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부터 먹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새벽에는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환희의 눈물까지 흘린다. 오늘은 설악산에 있는 토왕성 폭포의 아름다운 자연의 보석을 보러 가는 날이다. 기쁨을 참지 못해 하늘에서 흐르는 눈물을 바라보며 그 폭포는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상상도 해보았다. 배낭 하나 메고 우산을 쓰고 길을 나서니 사나이 부러울 게 하나 없다. 회원들의 건강과 안전 산행이 되게 해달라고 걸으면서 간곡한 기도도 했다. 지난달엔 사정이 있어 산행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개월 만에 회원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이 쏟아져 나온다. 가슴도 기뻐서 두근거린다. 비록 가랑비가 내리지만, 공기만은 상쾌한 아침이다. 신천역 집결지에 도착해 반가운 얼굴들을 한자리에서 보는 순간이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매우 반가웠다.
차는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오늘은 회원들과 하나 되어 마음껏 힐링하고 올 것이다. 산을 오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산은 나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주는 큰 스승이다. 또 포근히 감싸주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고 매달리며 무엇인가를 소근 거릴 수 있는 쉼터이기도 하다. 때로는 무릎을 베고 누어 맑은 공기 마시며 파란 하늘을 감상도 한다. 또 옆에서 수줍어하며 다소곳이 웃고 있는 야생화와 애정이 어린 대화를 나누며 쉬어 갈 수 있는 사랑하는 애인이기도 하다. 오늘은 스승이고 어머니이며 애인과 같은 산을 아주 많이 사랑하다 올 것이다. 그러나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어서 늘 조심하고 조심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차는 달리기 시작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은 허리까지 흰 구름이 내려와 아름답게도 구름 꽃을 피워낸다. 고운 단풍을 만들려고 몸부림치는 나뭇잎과 얼싸안고 하나의 예쁜 그림을 그려낸다. 자연은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화려하고 신비로운 풍광을 환경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모습을 만들어 내어 우리에게 볼거리를 선물한다. 비가 내려 걱정을 하던 날씨가 갑자기 변하기 시작한다. 홍천을 막 지날 무렵 하늘 문이 열렸다. 파란 하늘이 나타나고 해님이 웃으며 맑고 따사로운 햇살을 보낸다. 신께서 우리 산악회 회원들에게 오늘 산행을 즐겁고 행복하게 잘하고 오라며 이렇게 행복한 선물을 주신다. 잠시 후 미남이신 김종배 산악회장의 인사말을 한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오늘 함께 즐거운 산행을 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아무쪼록 사고 없이 즐겁고 행복한 산행이 되길 바랍니다. 또 아름다운 추억 한 보따리 담아오시기 바란다는 말로 인사말을 맺는다
나는 옆자리에 이 산악회 여성 산악대장이며 예쁘기도 한 정미영 미인과 자리를 함께했다. 항상 명랑하고 젊음과 패기가 넘치며 미소를 입가에 달고 다니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버스는 한참을 달린다. 그때 이 산악회 어머니 역할을 하는 전윤연 회장이 우측을 바라보고 외친다. 바라보는 순간 울산바위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 그 위에 떠 있는 구름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당장 가서 동무 되어 함께 놀고 싶은 충동이 든다. 이것도 신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행복한 오늘의 선물이다. 회원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하고 탄성을 지른다. 이 아름다움을 서울로 가져갈 수는 없을까? 하고 뜬구름 잡는 동심으로 빠지기도 한다
드디어 설악동 목적지까지 10시 10분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입장표를 끊고 들어갔다. 우리는 자연의 기를 받으며 걷기 시작했다. 오솔길 양 옆으로는 태고의 전설을 간직한 아름드리 참나무와 금강소나무가 늠름한 모습으로 내가 원시림이요 하며 울창하게 들어섰다. 인산인해를 이룬 등산객의 틈에 끼어 아름다운 새소리 들으며 걸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람쥐 한 마리가 뛰어나와 앞발을 들고 앉아 무언가를 중얼거린다. 아마도 산행하는 사람은 많아도 심심한가 보다. 그래서 잠시라도 같이 놀다 가면 어떻겠냐고 하는 것 같다. 귀여운 다람쥐와 잠시 교감하다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오늘따라 아름다운 보석으로 보인다. 세상은 생각하기에 따라 이렇게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것 같다.
한참을 걷다 보니 출렁다리가 보인다. 출렁다리 아래는 육담폭포가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흐른다. 그러면서 어서 오라고 우리를 반긴다. 시원하게 내뿜는 물줄기는 송우산악회 회원들을 비롯해 산행 온 모든 분께 기쁨을 주고 기를 듬뿍 넣어준다. 한참을 감상하며 사진도 찍고 즐기다 우리는 비룡폭포를 향해 올라간다. 하늘에는 흰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며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는 것 같다. 또 대지에 내려앉은 고운 햇살은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고 향기롭게 이끌어 준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이마의 땀을 거두어간다. 자연과 대화하는 물소리를 들으며 신비로운 자연을 마음껏 즐긴다. 이렇게 자연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마음까지 기쁨으로 가득 채워준다.
비룡폭포까지 올라왔다. 또 하나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폭포인 것 같다. 16m의 높이에서 떨어지는 비룡폭포는 동해로 흘러드는 쌍천(雙川)의 지류가 화채봉(華彩峰)의 북쪽 기슭에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폭포이다. 전설에 의하면 폭포수 속에 살고있는 용에게 아름다운 처녀를 바쳐 하늘로 올려보냄으로 심한 가뭄을 면하였다고 해서 비룡이라 불렀다고 한다. 우리는 기념 촬영을 하며 이 아름다운 폭포에 정신을 놓고 잠시 쉬며 정상을 향해 오를 준비를 하였다.
