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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아래 그림처럼 세 개의 원으로 이뤄져 있다. 사실에 대한 기록인 역사라는 골격에, 종교적 목적에 따른 초월적이고 비현실적인 우상화 작업이 보태져 신화로 변모했고, 이후 다시 문학적 작업이 덧붙어 그리스와 로마, 나아가 유럽 시민의 교양으로 승화되었다. 따라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요소와 신화적 요소, 문학적 요소를 구분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_10~11쪽
이후 제우스는 강력한 무력을 바탕으로 주변 국가들을 정복하기 시작했고, 세력을 크게 확장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그리스 소국 연합체에서 종주국의 지위를 누린다. 당시는 그리스 지역은 물론이고 중국이나 여타 지역 대부분이 소국 연합체 형태를 이루던 때였다. 소국 연합체의 구조는 대개 무력이 강한 국가가 종주국의 지위를 가지고, 주변 약소국들은 종속국의 처지가 되었다. 따라서 종속국은 종주국에 매년 공물을 바치는, 이른바 조공국으로 지냈다. 이런 국가 관계의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고대의 하·상·주 삼대 시대이고, 한국 고대의 삼한 시대도 비슷한 구조를 띠었다. 제우스는 이런 소국 연합체 시대의 종주국 왕으로 군림한 것으로 보인다. _30쪽
아레스는 아프로디테 외에 아글라우로스와 결합해 딸 알키페를 얻었다. 그런데 알키페는 포세이돈의 아들 할리로티오스에게 겁탈당했다. 이에 분노한 아레스는 할리로티오스를 때려죽였다. 이 사건으로 포세이돈은 아레스를 고소했고 올림포스 신들이 이를 재판했는데, 아레스에게 무죄가 선고되었다. 이 재판이 열린 언덕을 ‘아레스의 언덕’이라는 의미로 ‘아레이오스 파고스’라고 불렀고, 고대 그리스인은 종교와 살인에 관한 범죄를 심판할 때 이 언덕에서 법정을 열었다고 한다. 또 오늘날 그리스의 최고 법정을 아레이오스 파고스라고 부른다. _95쪽
이아손은 신화에서 아르고호 원정대의 대장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 이아손은 프로메테우스의 6대손이 되는 셈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중 대부분은 제우스와 그의 형제의 후손인데, 특이하게도 이아손은 프로메테우스의 후손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헬렌이 그리스인의 시조인 만큼 이아손은 헬렌의 핏줄을 이은 적손으로 등장함으로써 그가 그리스 왕족의 적통임이 부각된다. 이는 이아손이 제우스의 후손 출신 영웅 일색인 그리스 신화에서 매우 특별한 존재라는 의미다. _218쪽
일로스는 새로운 도시를 세웠는데, 이 도시를 아버지 트로스의 이름을 따서 트로이라고 불렀다. (…) 트로이는 원래 일리온이라고 불렸는데, 이는 ‘일로스의 도시’라는 뜻이다. 트로이 전쟁을 다룬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라는 제목도 여기서 유래했다. 일리아스는 ‘일리온의 노래’라는 의미다. _242쪽
《일리아스》는 아킬레우스를 중심축으로 해서 트로이 전쟁에 참여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 호메로스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 올림포스 신들의 역할을 섞어놓는다. 이는 《일리아스》가 단순히 전쟁 영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신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신화임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 이러한 서사 구조로 《일리아스》는 인간의 전쟁을 신의 전쟁으로 바꾸어놓는다. _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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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만만하게 단단하게 탄탄하게!
신들의 탄생과 계보부터 사랑과 욕망, 전쟁과 모험까지
이보다 신박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없다
그리스 로마 신화, 한 번쯤 들어본 것 같은데 왜 여전히 헷갈리고 기억이 안 날까? 복잡하게 뒤얽힌 신화의 에피소드를 간단명료하게 풀어낼 수는 없을까? 역사 대중화의 기수이자 300만 베스트셀러 역사 저술가 박영규가 신들의 역사를 한 권으로 읽고 싶은 이들을 위해 《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를 펴냈다. 신들의 탄생과 계보부터 사랑과 욕망, 전쟁과 모험까지, 신박하게 정리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날 수 있다.
