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소감〉
당선 통보 전화기에 귀를 대고 화분에 물을 주었습니다. 오후 2시 햇살이 창문을 넘으려다 반짝 멈춰 섭니다. 유리창 온도가 피워 낸 동백 한 송이가 마치 장미꽃 한 다발 같았습니다. 겨울 다음엔 봄이라지만 나의 좌절과 설렘은 늘 겨울에 있었습니다. 봄은 그 고배의 여파를 받아내느라 힘겨웠습니다. 시는 마치 한여름 나무 그늘 같았습니다만 늦게 출발한 시 쓰기는 치열했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졸음과 자책 사이에서 시는 늘 겉돌았지만, 그동안 몇 번의 최종심 탈락은 오히려 당선의 기쁨을 연습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여름, 어머니를 찾아 미로 정원을 헤매시던 아버지가 어머니 곁으로 거처를 옮기셨습니다. 이제 양친은 부모님이라는 호칭으로만 남았습니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기쁘게 내려다 보고 계실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앞으로 시를 핑계 삼아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제 시를 읽어주시고 소중한 기회를 주신 안도현, 손택수 선생님 감사합니다. 한국불교신문사 관계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별다른 표현 없이도 힘이 되어주는 내 가족들, 양성규씨, 종화, 종원, 박홍희, 준우, 선우 고맙고 사랑해! 작은아들 종원아, 너는 행운아야, 그동안 고생했어. 오래도록 같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일을 함께 헤쳐온 나의 형제자매들, 사랑합니다. 앞으로도 돈독히 뭉쳐보자.
끝으로 같이 기뻐해 주는 문우들, 친구들, ‘사랑하나 시 한 줄’ 동인, 맨 처음 출발 시점이었던 대전시민대학‘시삶’의 안현심 선생님과 동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성은주 시인, 대전 문학관 수강 동기들 모두 고맙습니다.
〈윤 계 순〉
△ 충남 청양군 장평 출생
△ 대전대학교 대학원(사회복지학 석사)
△ 2021년 공직문학상 수상
△ 2022년 고산문학대상 신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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