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한 아파트를 보증금 2억5500만원에 전세를 놓은 이모 씨. 전세계약 만료를 세달 앞두고 세입자에게 연락을 했다. 보증금 2억원에 월세 55만원인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돌리겠다는 것. 집주인 이모씨 입장에서 보증금 5500만원 대신 월 55만원을 받는다면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의 연간이자율인 월세전환율이 12%에 달한다. 또 현재 주택을 월세로 내놓았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연 4~4.5% 내외.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의 2배에 이른다.
이처럼 최근 임대인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월세화 현상이 아파트에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부동산광장 자료를 살펴보면(8월 9일 기준), 아파트 월세 거래가 올 5월 2339건, 6월 2437건, 7월 2919건으로 3개월 간 꾸준히 늘었다. 7월이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것이다.
또 작년과 올해 1~7월 아파트 월세 거래량을 비교해도 4•1대책으로 주택매수심리가 반짝 회복됐던 5월 제외하곤 올해 거래량이 월등히 많다.
이는 아파트시장이 투자에서 실수요로 재편된 데 이어, 이제는 새롭게 '임대 수익형'상품으로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는 것.
또 대표 투자상품 이였던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과잉 공급되고, 실주거의 단점들이 부각되면서 아파트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게 하는데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아파트 월세화 현상에 무턱대고 높은 임대 수익을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것을 경계하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분양마케팅업체 이삭디벨로퍼 김태석 대표는 "무턱대고 전세를 보증부월세로 전환하거나 임대 수익을 위해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며 "입지, 가격, 예상 수요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뱅크 장재현 팀장 역시 "현재 많은 임대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 때문에 수익률 하락 우려가 제기 되고 있는 만큼, 철저한 시장•상품 분석을 통해 월세를 놓아야 할 것"이라며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아파트 구입을 한다면 대출을 무리해서 받지 않는 선에서 상품을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임대 수익형' 아파트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어떤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선 투자금 부담이 적은 착한 가격에 무엇보다 배후수요가 탄탄하거나, 중심업무지구로의 진•출입이 수월한 입지가 중요하다.
서대문구 홍은동 주상복합 '홍은 동아 더 프라임'은 전용 59㎡와 7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데다, 인접한 북가좌동의 신축아파트 전세가격 수준인 3.3㎡당 1200만원대의 저렴한 분양가로 투자자들의 분양 상담이 꾸준하다.
입지 역시 지하철 3호선 홍제역 도보 6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역세권 단지로, 종로는 10분대, 강남은 30분대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7월에 공급된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가재울4구역' 3단지에 49가구를 분양한 전용 59㎡ D타입이 69명이 청약 접수를 해 1.4 대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을 지었다.
3베이 구성에 단지내 초등학교, 키즈룸, 수영장 등 어린이 커뮤니티시설이 임대수요 흡수에 장점으로 부각 된 것. 경의선 복선전철 가좌역 도보 5분, 지하철 6호선과 경의선 환승역인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도 도보권에 있다.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대로 2009년 공급된 '가재울 래미안∙e편한세상(3구역)'보다 분양가가 약 3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소형에 비해 찬밥취급을 받고 있는 중•대형들도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 내 세대분리형(부분임대형) 모델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대인이 직접 거주하면서 임대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특히 다주택자 중과세 걱정이 없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5월 공급된 동대문구 용두동 '용두 롯데캐슬 리치'는 전용 114㎡ B타입 22가구가 세대분리형으로 28명이 청약 접수를 해 1.2대 1의 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됐다. 84㎡는 집주인이 살고 나머지 30㎡는 별도의 현관과 욕실이 설계된 독립된 가구로 이뤄졌다. 도심권 출퇴근 수요와 대학교 임직원, 시장 상인 등의 임대수요를 흡수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이 도보 3분, 1•2호선 환승역인 신설동역이 도보 10분 내 거리에 있다. 분양가는 3.3㎡당 1500만원대로, 인근 중소형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이 3.3㎡당 1800만원 안팎인 상황과 감안하면 저렴하다는 평가다.
7월에 공급된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은 전용 84㎡ E타입 32가구가 방 하나를 떼어내 출입구와 주방ㆍ화장실을 갖춰 세를 놓을 수 있도록 했다.
1인 가구가 많은 대학가 주변이라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평면이다. 총 38명이 청약 접수를 해 1.18 대 1의 청약경쟁률로 순위 내 마감됐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과 대흥역을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