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1148) - 제10차 한일우정걷기 응원하기
어제(3월 20일)가 춘분, 며칠 전까지 눈과 비를 뿌리며 고르지 않던 대지에 춘색이 충만하다. 때에 맞춰 접한 지인의 봄 예찬, 백수를 내다보는 어른에게도 봄은 생명의 여신이자 희망과 환희의 계절로 다가온다. 여러분도 그리하소서!
지난 9일 오전 9시, 서울 경복궁에서 100여명의 동호인이 참여한 가운데 제10차 21세기 조선통신사 한일우정걷기 출발행사를 가졌다. 53일 동안 서울에서 부산 거쳐 일본의 도쿄에 이르는 1,158km의 대장정, 매2년 마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한일 양국의 관계자와 참가자들의 열정과 헌신에 박수를 보내며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비는 마음이다. 우리 부부는 그간 2009년의 제2차 걷기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23년의 제9차까지 부분 혹은 전 구간을 함께 걸어 한일 걷기동호인 모두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들, 사정상 이번 행사에 동행하지 못하여 아쉽다. 이를 달래려 출발전야의 발대식에 동참한 후 일본대원들의 숙소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내기도.
경복궁 출발에 앞서
걷기 일주일째인 지난 토요일(3월 15일), 아내와 함께 걷기일행이 충주에서 수안보를 걷는 길을 뒤쫓았다. 30여 명의 일행 모두 건강한 모습,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다음날부터 기온이 낮아지고 눈도 내리겠다는 예보를 상기하며 한국구간 중 가장 난코스인 새재고개를 무사히 통과하기를 빌기도. 첫 회부터 일본대원을 이끌어 온 엔도 야스오 일본대표가 통신사 길 외에도 한국일주와 제주도탐방을 함께 한 인연을 강조하며 반기고 92세의 최고령으로 두 세 차례 대장정에 나선 재일동포 김승남 선생의 열정과 건행을 성원하기도. 점심 후 일행과 작별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무겁다.
뒤늦게 접한 소식, 서울의 동호인이 블로그에 오른 한국 대표의 멘트를 아내에게 전송해 주었다. 그 내용,
‘제9회 조선통신사 정사를 역임한 김태호 교수 가족이 격려차 우리를 찾아왔다. 한국체육진흥회 선상규 회장 다음으로 조선통신사 행사에 많이 참가했고 관련 책도 여러 권 펴냈다. 그는 청주에 사는데 통신사가 지나갈 때마다 각종 간식거리를 잔뜩 싣고 와서 일행들을 격려해준다. 이번에는 딸기와 천혜향 그리고 오이를 가져왔다. 사모님이 매우 사교적이다.(제10회 조선통신사 7일차, 정사 & 단장 허남정님 블로그 글 중에서)’
충주~수안보길 찾아서
금년은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드러나지 않게 한일우호와 친선에 이바지하는 민간외교의 일익을 자임한 행로가 의연하여라. 오늘은 한일우정걷기 13일째, 악천후 이기고 순행하여 안동 지나 의성으로 향한다. 뜻깊은 발걸음, 남은 기간 내내 힘차고 평안하시라.
* 한일우정걷기를 주관하는 (사) 한국체육진흥회가 편찬한 제10차 21세기 조선통신사 서울-도쿄 한일우정걷기계획서의 앞부분은 이렇다.
‘조선통신사는 일반적으로 임진왜란 후 1607년(선조 40년)부터 1811년(순조 11년)까지 12회에 걸쳐 조선이 에도막부에 파견한 대규모외교사절을 일컫는다. 한국체육진흥회와 일본걷기협회는 2007년 조선통신사 파견 400주년을 맞아 옛 조상들이 한일선린우호관계를 이루기 위하여 조선통신사를 파견한 그 정신과 문화적 유산을 계승, 발전시키는데 뜻을 같이하여 2007년부터 격년제로 옛 조선통신사 길을 12회에 걸쳐 걷기로 하였다. 양국의 걷기 주관부서와 참가자들은 2023년까지 9차에 걸쳐 시행한 행사의 계획서와 결과보고서 및기행록 등을 다수 편찬, 역사의 기록으로 남겼다.’
제10차 한일우정걷기계획서의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