전망대로 가는 길은 경사가 심하고 900여 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비룡폭포에서 410m나 되는 전망대까지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오고 보니 드디어 오늘 목적지인 정상까지 올라왔다. 시야가 넓어지면서 병풍을 두른 듯 절경을 이룬 어마어마한 바위 절벽이 눈앞에 나타난다. 그 한복판에 3단계로 형성된 신비로운 토왕성 폭포가 320m가 넘는 긴 물줄기를 자랑하듯 물보라를 일으키며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길게 뻗어 내린 폭포는 신비의 세상을 연출해 낸다. 그 신비로움에 빠져 나도 모르게 아~~ 하며 들리지 않는 가슴속 함성을 터트리고 말았다. 하늘이 준 절묘한 폭포의 아름답고 신비로움을 내 머리와 가슴으로는 감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참으로 장관이다
등산객들은 넋을 놓고 장관을 이룬 폭포를 바라보다 기념촬영을 하기 바쁘다. 기념 촬영을 할 때 순서대로 질서 있게 촬영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젠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질서 있게 서로 양보하는 장면은 토왕성 폭포만큼이나 아름답다. 전날 비가 내려 이렇게 아름다운 폭포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폭포 구경을 전혀 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오늘 행운을 만난 행복한 등산객이다. 아마 이런 것을 보고 여행하다 행운의 여신을 만났다고 하나보다. 많은 등산객의 입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오고 눈에서는 기묘한 절경을 담아내느라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며 빛을 발한다
선녀의 비단옷을 펼쳐놓은 듯한 토왕성폭포의 비경은 2011년 국립공원 100경 중 하나로 선정되었고 2013년 국가지정 문화재인 명승 제96호로 지정되었다. 여지도서인 "양양도호부"와 "양양부읍지"에는 토왕성((土王城)부(府) 북쪽 50리 설악산 동쪽에 있으며 세상에 전해오기를 옛날에 토왕성이 성을 돌로 쌓았는데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고 폭포는 석벽 사이로 천 길이나 날아 떨어진다고 기록되어있다. 설악일기에서 토왕성 폭포가 중국의 "여산" 보다 낫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기념촬영도 했다.
우리는 절묘한 비경과 탄성을 지를만한 풍광을 눈과 가슴에 가득 담고 하산하기 시작했다. 모두 비룡폭포까지 내려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기서 환담을 나누며 집에서 싸온 과일과 음료를 나누어 먹었다. 지금 막 송우산악회에 스타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김애란 회원이 얼마나 재미나게 웃기는 이야기를 잘하는지 멍하니 바라보다 웃고 또 웃어댔다. 애교스럽고 재치있는 유머 감각 주위 사람들에게 늘 행복의 전도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는 신선한 물소리와 감미로운 새소리를 들으며 하산을 한다. 또 금강소나무에서 향기로운 솔향이 날아든다. 금강소나무는 설악산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소나무다. 금강산에서 처음 그 존재가 알려졌기 때문에 금강소나무 또는 강송이라 불린다. 금강소나무는 줄기가 곧고 아름다우며 황적색인 소나무의 한 품종으로 질 좋은 목재를 생산한다. 우리나라 궁궐이나 큰 사찰을 짓는데 많이 사용한 나무 중 하나다.
드디어 모든 회원이 무사히 산행하고 왔다. 2시쯤 식당에서 점심으로 시래기 국밥은 혀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인 점심은 진수성찬은 아니었지만 모두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식사를 끝내고 대포항으로 향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 들으며 망망대해를 바라보니 가슴까지 시원하다. 전망대 앞에는 인어공주 한 쌍을 청동 구리로 조각해 세워놓았다. 이것을 본 회원들은 젖가슴을 만지며 사진 촬영하기 바쁘다. 남여 유방을 만질 때마다 웃음보따리가 터져 나온다. 사진 촬영이 끝난 뒤 나훈아를 닮은 김성준 회원이 홍어회를 가지고 와 회원 전체를 즐겁게 만든다. 많은 인원을 대접한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과 아량이 넘쳐나고 타고난 품성이 착하기 때문이다. 글로나마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남기고 싶다. 오늘 당신 때문에 회원 모두 행복했소 하고~~
대포항의 즐거움도 뒤로하고 서울을 향해 차는 달리기 시작한다. 우리는 38선이란 휴게소에 잠시 쉬어 소양강을 바라보았다. 해님이 넘어가기 직전 아름다움을 세상에 토해낸다. 토해낸 빛은 붉은 노을을 만들어 놓았다. 소양강도 노을지어 물 위에 붉은빛이 반사되어 반짝인다. 해님은 구름과 상의해 만든 노을 속을 들락날락 숨바꼭질하며 방긋 웃는다. 잠시 뒤 버스 안은 무도장으로 변해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 모두 일어나 춤을 한바탕 추어댄다. 젊음은 이래서 좋은가보다. 박력이 넘치는 춤과 노래는 버스 안을 가득 메운다.
이호진과 정해봉 산악대장은 회원들 돌보느라 참으로 수고 많이 했다. 거기다 이호진 대장은 회원들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사진 촬영하느라 물심양면으로 고생한 것 같다. 오늘 정연표회장과 이은태 회장 권영희 선생님 석미정 총무 박치원 작가님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성함을 몰라 기록하지 못한 많은 회원님 반갑고 고맙다. 서울에 도착하기 임박해 전윤연 여성회장의 아리따운 목소리로 인사말을 한다. 오늘 회원 모두 아무사고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등산을 끝내고 와 대단히 고맙고 감사하다. 다음 달에는 일박이일로 아름다운 산을 선정해 산행할 예정이다. 많이 참석해 주시고 회원들의 가정에 행복과 행운이 늘 함께하길 바란다는 말로 인사말을 맺는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회원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