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휴가".. 그리고 피카소 돈년 두보..^^

<IMG class=c alt="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src="https://t1.daumcdn.net/cafefile/pds45/10_cafe_2007_07_27_16_50_46a9a3ce4cbbc" border=0> 아쉽고, 미흡하지만 그래도 봐야할 영화 “화려한 휴가”..    당초 예정대로라면 3월에 개봉하기로 했던 영화가.. 어찌어찌하여 영화의 홍보효과와 공감 얻을 수 있는 절묘한 타이밍인.. (개봉시기는 조금 의도적인거 같기도 하다.. 이후 설명^^) 실제 사건시기인 5월을 훌쩍 넘기고 폭염주의보로 지친 일상과 함께 개봉됐다.. 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는 연극"피카소 돈년 두보"를 공연중이라 개봉 첫타임을 놓쳐버리고.. 개봉 첫날 심야 상영시간을 단원들과 찾았다.. 나는 아쉬웠고 미흡했다라는 평가를 내렸지만, 영화가 끝났을때 몇몇 단원들은 눈시울을 붉히고 있었다..   1980년 5월 광주.. 그리고 1980년 5월 김해.. 1980년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광주에는 아는 사람도 없었다.. 설령 소식이 전해졌다해도 13살 꼬맹이의 5월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들녁에서.. 의무적인 살태우기나 봄꽃 향연의 결실인 봄과일 열매 채취를 위해 동네 뒷산을 쏘다니기 바빴을때다..   태어나서 처음 듣게 된 단어 "쿠데타".. 중학교 들어가서 처음, 젊은 사회선생님으로부터 쿠데타라는 단어와 의미를 알았고..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나쁜 사람인걸 알았다.. 그러나 사회선생님의 어린 제자들을 상대로 한 항변과 노력은, 86년 시행된 교복자율화와 두발에 대한 규제완화로.. 아주 쉽게, 철없는 어린제자들의 생각을 퇴색시켜 버렸다.. 단지 프로야구의 열기속에, 교복과 두발자율화라는 낱말에.. 그때 우린 어쩌면 전두환을 최고의 대통령으로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사회선생님은 우리들의 졸업과 동시에 브라질로 이민을 떠나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1987년 5월, 나의 나이 스무살.. 친구를 만나러 간 부산대에서 1980년 광주의 아픈 기록을 처음 접했다.. NHK, 뉴욕타임즈의 영상과 자료로 1980년 5월 광주를 알 수 있었다.. 마치 총알이 머리를 관통한듯 붉게 각인되던 그때, 5월 광주의 붉게 물든 아픈 각인들.. 우리는 충혈된 눈과 붉은 혈기만으로도.. 그날 저녁 이유없이 돌을 던지며 서면으로 돌진하기에 충분했다.. 나는 별로 한것도 없는 것 같았는데, 모두들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지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졌고.. 그렇게 6월 민주화 항쟁의 열기는 6,29선언의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2007년, 두번째 스무살 마흔.. 다시 머리에 총탄처럼 박힌 기억이 "화려한 휴가"라는 이름으로 다시 각인된다.. 그러나 아쉽다.. 먼저 말했듯이 적절한 타이밍의 개봉시기인 5월이 지나서인지.. 아니면 20년이라는 세월이 의식을 퇴색시켜버렸는지.. 나는 저리 표현하면 안되는데, 약해 약해 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영화 카피 "우리를 기억해달라는" 호소가 메아리 되지 않았다.. 영화는 정치적 시각이 아닌 사건을 직접 겪은 시민들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어쩌면 영화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그날, 80년 5월 광주로.. 사건의 현재성과 연속성에 붙잡아 두려고 한 의도가 분명 보였다.. 그러나 총성은 그리 아프지 않았으며 울림도 미약했다.. "발포명령자가 누구냐?"라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사건의 중요성은 너무 가벼운 총성으로.. 국군이, 마땅히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국민들을 향해, 발포하는 총부리의 총성으로 보기엔 너무나 미약했다.. 그리고 변질된 국가 권력을 향해 힘없는 시민이 총을 들 수 있다는 의미의.. 시민군의 첫 총성도 없이, 곧바로 무기고를 털고 총싸움 영화로 전개되고 있는것이 안타까웠다.. 대사 중에 "총알보다 무서운게 사람이다"라고 하면서도 그 외침의 함성이 울림없이 발사됐다..   그러나 가슴 아픈 외침은 있었다.. 간호사 박신애(이요원 분)가 5월 27일 도청이 점령되기전 밤거리를 가두방송하던 장면.. "계엄군이 쳐들어 오고 있습니다.." 그 한마디에 시대의 아픔이 메아리 쳐지고 있었다.. "쳐들어 온다"는 의미는 내게 또는 대부분의 우리에게 있어.. 오랑캐나 적군들이 우리의 체제나 존재를 말살하기 위한 의미로 인식되어 있다.. 그날 그렇게 계엄군이 광주로 들어 오는 것이 아니라.. "쳐"들어 온다라고 짧은 대사에 살짝 눈물을 흘렸다..   나만의 총평.. 그리고 숨겨진 의도.. 예고편이 보여 준 100%기대감에 49%로 말하는 영화.. 그러나, 그래도 봐야 할 영화라는 아이러니.. 고군분투하는 심형래의 투지로 만든 영화보다도 더 봐야 할 영화.. 그러나 숨겨진 의도에는 씁쓸하다.. 영화 개봉시기는 5월이 아니라 지금이 적기라는, 여름방학 특수를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광주를 꺼집어 내어 "민주세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뭉쳐보자라는 문화현상에 대한 기대.. 5월에 개봉했더라면 벌써 김빠졌을테니, 지금이 적기라고 할 수밖에.. 과연, 범여권의 분열을 봉합할 수 있을지, 그때 그 날의 최대 수혜자는 또 누가될지..   한편의 영화보다 더 어려운 세상읽기..   그리고 연극 "피카소 돈년 두보" 동일사건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부러 굳이 광주라는 의미를 빼버렸다.. 영화가 사건 당시라면 연극은 사건이 지난 20년 후의 이야기다..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 치유해 줄 수도, 어떠한 보상으로도 아픔을 씻어 낼 수 없다는 것을 연극 "피카소 돈년 두보" 는 애기하고 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눈시울이 붉어진 단원들과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많이 부끄럽다야.. 연극 제대로 못만들어서.. 느거도 그렇제..?" "죄송합니다.." "나도 관객들에게 많이 미안타.."  "죄송합니다.." "우리 이 영화 800만 넘어가면 다시 앵콜하자.. 더 연습하고 다듬어서.." "예..^^" "그때는 내가 두보할께.."  "..."   끝으로.. 엔딩 크레딧에 그날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의 명복이라도 좀 빌어주지.. 근데 이준기는 왜 쓴거야..? 인기영합이야 뭐야? 배우기근이라는 말이 맞긴 맞는 모양이다..^^ 이름없이 싸우다 간 시민들처럼 무명의 실력있는 배우들을 발굴했으면..^^ 전두환이도 29만원이 있으니까, 이 영화는 볼 수 있겠지..^^ 돈이 없어서 어둠의 경로로 다운 받아서 볼려나..^^ 골프 친다고,아니면 얼마전 새로 맞아들인 어여쁜 며느리 얼굴보느라 바빠서 못 볼거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