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즐기기 가장 좋은 계절 봄. 제주도의 흔한 관광지에 질렸다면, 천혜의 자연을 가지고 있는 '가파도'를 추천한다. 제주도 모슬포항에서 가파도행 페리를 타고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가파도. 두 시간이면 자전거로 섬을 한바퀴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섬 가파도에는 언제나 푸르름이 자리하고 있다.
■ 가파도 터미널 & 기념품 샵
가파도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아기자기한 가파도 터미널이다. 가파도는 봄이면 유채와 청보리, 여름이면 해바라기, 가을이면 코스모스, 겨울에는 아름다운 눈꽃으로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보석 같은 섬이다. 이 섬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면, 가파도 터미널을 찬찬히 둘러보자.
가파도 터미널은 카페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카페 뿐만 아니라 가파도를 대표하는 청보리, 유채를 닮은 다양한 기념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도의 작은 섬 가파도는 시작부터 참 트렌디하다.
INFO. 제주 모슬포 항에서 가파도 왕복 페리
- 평일 기준 모슬포: 가파도 9시, 11시, 14시 (마지막 배)
- 평일 기준 가파도: 모슬포 11시 20분, 14시 20분, 16시 20분 (마지막 배)
- 선박 예약 및 스케쥴 확인
■ 가파도 자전거대여 & 청보리밭
가파도 터미널 앞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인당 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은 가파도를 둘러보기에 가장 좋은 교통수단이다. 가파도 해변을 가로지르며 달리면 봄의 향기가 물씬 풍겨온다. 가파도는 자전거 길과 포장도로가 잘 되어 있고, 경사가 없는 평탄한 섬이기에 자전거로 30분이면 섬을 한바퀴 돌 수 있다. 자전거를 대여하지 않고 걸어서 섬을 둘러본다면 2시간 남짓이 소요된다.
'가파도'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넓은 들판 위에 빼곡하게 자리 잡은 푸른 청보리다. 가파도의 청보리밭은 가파도의 면적 중 무려 70% (26만 평)를 차지한다. 지평선 끝까지 자리한 푸른 물결의 향연. '청보리' 하나 만으로 가파도에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약 17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작은 섬 가파도는 민가와 자연의 풍경이 어우러지는 시골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가파도는 대체로 평탄한 지형을 가지고 있지만, 가파도와 청보리를 조금 더 높은 곳에서 조망하고 싶다면 소망 전망대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출발 지점에서 청보리 밭을 가로질러 약 10분 정도 달리면 소망 전망대에 도착한다.
살짝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가파도 청보리밭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소망 전망대. 전면으로는 아름다운 청보리밭의 일렁임을 감상 할 수 있고, 왼쪽으로는 샛노랗고 키 작은 유채꽃밭을 만날 수 있다. 3월 중순이기에 아직 어린 청보리지만, 4월이 되면 더욱 푸르고 건강한 청보리를 만날 수 있다.
INFO. 가파도 터미널 자전거 대여
장소: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로 2
방법: 가파도 터미널 뒷쪽 자전거 대여소에서 대여 및 반납
요금: 인당 10,000원 (시간 제한 없음)
■ 가파도 유채꽃밭
청보리와 누가 더 아름다운지 다투듯 피어있는 유채. 유채의 뒤쪽으로는 풍력발전기가 자리하고 있어 더욱 이국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 작은 섬에 이토록 아름다운 게 많으니, 어쩌면 2시간 동안 둘러보기에는 부족할 수 있겠다.
가파도에서 자전거는 좋은 사진 소품이 되어주기도 한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된 것처럼 가파도 청보리밭과 유채꽃밭을 가른다. 잠시 서서 풍경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한 장면이 된다.
유채꽃밭 너머로 우뚝 솟은 산방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제주도와 가까운 가파도에서는 날씨가 좋기만 하다면, 산방산과 제주 최남단의 마라도까지 바라볼 수 있다.
가파도의 유채는 4월까지 계속된다. 제주도 본 섬 곳곳에서도 유채를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청보리와 유채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가파도가 아무래도 이 시점에 훨씬 더 매력적이다. 그저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가파도 중심에 자리한 청보리밭과 유채꽃밭을 충분히 구경하고, 거센 바람을 잠시 피하러 쉼터를 찾아본다. 가파도 터미널 쪽으로 다시 돌아가다 보면 오른 편에 가파도 스낵바가 자리하고 있다. 가파도 스낵바는 현대카드의 '가파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된 휴게 카페이다.
정겨운 아주머니가 반겨주시는 해변가의 작은 가파도 스낵바. 바 형식의 자리에 앉으면 오른 편으로는 가파도의 바다가 보인다. 나무 향이 풍겨오는 이 아담한 스낵바에는 꽤 많은 메뉴들이 준비돼 있다.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달콤한 딸기 스무디를 시키고 카페를 천천히 둘러본다. 둘러보는 시간 동안 이것도 맛 보라며 다른 스무디 종류를 맛볼 수 있게 해주셨다.
가파도 스낵바는 가파도 하우스와 함께 운영되고 있는 작은 카페인데, 가파도의 거센 바람을 피하러 방문하는 사람이 꽤 많은 모양이다. 가파도 스낵바 뒤로는 가파도의 숙박시설 '가파도 하우스'가 자리하고 있다. 문득, 해가 진 저녁 가파도 스낵바에서 한라산 잔술 한 잔을 즐기고 있는 내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주인아주머니께서 함께 운영하고 계신다는 가파도 하우스에 다시 한번 방문하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다시 자전거의 핸들을 잡는다.
* 코로나19 예방 차원으로 일회용 컵을 이용하였습니다.
INFO. 가파도 스낵바
주소: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로 265
가격: 아메리카노 (4,000원), 스무디(5,000원), 한라산 잔술(2,000원)
가파도의 또 다른 매력은, 낮은 돌담이 인사하듯 자리한 좁은 골목이다. 좁은 골목골목 그려진 예쁜 벽화들은 마을 주민의 애정이 묻어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파도 청보리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가파도는 여전히 푸르게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네 번째로 큰 섬 가파도는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고작 두세 시간 만에 보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다.
가파도의 봄은 비로소 시작되고 있다.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휴식을 즐기고 싶다면, 가파도에서 아침, 점심, 저녁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