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에는 해가 뜨기 전 가벼운 아침 산책이 좋다.
그러나 꾸물대다 보니까 벌써 해는 중천에 뜨고.
반바지에 수건 한 장. 교통카드 하나 넣고 집을 나왔다.
얼굴에 선크림은 발랐으나 모자 쓰는 걸 깜빡 잊었다.
일단 서초구청까지는 마을버스를 타고 가자.
가운데 보이는 곳이 우면산이다.
고등동기들은 친구들은 이 더운데 청계산 등산, 대학동기들은 골프 모임으로 바쁘나
난 그냥 집 가까운 데나 다니고 쉬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게을러진 건가?
원래 나올 때는 앙재천까지는 걸어가려고 하였으나
머리에 내려 쪼이는 햇 살이 너무 따가워 산책코스를 가까운 곳으로 바꾼다.
혼자 다니면 이런 건 좋다.
내 마음대로 가면 되니까.
보도를 따라 심어진 촌스러운 백일홍.
수도 사업소 담을 따라 피어있는 능소화들.
서초 IC에 왔다.
휴가를 즐기러 나가는 많은 차량들.
여기를 오려면 고속도로 진입로를 여러 군데 건너야 하는 게 무섭다.
몇 년 전 여기는 아름다운 꽃밭이었다.
우면산 오르는 옆길을 따라 걷는다.
서초 아래 약수터에는 음용 부적합이 붙어 있어 위 약수터를 보니 사람들이 약수를 담고 있어
무심코 한잔 마시고 고개를 드니 여기도 음용부적합이다.
뭐 어쩌려고. 특전단 출신의 내 친구는 여름철 땡볕에 구보훈련 시에
목이 너무 마르면 일부러 논가에 엎어져 그 물도 마셨다는데.
물이 흘러가 생긴 웅덩이는 온통 녹조류들이 뒤덮고 있다.
육교 아래에는 각종 장미들이.
오전 잠시 동네 산책을 마치고 집에 들어 왔더니 점심을 나가서 먹자고 한다. 나야 이러면 항상 OK.
에어컨 시원한 차를 타고 금방 서초 사리원에 왔다.
시킨건 런치 스페셜에 식사는 냉면. 이는 처의 주문이고 난 간단하게 육개장.
먼저 나온 호박 죽은 사진을 빠뜨리고. 추가로 가져 온 상추도 안 찍혔다.
런치 스페셜은 불고기가 나오고 식사.
내가 시킨 고사리와 우거지가 잘 익은 육개장.
따끈한 걸 먹으면 여름철 속이 편하다.
식혜로 마감을. 정말 덥다.
얼른 집에 가서 차게 해둔 와인 한잔을 마시자
첫댓글 고사리와 우거지 넣은 육개장은 씹히는 맛도 좋을 것 같습니다.
푹 끓여서 맛도 좋고요.
얼마 전 사리원엘 갈 기회가 있었는데 무더운 여름 철 맥주가 미지근하였고 냉면도 국물이 아주 시원하질 않아서 실망한 일이 있었다. 목이 마를 때 차디찬 맥주 한잔은 신이 내린 선물인 듯 반가운 것이 아닌가? 그런데 미적지근한 것을 제공한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