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부동산 재벌로 한때 아시아 최고의 부자였던 리쇼키(李兆基) 헨더슨 토지 개발 전 회장이 97세를 일기로 세상과 작별했다고 영국 BBC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인이 "가족이 임종한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40년 이상 회장으로 일했던 헨더슨 그룹이 이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망 일시와 장소, 원인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이 도시의 최고 부자로 동갑내기 라이벌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전 회장(2018년 은퇴)과 꼽히곤 했다. 지난 달 포브스는 고인의 자산을 300억 달러(약 43조 3350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고인도 리카싱처럼 중국 남부 광둥성 출신으로 젊은 시절 홍콩으로 이주해 금은방과 외환 거래 일을 하다 부동산업에 손을 댔다. 1958년에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이 도시에서 가장 큰 부동산 개발 회사 중 하나인 선 흥 카이 부동산(SHKP)을 창업했다.
고인의 별명은 피붙이 가운데 넷째였다는 이유로 '엉클 포'(Uncle Four)였다. 1976년 동업자들과 떨어져 나와 헨더슨 토지 개발을 차렸고, 2019년 은퇴한 이후 두 아들이 뒤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1996년 아시아 최고의 부자이며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재산이 많은 사람으로 꼽혔다.
그는 자선에도 관심을 기울여 교육센터들과 직업 개발에 목표를 둔 프로그램들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2007년 그는 사회 공헌을 인정 받아 홍콩 주민의 최고 영예인 ‘대자형(大紫荊, Grand Bauhinia) 메달'을 수훈했다. ('Bauhinia'는 콩과에 속한 낙엽 활엽 관목을 뜻한다)
존 리 홍콩 행정청장은 성명을 통해 "리 박사는 뛰어난 업계 지도자이자 홍콩의 경제 발전은 물론 이 도시의 번영과 안정에 상당한 기여를 한 기업인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