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경재 엄마는 10분 이상 컴퓨터를 하면 혼 내키라고 야단이다. 오늘도 40분이나 했다. 컴퓨터를 오래하면 눈이 나빠지고 그래서 안경도 써야하고. 바보가 된다는데 경제 너 바보 될래? 나는 컴퓨터를 강제로 꺼버렸다. 재미있는 컴퓨터를 꺼버린 것이 너무 억울해서 경재가 미꾸라지처럼 팔딱 팔딱 거리며 떼를 쓰고 할머니는 컴퓨터 도 못하는 것이 까불고 있어! 어디서 듣고 배웠는지 미운 일곱 살 짓을 한다. 경재는 바보가 아니야,! 소리를 지르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도 화가 나서 방에 들어가 효자손을 꺼내와 한 대 때려 줄려고 했다. 컴퓨터도 못한 다는 말에 화가 났다. 어휴! 내 새끼 같았으면 한 대 때렸을 지도 모른다, 효자손을 내려놓고 평상시보다 큰 소리로 <너. 밥 할 줄 아니?> 반찬이나 빨래나 청소도 다 할 줄 알아? 엄마랑 아빠도 늦게 들어오시는데 너 할머니 말도 잘 안들서 지금 마산에 갈란다. 가방에 옷을 몇 가지 챙겨 넣었다. 경재가 까물어친다. 할머니 옷을 붙들고 저 밥 할 줄 몰라요. 할머니 마산에 가시면 안돼요.~엉엉. 울며 제가 잘못 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무릎을 꿇고 빌며 흐느낀다. 할머니 컴퓨터도 안하고 책을 많이 읽을게요. 책장에서 책을 꺼내 오는데 나는 경재에게 화내고 울린 것이 안쓰러워, 둥이를 꼭 껴안아 주었다. 할머니도 화내서 미안하다. 용서해줘! 우리는 화해를 하였다. 경재 는 책을 많이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야, 기분을 좋게 하고는 아! 내 자식 키울 때보다 손주 돌보는 것이 더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 하는 우리 둥이 책을 읽기 전에 할머니 이야기부터 먼저 들어라. 선생님도 모르는 것이 많이 있단다. 둥이가 버릇없이 오늘처럼 떼쓰고 할머니 많이 힘들게 하면 할머니는 마산 집에 가버릴 거야, 우리 둥이는 착하지? 초등학교 3.4학년이 되면 컴퓨터도 많이 배운다는데 그때 할머니 컴퓨터 도 좀 가르쳐주면 좋겠다. 알았지? 그런데, 우리 둥이가 벌서4학년이 되었네! 요즘 글을 쓰면서 사랑하는 둥이 에게 컴퓨터를 조금씩 배우고 있다. 선생님, 오늘은 글자 크게 하는 걸 잊어 버렸어요. 할머니가 머리가 나쁜가 봐 요, 하면 공손히 대답하고 달려온다. <둥이> 선생님 고마워요. 오늘은 무슨 반찬을 할까요? 통닭, 삼겹살, 둥이는 할머니, 오늘은 삼겹살이 먹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생삼겹살을 구워서 둥이 입에 쏘옥. 들어가는 것이 너무 너무 예쁘다......
<둥이> 는. 귀염둥이 준말이며.기분 좋을 때 쓰는 애칭이다,
첫댓글 " 가방에 옷을 몇 가지 챙겨 넣었다. 경재가 까물어친다. 할머니 옷을 붙들고 저 밥 할 줄 몰라요. 할머니 마산에 가시면 안돼요.~엉엉. 울며 제가 잘못 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무릎을 꿇고 빌며 흐느낀다. 할머니 컴퓨터도 안하고 책을 많이 읽을게요. 책장에서 책을 꺼내 오는데 나는 경재에게 화내고 울린 것이 안쓰러워, 둥이를 꼭 껴안아 주었다."
경재와 생활하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감상 잘 하고 갑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