우리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쉽게 섭렵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흔히들 지나치게 많은 등장인물과 에피소드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요 등장인물을 추려보면 80퍼센트는 최고신 제우스와 그 가족 및 후손이다. 따라서 제우스의 가계만 파악하면 신화는 전혀 난해하지 않다. 제우스는 헤라, 메티스 등 21명의 여인과 결합했고, 헤르메스, 페르세우스, 모이라이 자매 등 18남 25녀의 자녀를 낳았다. 제우스의 후손은 그리스 주요 왕가인 아테네, 테베, 미케네, 트로이 등을 건국했다. 이 책은 제우스의 가계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우스 중심의 가계도와, 그리스 주요 왕가의 왕위 계승도를 수록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방대한 에피소드 또한 암투, 연애, 영웅, 모험, 괴물 이야기로 간결하게 요약할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키워드만 알면 신화의 구조가 명확히 보인다. 문학적 상징과 의미에만 주목하거나 에피소드를 단편적으로 나열하기만 해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요체를 알기 어렵다. 이 책은 신화의 비현실적인 부분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서술하면서 신화 속 이야기를 인물 중심으로 쉽고 명쾌하게 담아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요점만 한 권에 압축한 책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qouCW3ldxlA
역사, 신화, 문학을 한번에!
인물과 키워드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세계 어느 나라든 고대의 건국신화는 모두 역사적 요소와 신화적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는 그리스 로마 신화 또한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리스 시조 제우스라는 역사적 사실에 종교화 작업이 더해져 신화가 되었고, 이후 신화가 교양으로서의 문학으로 수용되면서 오늘날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제우스의 가족사를 신화와 문학으로 미화한 우상화 작업의 결정체’다. 따라서 역사, 신화, 문학적 요소를 구분해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 신이 된 제우스의 생존 시기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역사 인물 제우스의 그리스 건국과 왕위 계승 전쟁, 세력 확대 과정, 주변국과의 관계 등 역사적 사실이 담겨 있다.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왕위에서 몰아낸 뒤 크로노스의 형제자매인 티탄들과 전쟁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외눈박이 키클롭스 형제와 연합했다. 건국신화에서 이민족은 일반적으로 괴물 또는 괴물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키클롭스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면, 제우스는 티탄으로 묘사된 크로노스의 동맹 세력과 벌인 전쟁에 이민족을 끌어들였고, 그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승리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우스의 생존 시기는 어떻게 추측할 수 있을까? 유적을 통해 역사적 사실로 밝혀진 트로이 전쟁으로부터 제우스의 생존 시기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트로이 전쟁을 주도한 인물인 아가멤논이 제우스의 4대손이므로, 제우스는 전쟁 시점에서 약 70~80년 전에 살았을 것이다. 트로이 전쟁 발발 시기는 대개 기원전 13세기 말~12세기 초로 추정한다. 따라서 제우스의 실제 활동 시기는 기원전 14세기 말~13세기 말로 압축할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어떻게 문학이 되었는가?
그리스 지역의 왕이 된 제우스는 신앙의 대상으로 추앙받았다. 그리스인들은 제우스를 신으로 격상시키고자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신 가이아의 손자로 설정해 그를 종교적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러한 우상화 작업은 신화에 문학적 요소가 가미되면서 절정에 이른다. 그리스 신화는 백성의 교육을 위해 의도적으로 창작되었고, 로마 시대에 이르러서는 누구나 알아야 하는 교양으로 자리 잡아 많은 비극을 탄생시켰다.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룬 주요 작가와 작품을 소개해 그리스 로마 신화가 언제, 어느 작가에 의해, 어떤 형태로 창작되었는지 보여준다. 이를 통해 왜 같은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그토록 여러 형태로 전해지는지 알 수 있다. 예컨대 로마의 시성 베르길리우스는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요청으로 《아이네이스》를 집필했다. 이 작품은 로마의 창건자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를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이네이스와 연결함으로써 로마 건국을 신화화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이렇듯 그리스 로마 신화는 문학으로 확대·재생산되면서 지금처럼 복잡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300만 베스트셀러 역사 저술가 박영규가
세상의 모든 지식을 신박하게 정리한다!
역사 대중화의 기수 박영규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박한 정리’ 시리즈는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지식 교양 입문서다. 세계사, 그리스 로마 신화 등 분야를 넘나들며 세상의 모든 지식을 신박하게 정리한다. 밀리언셀러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로 다져진 30년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해 한국사 이상의 폭넓은 지식을 전파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빼놓고는 유럽의 학문과 예술을 논할 수 없다. 현대 시민의 교양이 된 그리스 로마 신화의 핵심을 ‘신박한 정리’ 시리즈 두 번째 책 《그리스 로마 신화 신박한 정리》 한 권으로 통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