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구름의 벚꽃
소낙비로 내리고,
새털구름의 산벚꽃
춘설로 나풀대더니,
까치놀의 겹벚꽃
붉은 너울로 솟는다.
“벚”은 “벗”이어서
벚 피면 벗는 거다 :
겹벚꽃으로 절정에 이르면
여인의 치마는 짧아지고
사내는 반소매가 된다.
겨우내 탈색한 살을 내놓으면
화사한 빛과 요염한 흔들림으로
가자미 눈의 시선이 번득거리기에
늦봄부터 푸른 잎의 주렴을 치는 거다.
잎의 장막 뒤에서 청춘은 사랑하고
열 달 뒤에는 열매를 얻게 되므로
삼월이, 사월이가 그토록 많은 게다.
꽃으로 흔들리고
잎으로 가리면
절로 맺는 열매.
겹벚꽃 마구 피워 아기 좀 낳자.
아기 울음 사라진 세상에
새 울음마저 쓸쓸하니
젓대인들 뭐에 쓰랴.
전통의 계승...이라는 문화예술사업에서
출산보다 더 중요하고 오묘한 분야가 있겠는가.
인구가 사라져 절멸의 위기에 봉착한 지금.
애 낳기의 전통, 애 만들기의 창작; 이를 위한 사랑의 예술.
끊어지기 직전의 한민족 핏줄의 전통을 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국악 소리보다 화급한 것이 아가의 울음소리이니
애먼 문화와 예술만 읊조리지 말 일이다.
예술인이여, 국악인이여, 사랑을 하자; 창조적 사랑을 하자.^^
첫댓글 빠달님의 심미안은 특별하여 천재적이라 말합니다.
요염스런 섹시감을 승화시켜 전통으로 살려내는 명의십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 안돼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