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하니 아침 7시다. 내리니 호객행위를 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꽤 되었다. 그냥 론니에 나와 있는 숙소로 가자고 결정하고, 이곳에 가기 위해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보았지만 벌써 4사람 째 물어보지도 못하고 있다. 동유럽에 다니면서 가장 부딪히는 것이 언어문제라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 일 줄은.. 전혀 못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보통은 따라오라고 몇 번 타라고 정도는 친절하게 말해주는 편이었는데 대도시라서 그런지 조금은 삭막한 느낌이 든다.
결국 포기하고 터미널에서 표를 먼저 끊기로 하고 역 건너편에 있는 터미널로 가서 간이 판매대에서 버스표를 끊었다(polski express는 학생 50%할인 해줌). 그러고 나서 결국은 큰 맘 먹고 택시를 타기로 하는데 일단은 안전 확보상 이 곳 아느냐, 얼마 인가를 먼저 물어보고 탔다. 기본적으로 미터기가 달아져 있어서 트러블은 일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낮선 도시에서 어느 정도의 자기 몸 사리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터기가 거의 부착되어 있는 듯 싶다. 친절한 아저씨 말은 안통하지만 성심성의^^>
그렇게 한 2Km정도를 달렸나? 호스텔 바로 앞에 내려주는 기사 아저씨. 첫인상 그대로 친절도 하다. 미터기에 있는 요금 그대로 이지만 잔돈은 안받고 주는 센스~~^^ 그래봤자 2유로 정도 나왔다. 편하고 버스 1회권 2명이 사는 것과 별반 차이는 없다.
그렇게 도착한 호스텔에 자리가 있는지 확인하러 올라가는데 이게 왠일인가? 무려 5층의 높이를 걸어서 올라가야 했다. 물어본 것도 좋지만 캐리어를 끌고 올라갈 생각에 막막하기만 했다.
그렇게 간신히 간신히 올라간 곳에서 체크인은 못하고 지불만 한 채 오후 4시 이후에 와서 체크인을 하려고 짐을 맡기는 곳에서 마카오에서 온 고레티(Goretti, 1살 많은 언니이지만 생략하겠다. 실제로 이름만 부르지 언니를 붙이지도 않으니까^^)를 만났다.
짐을 라커에 넣다가 키가 2개가 되었는데 과정이 복잡해서 조금 헤메었는데 옆에서 사물함을 정리하다가 애쓰는 것을 보고 도와준 것. 이게 인연이 되어서 같이 다니게 되었다. 바르샤바에 온지 2일 째인 그녀는 론니에도 나오지 않은 마카오의 가이드북에 나온 곳으로 가자고 하였다. 버스티켓을 사는 곳이 없어서 올라가서 차장에게 살 수 있다는 소리에 올라가서 열심히 손짓 발짓으로 설명했지만 됐단다.(이런 제스쳐는 만국 공통어) 알고보니 고레티도 어제 이런 식으로 타고 다녔다고... 그렇게 도착한 곳. palace인데 이름이 명확하지가 않다(그도 그럴 것이 그냥 따라 온 것이었다. 고레티가 굉장한 곳이라고 소개해서, 또한 바르샤바에서 딱히 볼 것을 정한 것도 없었기 때문에). 여기서 한 독일인 가족을 만나서 이 곳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자신이 폴란드에 여러 번 오는 곳이지만 이 곳은 꼭 들려서 간다고 한다. 이번에 가족과 처음으로 오면서 5번째 오는 곳이라고 하였다.


