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브로드웨이 원작 뮤지컬에 이어 1961년 영원한 클래식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도 출연한 배우는 6명 뿐이다. 그 중 한 명으로 극중 제트걸 벨마를 연기한 여배우 캐롤 디안드레아가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고인은 지난 11일 샌타모니카 자택에서 심장병으로 눈을 감았다고 딸 안드레아 도벤이 매체에 밝혔다.
고인은 토니상 수상자이며 화제의 시리즈 '매드맨'(Mad Men) 스타 로버트 모스와 1961년 결혼해 1981년 이혼했다. 결혼 뒤 세 딸 안드레아와 로빈, 힐러리를 키우느라 연기를 그만 뒀다. 로빈과 힐러리는 브로드웨이 배우로 일했고, 로빈은 맨해튼 음악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다.
원작 뮤지컬과 영화 모두 출연한 다른 다섯 배우는 토니 모르덴테, 토미 애보트, 윌리엄 브람리, 제이 노먼, 데이비드 윈터스다.
1937년 8월 28일 펜실베이니아주 앨투나에서 캐롤 앤 디안드레아로 태어난 그녀는 앨투나 에리어 고교를 졸업했는데 악단장을 지냈다. 열여섯 살 무렵에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에서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으나 거절하고 배우가 되겠다며 뉴욕으로 향했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의자 학비를 감당할 수 없겠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그녀가 아서 로렌츠의 책을 각색해 제롬 로빈스가 연출과 안무를 맡아 1957년 9월 윈터 가든 극장에서 초연된 연극 무대에 리프(마이클 콜린)에게 반한 부잣집 딸 벨마로 캐스팅됐다. 디안드레아는 또 '애니바디스'란 배역을 임시로 맡기도 했다.
로빈스와 로렌츠의 다음 브로드웨이 뮤지컬 '집시'(1959)에 디안드레아는 처음 에설 머먼이 맡았던 데인티 준 역할에 기용됐으나 마지막 순간에 레인 브래드베리로 대체됐다고 그렉 로렌스의 책 'Dance With Demons: The Life of Jerome Robbins'(2001)에 나온다.
하지만 이 여배우 겸 가수 겸 춤꾼은 로빈스가 늘 기용하고 싶어했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 때 영화를 위해 만든 캐릭터 아이스의 여자친구 벨마로 등장한다.
고인은 오랜 시간 연기를 가르쳤는데 뉴욕 카네기홀에서 시작해 1990년대 초반에는 할리우드에서 연기 지도를 했다. 그녀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온라인으로 수업을 계속해 사망 일주 전까지 이어갔다.
유족으로는 세 딸 외에 다섯 손주 루시아, 프란시스, 재거, 말론, 랜스 등을 남겼다. 딸들은 고인이 44번째 단주 기념일에 눈을 감았다며 생전의 모친이 "내 인생을 바꾼 날"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