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또다시 백운봉에 도전했습니다. 7시 20분 안양을 출발하여 한시간 걸려 사나사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오면서 멀리 보이는 백운봉은 그 뾰죽한 자태가 참으로 일품입니다. 사나사에서 8시 20분 등산을 시작합니다. 날씨는 그만입니다. 가벼운 발걸음이지요. 사나사 조금 지나니 이정표가 나옵니다. 지난번 안개 때 계곡까지 갔던 바로 그곳에 이정표가 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기도 합니다. 지금 보니 분명히 백운봉, 함왕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그때는 백운봉 표시만 있고 함왕봉 표시는 없어서 도로 돌아나와 왼쪽 능선으로 붙는 바람에 엉뚱한 길을 갔습니다. 함왕성터 거쳐 백운봉 가는 길은 계곡물을 건너 있는데 그걸 몰랐습니다. 가파른 길을 얼마를 올라가니 함왕성터가 나타납니다. 옛날에는 왜 이렇게 높고 험한 곳에 성을 쌓았을까요.얼마나 고생했을까요. 무얼 먹고 지냈을까요. 성터를 지나 다시 산을 올라 한시간 쯤 가니 능선 안부에 다다릅니다. 장군봉 1.6KM, 백운봉 1.8KM(?) 이정표가 있습니다. 장군봉을 다녀 오느냐는 대부분 그냥 백운봉으로 가자는 의견입니다. 그러니 백운봉까지 한시간도 안걸릴 것 같고 그러면 하산 한시간 이상 잡아도 세시간이면 될 것 같으니 다른 산을 한군데 더 가자는 의견들입니다. 나는 가볍게 오면서 보니 봉재산 등산로 표시가 있으니 그곳을 가면 어떤가 했더니 유명산을 안가본 분이 있어 그곳을 가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설매재 고개에서 유명산으로 등산로가 있을 듯하니 그곳으로 가서 유명산을 오르고 농다치 고개로 하산하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안부에서 백운봉 가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험한 암릉으로 된 고개를 하나 넘고 이제는 백운봉 오르는가 하면 또 가야 되고 한참을 가서야 겨우 백운봉 오르는 곳에 닿습니다. 아주 가파른 백운봉 꼭대기를 철사다리와 밧줄, 쇠줄을 잡고 된 숨을 몰아 쉬고서야 백운봉 정상입니다. 940m.장군봉은 1,084. 용문산은 1,157입니다. 한 시간이 후씬 넘게 걸립니다. 조망은 참으로 좋습니다. 사방이 훤히 트이고 한강이 꼬불꼬불 기어 가고 있습니다. 하산로는 새수골로 내려가는 길 표시가 있으나 우리는 온 길을 도로 내려가다가 중간에서 사나사 빠지는 길로 내려가기로 하였습니다. 차가 그곳에 있으니까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새수골로 올라서 백운봉에서 장군봉 거쳐 상원사로 용문사로 가는 코스가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산길로 들어섭니다. 긴 하산로입니다. 세시간 예상했습니다만 웬걸 4시간 20분 정도 걸렸습니다. 하산 거의 끝지점이다 싶은 곳에 멋진 계곡 웅덩이와 작은 폭포가 있고 지나는 사람도 없으며 길에서 벗어나 잘 안보이는 곳이 있어 모두들 풍덩 합니다. 참으로 시원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리산에서의 찜찜함이 한번에 날아갑니다. 그리고 나서 점심을 먹습니다. 나도 조금 싸가지고 와서 꿀맛 같은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을 먹고 내려오니 바로 그곳이 사나사입니다. 장소를 참 잘 잡았던 것 같습니다.