<들어가는 길에 볼 수 있는 건물들>

<정면에서 바라보는 palace>
그렇게 장황한 설명과 함께 들어가 보니 미술품과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가구 등도 놓여져 있었다. 안 쪽에서는 단체투어가 한창이었고 이쪽저쪽에서 영어, 독일어로 설명하기에 바빴다. 그렇게 개략적으로 보고 나와서 왼쪽으로 정원이 있어서 들어갔다.
예쁘게 정돈되어 있는 장미 정원과 함께 보라색의 꽃들이 정말 예뻤다. 고레티는 자신의 취미생활이 꽃(플라워아티스트를 좋아한단다)이라고 했는데 꽃 이름에 대해서 서로 말했지만 결국 그 꽃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이 꽃의 이름을 몰랐던 것.>

다시 중앙역 쪽으로 돌아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는 간단하게 맥도날드에서 먹기로 했다. 처음 만난 사람과 점심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는 것은 정말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멋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어를 잘 못하는 나는 영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되겠지만..
고레티는 오늘 저녁에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먼저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하고 우리는 하루 일정이기 때문에 다른 곳을 들르려고 아쉽게 작별인사를 했다. old town 으로 가서 골목과 광장 주변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을 보다가 안 쪽 골목으로 들어가니 관광객들이 엄청 서 있고 정말 멋있는 지붕을 가지고 있는 성당이 있었다.

<정말 지붕 모양이 특이하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었는데 기억은 안남-->

<다른 분위기의 성당>

<중앙광장>

<아마도 넵튠 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쉽게도 3시 이후에 다시 오라는 말에 실망했지만 주변의 관광용품을 파는 가게들을 둘러보면서 마음을 달랬다.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단연 아이스크림이다.

<정말 줄서있을 만큼 맛있었다>
젤라토 아이스크림 가게였는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먹는게 왠지 한 번 쯤은 먹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아이스크림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하나 켜지지 않고 실내가 더운 것은 각오했던 일. 그래도 아이스크림이 정말 맛있었다.
그렇게 구경을 하고 따가운 햇살과 높은 습도가 너무 괴롭혀서 우리는 다시 호스텔로 돌아가려 몸을 실었다. 하지만 우리를 막는 건 쇼핑거리.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 바로 옆 골목으로 상점가가 즐비해 있었다. 폴란드의 싼 물가를 어떻게 뿌리칠 수 있겠는가?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물론 구시가에서 가넷 악세사리를 살 때 빼고는 처음이다) 간만의 쇼핑. 게다가 바르샤바가 생각보다 더워서 나시를 하나 정도 구입할까 하는 생각에.. 소원성취하고 간신히 마트를 찾아 쇼핑을 하고(바르샤바 중앙역까지 트램을 타고 2정거장 정도 움직이는 정성) 다시 돌아가 숙소에서 간단하게 라면을 끊이고 싱싱한 과일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도미토리 방에는 여자만 우리를 포함 3명 있었는데, 한 명은 일본인 마키였다. 그녀는 2개월 동안 동유럽과 서유럽을 아울러 여행하는 중이라고 한다. 일본을 다녀와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지만 정말 짧은 나의 일본어 실력과 나와 비슷한 영어를 구사하는 마키(솔직히 발음 알아듣기 힘들었다. 하지만 웃는 미소가 정말 예뻐서 당시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더라^^)로 인해 손짓 발짓 하면서 얘기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것은 즐거운 것이다.
오후에 palace에 갔을 때 독일인이 문화과학궁전보다 더 야경이 볼만 하다고, 게다가 공짜 혹은 간단한 칵테일과 함께 즐겨보라고 한 marrina hotel에 다시 올라갔다(고레티와 함께 갔지만 오후 5시 이후부터 한다고 해서 포기).
밤 10시가 넘은 시각이라 좀 긴장하고 나갔지만 그래도 그만큼 온 보람이 있는 야경이었다.

<별로 인물사진은 넣고 싶지 않았지만, 옆쪽으로 야경이 정말 멋있었다. 사진으로 다 표현할 수 없었음이 아쉬울 뿐>
간단한 칵테일 한잔과 안주하나 시켜 먹었는데 가격은 20zt(약 6유로). 특급호텔 최상층 바에서 그 정도 이런 식으로 즐길 수 있음을 즐거워하며 숙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