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자몽 번외
"야이년아, 니가 뭔데 나한테 반말을 찍찍 내뱉고 지랄이야? 썅년이 진짜 확!"
"이봐 언니, 너 나 때리면 후회할걸?"
"후회는 무슨 육갑하고 자빠졌네... 그래, 후회 좋다, 후회. 후회 한 번 해보자 미친년아."
짝- 하는 소리가 사람이 바글바글한 복도를 가르면, 아이들은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저 숨을 죽이며 바라볼 뿐이다.
난데없이 맞게 된 기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는 이내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이름표를 꺼내 가슴팍에 단다.
그럼 기연을 때린 그... 뭐냐... 그래, 고등학생 언니는 더듬거리며 말을 꺼낸다.
"그럼, 니가... 서, 설마... 홍자몽..."
"후회 한 번 해보신다며? 설마가 아니라."
"..."
"리얼이야. 내가 홍자몽 공식 깔이다. 어쩔래? 언닌 나한테 손댔으니까 이제 아저씨한테 디~ 졌다!"
아저씨가 내 남친인지는 몰랐는지, 나한테 함부로 손찌검을 해대는 파릇파릇한 고딩을 이죽거리며 봐주었다.
아... 아무리 생각해도 나도 이런 내가 재수없다. '내가 공식 깔이다!' 하고서는 이죽거리며 바라보는 꼴이라니.
뭐, 하지만 이게 내 매력이니까... 흐흐...
"미,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어머. 어쩌나. 내가 입을 다물고 싶어져도 여기 증인이 허벌나게 많은뎁... 그럼 언니가 나 용돈 좀 줄래?"
"요, 용돈?"
"그래. 돈, 머니. 언더스텐? 한달에 오만원이면 충분한데."
"그... 그건 너무 많..."
"싫으면 말고. 아저씨 전화번호가 어디보자..."
"아! 알았어! 오만원이면 되는거지?"
"어유, 생각 참 잘 했어 언니. 한달에 오만원이면 충~분해. 쌩유!"
이를 빌미로 오만원을 뜯어내는 데 성공. 아싸라비아. 아저씨랑 놀러가야지.
그나저나 난 돈뜯어내는 데에는 참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소질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연기에도 참 소질이 많고 말이다.
한 달 전-
"이게 그 홍자몽이라는 오빠야?"
"그래~ 얼굴 되지, 몸매 되지, 게다가 경찰 집안이라잖아~ 들리는 말로는, 그 오빠가 정의감이 그렇게 투철하단다."
"와우, 언빌리버블."
"그치~ 완전 언빌리버블이지?"
"결심했어."
"엉? 뭐가?"
"나, 이오빠 꼬실거야. 꼬셔서 내걸로 만들고 말겠어!"
"아서라... 이오빠, 귀여운 여자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단다. 게다가 그렇게 정의감이 투철한 오빠가
너처럼 애들 돈뜯고 다니는 애를 좋아하겠냐?"
"내가 얼마나 귀여운데... 게다가 소문이나 그런 건 입막음하면 되는거고."
"그건 그렇지만..."
"니가 뭘 몰라서 그렇지, 나도 한 인기 한다니까? 오죽하면 내 별명이 한인기겠니?"
"... 그런 별명을 들어 본 기억은 없지만, 정 하고싶으면 해보던지. 그나저나 어떻게 하게?"
"연극."
"응?"
"홍자몽을 꼬시기 위한 연극."
작전명 [홍자몽 꼬시기] 는 순조롭게 진행되어갔다.
나는 자몽오빠의 신상명세서(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를 파헤쳤고, 오빠의 주변인물들까지도 파악해서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성격의 여인이 되기로 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조금 아방하고 양갈래머리에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제 2의 한기연이 만들어진 것이다.
와우. 처음 홍자몽이라는 오빠의 사진을 보았을때 보다도, 지금 내가 바뀐 게 더 언빌리버블 한 것 같다.
그리고 오늘, 자몽오빠의 핸드폰을 통해 친구찾기를 하여, 각본을 짰다.
내가 아는 오빠중의 가장 삭아보이는 오빠에게 (그 오빠가 30대이다.) 양복을 입혀 놓고, 딱 '50대 중반의 마누라 등쌀에
새우등 터지는 역'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는 말했다.
"오빠, 엉덩이는 좀 그러니까... 그래, 오빠가 저기에서 나랑 서있으면 내 허리를 쓰다듬어. 은근~하게. 그러면 정의감이 투철한
자몽오빠는 자연스럽게 내게 다가오게 되는거겠지."
"그게 잘 될까?"
"잘 되면, 오빠가 낙하산이라는 거 오빠 여자친구한테 영원히 말하지 않을게."
"내가 뭘 못하겠니! 허리 쓰다듬는 것 쯤이야 10대에 다 땠다!"
"그럼 잘부탁해~"
역시나 계획대로였다. 오빠는 날 구해주었고, 바로 도착한 역에서 내렸다.
