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19)
마태오 복음 1장 19절의 '의로운 사람'으로 번역된 '디카이오스'(dikaios; a righteous man;
a just man)는 '의로운', '정직한, '하느님과 인간의 법률을 준수하는' 등의 뜻을 지닌 형용사이다.
이것은 요셉이 구약에 나타난 하느님의 율법을 쫓아 경건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과 부정한 것은 용납하지 않는, 곧은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래서 그는 마리아의 잉태 소식을 접하고는 혼외관계로 인해서 잉태한 것으로 인식하고, 그녀와의 정혼 관계를 끊으려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율법대로 마리아를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며 처벌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는
아마도 마리아를 향한 그의 사랑이 깊었기 때문이며, 그의 성품 자체가 온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me; not)는 부정을 나타내는 부정 부사이며, '텔론'(thelon; willing)은 '자발적으로 ~할 의향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동사 '텔로'(thelo)의 능동태 현재 분사형이다.
따라서 '싶지 않았으므로'로 번역된 '메 텔론'(me thelon)은 마리아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고,
요셉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서 그녀의 임신 사실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기로 결심한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마리아의 일을'로 번역된 '아우텐'(auten)은 남성 3인칭 단수 대명사 '아우토스'(autos)의 여성형 목적격 단수이므로 '그녀를'(her)이라는 뜻이다.
즉 원문으로 볼 때, 요셉은 혼외 임신이라는 잘못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엄청난 일을 범한 것으로 추정되는 마리아에 관심을 두었음이 잘 드러나고 있다.
한편, '드러내고'라는 의미로 번역된 '데이그마티사이'(deigmatisai; to make a public example)는
원형 '데이그마티죠'(deigmatizo)의 부정사형인데, '데이그마티조'(deigmatizo)는 '본보기' (an example), 특히 '경고의 의미에서의 본보기'를 보여 주는 것을 나타내는 동사로서 '본보기를 만들어 앞에 내놓다', 또는 '공적으로 불명예를 주기 위해 폭로하다'는 의미이다.
본문은 요셉이 하느님의 율법대로 경건하게 살아가는 의로운 사람임을 소개하며, 자기가 정혼한 마리아의 임신이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는 사실을 그가 마리아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할지라도, 그러한 초자연적인 일을 경험한 일이 없음으로 인해 마리아의 임신을 혼외 관계로 여길 수밖에 없었던 그가 얼마나 상심하며 고민했을지를 엿보게 한다.
결국 고민 끝에 요셉은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지만, 마리아를 깊이 아끼고 사랑한 까닭에, 당시 그런 죄목이라면 마리아의 부정을 공개적으로 폭로하여 모욕을 주고 돌에 맞아 죽게 하는 것이 관례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강한 결심을 했던 것이다.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여기서 '마리아와'로 번역된 '아우텐'(auten)은 '그녀를'이라는 목적격 인칭 대명사이다.
그리고 '남모르게'로 번역된 '라트라'(lathra; privily; quietly)는 '비밀히'(secretly)라는 의미를 지닌 부사로서,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마리아와의 관계를 처리하기로 한 요셉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한편 '파혼하기로'로 번역된 '에불레테 ~ 아폴뤼사이'(ebulethe ~apolysai; had in mind to
divorce)에서 '에불레테'(ebulethe)는 소원하고 바라는 것, 즉 의도적으로 어떤 일을 수행하고자 하는
주어의 단호한 의지를 나타내는 동사 '불로마이'(bulomai)의 직설법 부정 과거 수동태이다.
여기서는 '불로마이'(bulomai)가 수동이 아닌 능동의 의미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아폴뤼사이'(apolysai)는 원형 '아폴뤼오'(apolyo)의 부정사 부정 과거 능동태형인데,
'아폴뤼오'(apolyo)의 기본적인 의미는 노예, 죄인 등 구속된 사람을 자유롭게 놓아 보내는 것을 나타낸다.
이 단어는 신약에서 대부분 이런 의미로 쓰였으며, 그 외 모임을 해산하거나, 선교사를 파견하거나,
사람을 떠나 보내거나, 아내를 버리는 것, 즉 이혼하는 것 등의 의미로 쓰였다.
여기서는 이혼, 즉 정혼 상태를 깨뜨리는 것을 의미하므로, '에불레테~ 아폴뤼사이'는 '파혼하여
떠나 보낼 것을 결심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