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화개(水流花開)로다
ㅡ도깨비바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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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화개(水流花開)로다
ㅡ도깨비바늘 꽃
제대로 핀 도깨비바늘 꽃은 설상화(혀꽃)가 5개
가운데 관상화(두상화)에 자잘한 꽃들이
모여 피는 모양새다.
그런데,
귀침초(鬼針草)라고도 불리는 도깨비바늘은
그 꽃이 우리네 상식을 초월하여
때론 비웃기라도 하려는 듯
이가 빠진 모습으로도 피고
그 생김새가 제멋대로다.
우리가 꽃잎이라 여기는 설상화(혀꽃)는
그 수와 크기가 다양하여
정상인 5 개인 건 찾아보기가 힘들고
4 개인 것에다가
3 개인 것
2 개인 것
그러다가.......
달랑 한 개로
낼름 혀를 내밀고 놀리는 듯 피기도 하니
일러 무삼하리오.
게다가 아예 설상화가 없이 두상화만
있기도 하니.......기가 찰 노릇이다.
이건 사람을 놀리는 것도 같고
얕보는 것도 같고......
도깨비에 홀린 게 이런 것인가?
머리를 빙빙 돌게도 만든다.
근데...
가만히 정신을 차리고 살피니
참 묘해지고, 아니지 ......
보통 꽃이 아닌
수준 높은 꽃이란 생각
가슴을 찌른다.
제 생김새 따위는 내팽겨치고
허접한 장소도 마다 않고
다른 잡초들과 어울리며
부대끼며 사는 모습이 남다르고
입전수수(入廛垂手),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삶인 것만 같으니 말이다.
과거에도 이를 특이하게 보아
다음과 같이 노래한 적도 있었다
도깨비바늘 꽃
뭍 꽃들을 넘어선 경계에 이르러
남이 볼 수 없는 세상을 보고
선문에 선답하듯 깨달음을 표하니
분방자재(奔放自在)로다.
꽃이 보잘 것이 없고
꽃잎이 없거나
모자라면
네가 채워 보거라.
2012. 10. 23 / 최운향
도깨비바늘은 본래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
예쁜 게 꽃이라면
난 스스로 꽃이라 여기지도 않을 거다.
모든 내꽃은 모양이 같아야 한다면
차라리 꽃이길 포기할 거다.
난 그냥 도깨비바늘이고 싶다.....
라고 말이다.
도깨비바늘 꽃이여,
네 모습이 가지가지여서
어떤 건 앞니 빠진 중강쇠 같기도 하고
혀를 날름 내밀고 서 있는 장승 같기도 하니
피카소가 너로 하여 배웠는가.........?
누군가가 너도 꽃이냐 비웃어도
곤충들은 니가 좋아 찾아오고
그 어느 꽃도 너처럼 필 수는 없지.
만물 중엔 그럴 수도 있다 여기며 자유롭게
이웃과 더불어
인연을 따르며 열매를 맺으니
그 무엇도 어쩔 수 없고
'왜?'라는 의문은 무의미 하지.
허나 어쩜,
뭍 꽃들을 넘어선 경계에 이르러
남들이 보지 못한 세상을 보고
선문선답 하듯 깨달음을 표하니
분방자재에 수류화개(水流花開)로다.
"꽃이 보잘 것이 없고
모자라면
네가 채워 보거라."
말없이 말을 하는
꽃이어라.
진정 약한듯 강한 꽃이어라.
그 꽃말이 '사모하는 마음'이란다.
바늘 모양의 열매에 가시가 있어
다른 동물에 달라붙으면 죽어라
놓지 않으니......
날카로운 그 가시도 아름다워라
그 가시에 찔려도 좋을 만큼......
글, 사진(영상) / 최운향
2026.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