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em 비망록
정하선(丁河璿) jung ha sun
어머니, 아버지에 대해서 그때
물어볼 말이 있었는데 그때
상처에 상처를 얹을까 보아
물어보지 못한 말들이
가슴속에 쌓이고 쌓여
화석禍石이 되어 있는데
명치끝을 무겁게 누르고 있는데
이제는 물어보고 싶어도 물을 수가
없군요
어머니 홀로 가슴에 안고 가셔 버려서
어머니, 아버지에 대해서
정하선 시집(가볍고 경쾌하게)시산맥
이 시는 사랑하는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뒤에 느끼는 회한과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시의 제목인 **'비망록(備忘錄)'**은 잊지 않으려고 적어두는 기록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도저히 잊히지 않는 마음속의 멍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시를 읽으며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시 해설
묻지 못한 말들 (효심과 배려): 화자는 부모님께 여쭤보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부모님이 겪으셨을 아픔이나 상처를 다시 건드릴까 봐 걱정하는 마음(상처에 상처를 얹을까 봐) 때문에 입을 떼지 못했습니다. 이는 부모님을 향한 깊은 배려이자 사랑에서 비롯된 침묵입니다.
화석(禍石)이 된 응어리: 묻지 못한 질문들은 해소되지 못한 채 가슴속에서 딱딱하게 굳어 '화석'이 되었습니다. 명치끝을 무겁게 누른다는 표현은 그 후회가 단순히 정서적인 수준을 넘어 신체적인 통증처럼 화자를 괴롭히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영원한 단절: 이제는 물어보고 싶어도 대답해 줄 분이 계시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그 모든 비밀과 사연을 홀로 품고 떠나셨기 때문입니다. 시의 마지막이 "어머니, 아버지에 대해서"로 끝맺음 없이 열려 있는 것은, 끝내 전하지 못한 말들의 막막함을 극대화합니다.
🌐 외국어 번역
[영어 – English
Memorandum
jung ha sun
Mother, there were things I wanted to ask
about Father and you back then.
But fearing I might add another scar upon your scars,
those words I could not ask
have piled up in my heart to become fossils.
They press heavily upon my chest,
but now, even if I wish to ask, I no longer can.
For you have gone, taking them all into your heart alone—
about Mother, and Father.
[프랑스어 – Français]
Mémorandum
jung ha sun
Mère, il y avait des choses que je voulais demander
à propos de Père et de vous, à l'époque.
Mais de peur d'ajouter une blessure à vos blessures,
ces mots que je n'ai pu prononcer
se sont accumulés dans mon cœur pour devenir des fossiles.
Ils pèsent lourdement sur ma poitrine,
mais désormais, même si je veux demander, je ne le peux plus.
Car vous êtes partie, les emportant seule dans votre cœur—
à propos de Mère, et de Pè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