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 시장을 지배해온 건 '맥심 모카골드' 브랜드를 앞세운 동서식품이었다. 동서식품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7000억원이 넘게 매출을 올린 커피믹스 덕분이다.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앞세운 네슬레가 도전해 왔지만 동서식품의 4분의 1도 못 미치는 '마이너' 경쟁자일 뿐이었다.
동서식품 독주의 이유로는 맥심 커피믹스에 굳어버린 국내 소비자의 '입맛'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커피향을 날려 보내지 않고 가루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동결건조 기술도 동서식품의 경쟁력이다.
이 견고한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들이 나타났다. 남양유업이 15일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출시하며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롯데칠성음료도 커피믹스 '칸타타 모카클래식'과 '칸타타 아라비카'를 새롭게 선보이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유(乳)업계의 강자인 남양유업은 2년간 연구원들을 독일·스페인·일본 등지로 비밀 연수를 보내는 등 많은 준비를 해왔다. 그리고 동서식품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네거티브(negative) 마케팅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커피크림에 첨가물인 '카제인나트륨'을 넣지 않고 우유만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동서식품이 미국계인 크래프트푸드(Kraft Food) 사와 50대 50 합작법인이라는 점까지 부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2005년 '레쓰비 리치골드'라는 브랜드로 커피믹스 시장에 도전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던 롯데칠성은 이번에 강력한 영업망을 앞세워 다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1조원 시장의 독과점이 흔들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