차를 타고 설매재로 향합니다. 지난번 안개때도 느꼈습니다만 참으로 높은 고개입 니다. 그때는 안개로 주변 풍광을 볼 수 없었지만 이번에 보니 설매재에서 용문산으로 그리고 유명산, 중미산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용문산 사괴입니다. 유명산이니 백운봉이니 중원산이니 모두가 거대한 용문산의 한 봉우리들입니다. 설매재에 내려 길을 물으니 사유지 표시가 되어 있는 도로를 가리키며 그곳으로 가면 된다고 합니다. 거리는 약 6KM된다고 합니다. 차는 한분이 농다치로 가기로하니까 다른 한분도 그리 따라가겠다고 하고 둘이서만 씩씩하게 길을 갑니다. 아마도 한 분은 좀 질리는 듯 합니다. 길은 높은 산마루인데 임도인 것 같고 네발 오토바이 타는 장소인가 봅니다 젊은 아이들이 쌍쌍이 또는 여럿이서 오토바이를 타고 신나게 질주합니다. 아마 타박타박 걸어가는 우리를 보고는 한심한 꼰대들이라고 웃을 것 같습니다. 등산이 아니라 완전한 하이킹입니다. 그러나 높은 곳의 길이니만큼 조망은 일품입니다. 한참을 가다 리본이 위쪽으로 달려 오토바이 길을 벗어나 산봉우리를 향해 갑니다. 그러다보니 한찹 지나온 길을 되돌아간 셈이 됩니다. 높은 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유명산 정상이 빤히 보이는데 그곳 가는 길에는 패러글라이딩 활공 장소가 두어곳 있고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하늘에는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봉우리를 내려가니 다시 도로입니다. 햇빛은 따갑고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급하고 힘도 듭니다. 트럭이 오면 태워 달래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는데 마침 트럭이 옵니다. 이 높은 산에 트럭이 다니다니. 이 트럭은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과 짐을 태우고 오는 것입니다. 우리 둘이 태워 달라고 손을 들고 나는 합장 배례로 태워 줄 것을 요청합니다. 트럭위의 사람들은 안된다고 손을 젓는데 조금 지나쳐 차를 세워줍니다. 운전하는 사람 마음이라며 웃으며 트럭 짐칸 자리를 마련해 줍니다. 길은 웅덩이가 패이고 울퉁불퉁하여 심히 gms들립니다. 경사는 몹시 가파라 70도는 넘어보입니다. 이 경사를 어떻게 올라가나 아찔한 생각이 들면서 또 몹시 흔들리니까 혹시 차가 넘어지면 어떻게 뛰어내리나 걱정도 됩니다.그래도 자동차는 씩씩거리며 잘도 올라갑니다. 처음 활강 장소에서 내리나 했더니 더 높은 꼭대기로 올라갑니다. 세상에 산꼭대기에서 차타보셨습니까 거 기분 괜찮습니다. 활강장에서 내리니 이제 유명산 wjd상은 지척입니다. 원래 유명산은 이쪽에서 오르면 볼품이 별로 없습니다. 유명산은 역시 계곡이 일품이지요. 그러나 일행이 있으므로 이내 하산하여 소구니산에 이릅니다. 해발 800이지요,아마. 유명산 정상이 863이던가요?. 유명산 정상에서는 아이스케키는 떨어지고 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달랬지요. 일행은 우리보고 놀랩니다. 어찌 그리 빨리 왔느냐고. 트럭 얘기는 차마 할 수 없었지만 축지법 썼노라 얼버무립니다. 설매재에서 농다치 고개까지 2시간인가 2시간반인가 걸렸습니다. 고개에는 또다른 일행과 만나 옥천 냉면과 완자를 먹었지요. 그 완자를 하나씩 또 싸주어 집에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오늘은 두 개의 산을 오르는 욕심을 부렸습니다.그래도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첫댓글농다치 고개는 예전에 장롱을 지고 이동할 때 쉬면서 지게 넘어질까 걱정하면서 '농다칠라!, 농다칠라!'하던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하산하여 '하이트 차'를 찾으시던 산사님의 모습은 신선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언제 춘천 쪽 산행 계획하시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닭갈비 맛보여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첫댓글 농다치 고개는 예전에 장롱을 지고 이동할 때 쉬면서 지게 넘어질까 걱정하면서 '농다칠라!, 농다칠라!'하던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하산하여 '하이트 차'를 찾으시던 산사님의 모습은 신선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언제 춘천 쪽 산행 계획하시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닭갈비 맛보여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