그러면 나는 누가 보아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오빠를 따라갔다. 그러면서 외쳤다. '아저씨!' 라고.
자몽오빠는 어리면서도 애교가 철철 넘치며 조금 아방한 기도 있고, 4차원적인 여자아이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렇게 나는 자몽오빠에게 다음에 지켜준다는 약속을 받아내고는 가벼운 걸음으로 다음 장소로 향했다.
"언니, 여기 좀 더 빨갛게 칠해줘요."
"그럼 너무 티나지 않을까? 차라리 조금 더 검붉게 하는 게 어때?"
"오오... 그게 더 좋겠네요. 아, 지연아. 여기 좀 더 퍼렇게 칠해줘. 그래야 진짜 멍 든 것 같지."
"오케이."
여기는 자몽오빠가 집으로 갈 때 꼭 들려야 하는 골목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나는 아는 언니들과 친구, 오빠들의 도움을 받아
심각하게 다친 것 같은 분장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아는 특수분장사 언니가 있어 훨씬 더 수월하게 되었다.
"동구야, 자몽오빠 보여?"
"저기 100M 전방에 홍자몽 발견. 다들 위치로!"
그 말에 나는 바닥에 푹하고 누워버렸고, 다들 교복 넥타이를 조금 풀거나 담배를 입에 물었다.
자몽오빠가 10M쯤 왔다는 동구의 목소리에, 모두 욕하며 나를 때리는 시늉을 했다.
나도 간간히 비명정도는 질러주었다.
역시나 이쪽을 본 자몽오빠가 지나칠리가 없었다. 그래서 난 오래 맞아서 아프다는 연기를 혼신의 힘을 다해 보여주었고,
자몽오빠는 나를 업고서는 병원으로 향했다. 좋아. 모두 계획대로야.
"쌍추. 내 부탁 들어줄거지?"
"내가 삼촌한테 쌍추라고 하는 거 아니랬지! 어쨌든 걔한테는 너 좀 다쳤다고 말해줄테니까, 얼렁 밴드나 붙여 가시내야."
"쌍추도 나한테 가시내라고 하면서... 어쨌든 그렇게 말해주기로 한거다?"
"알았다니까!"
내 마지막 계획. 병원에 있는 삼촌이 자몽오빠에게 거짓말을 하게 할 것.
삼촌은 자몽오빠한테 내가 다쳤다고 말해주었고, 오빠가 와서 왜 다치냐며 으름장을 내자, 나는 눈물을 뚝뚝 떨구며
불쌍한 척 오빠한테 말했다. 그리고 자몽오빠가 나한테 고백하는 순간 미션 석세스!
그런데 오 마이 갓. 내가 오빠가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이름을 말하는 작은 실수를 범하고 말았지만,
오빠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나저나 너 진짜 연기는 잘한다. 오디션이나 보지 그래?"
"안그래도 볼 생각이야. 아저씨도 허락해줬고."
"에휴... 넌 한기연이 아니라 한연기다, 한연기."
"앞으로 날 한연기로 불러주오~ 킥킥..."
"지지배도... 그런데 너, 홍자몽이랑은 언제 깨질거야?"
"안깨져."
"응?"
"난 아저씨가 진짜 좋아서, 이번에는 결혼까지 골인할거야."
"열여섯살 먹은 게..."
"몰라. 내가 어른만 되면 낚아채간다고 했어."
이걸로 나 한기연... 아니지, 한연기의 완벽한 연극, 끝!
정의감 넘치는 홍자몽 아저씨!
완전 오나미 싸랑해!
[끝]
흐헤... 다음엔 뭐쓰죠...? 뭘써야하죠? 뭘쓸까요? 뭐썼으면 좋겠어요? 새드? 해피?
... 아무래도 새드엔 자질이 없으니 해피로 가야겠군여
업쪽을 원하시면 [비투더아투더뱅뱅] 을☆
첫댓글 앗싸 일등
아니저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식 깔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옹..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도 저런 대사를 읊을 날이 올까요? /..먼산/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달달한 소설가트니ㅠㅠㅠㅠㅠㅠ 나를 울렷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흙흙..ㅠㅠㅠㅠㅠ 마른비님 글 너무 잘쓰시네요ㅠㅠㅠㅠㅠㅠㅠ 아옹..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ㅁ;ㅣ낭럼;ㅣ나얼 허헣. 전 제맘데로 이뤄지는 꿈속으로..... .../아아슬퍼라아...ㅠㅠㅠㅠㅠ 그럼 건필하시구요! 뿅! /응?/
달달한 소설인데 독자를 울리다늬... 역시 전 새드인가열
요런 비투더아투더뵁뵁을 내가 왜!!!ㅋㅋㅋㅋ 젼 비스트를 사랑하는 한 여인네로써... 전까진 트리플.. 씨부렁씨부렁... 빅뱅도 애정은 하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잡소리 그만하구ㅋㅋㅋ 해피해피 다음도 해피해피고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