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전국적으로 둘레길이 대세인 것 같다. 각 지자체마다 다투어 둘레길을 조성하는 것이 붐이다.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개통되고 나서 서울의 북한산 둘레길이 개통되면서 전국 곳곳에 둘레길이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해 북한산 둘레길 44km가 개통되고 나서 지난달에 도봉산 둘레길은 8개구간으로 26km가 개통되어 북한산
둘레길은 70km가 연결되었다.
산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정확한 수치를 찾지 않아도 체감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산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부지런히 정상까지 오르는 것 외에도 트레킹 코스를 천천히 걷는 ‘둘레길’들이 생겨나고 있다.
산을 즐기고 싶다. 그런데 힘들어서 싫다고? 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트레킹 코스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산행일: 2012. 06. 24(일)
산행거리/시간: 11km/4시간
산행코스: 호원동-회룡역-범골입구-안골구간-직동공원-산너미구간-원각사 입구
회룡역에서 회롱골로 들어서니 바로 둘레길의 시작이다. 안골구간은 시멘트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 직동공원길을
따라가다 축구장까지 돌아본 후 산길로 접어들게 코스가 잡혀있다.
축구장을 200여m 앞두고 우회길이 있지만 이정표를 따라가지 않으면 길을 혹시 잘 못 들까하여 따라가는 길 내내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리 둘레길이라 하지만 흙길도 아닌 시멘트 길을 주로 걷는 것이 영~~기분이 좋지 않다.
안골길은 의정부시 호원동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내려가는 길은 좁고 가파르다. 도봉산 둘레길은 참나무 숲이
많은데 이 구간에는 소나무 숲이 우거져 등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호암사 입구까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잇따라 나온다. 호암사 입구부터는 다시 시멘트길이다.
곧바로 의정부시가 조성한 직동 공원이 나온다. 국립공원에서 벗어난 지역으로 다양한 운동시설이 있고 데크로드가
깔려 있어 걷기는 좋다.
1호선 회룡역을 나와 사패산 방향으로 진행하다 호원2동 동사무소를 끼고 우측으로 진행.

토끼굴을 지나 우측으로 다리를 건너 계속 직진하면 둘레길로 이어진다. 좌측은 사패산으로 오르는 호암사 방향.

난 너무 단순해서 이정표를 따라 이 전봇대로 오르려고 했다. ㅋㅋ..

의정부 외곽도로 인터체인지를 우측에 두고 진행.

사패산 입구 암릉지대.

멀리 사패산 갓바위도 보이고...

이곳에서 기현이와 연락이 되어 직동공원에서 만나기로 하고..

직동공원으로 가는 아름다운 숲길.

의정부 시청 뒤 직동공원의 아담한 연못.

기현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내 뒤에서 분수가 솟아올라 깜짝 놀랐다.

직동공원 연못.


시청 뒤 공원에서 숲길을 따라 500여m 진행하면 가능동 직동 축구장이 나온다. 이 곳에서 기현이를 만났다.

축구장을 횡단해 좌측 브라운스톤 아파트 앞으로 올라서면 안골길 입구가 나온다.

피톤치드 그윽한 아름다운 오솔길.

아름다운 안골계곡. 계속되는 가뭄으로 수량이 풍부했던 계곡마저 말라 붙었다.

산을 넘고 또 넘어 간다는 의미의 산 너미 길은 난이도가 '상'으로 분류되어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
되지만 별 어려움이 없는 호젓한 계곡길과 산길의 연속이라 자연 속 트레킹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그러나 목재데크 계단이 가파르게 설치되었어 그리 녹녹한 코스는 아니다.
사패산 6부 능선에 있는 붉은 바위까지 올라야 한다. 30분정도 가뿐 숨을 몰아 쉬어야 하고 워낙 경사가 있어 서너번
쉬었다 가야 한다. 도봉산 둘레길은 남성적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코스다. 그러나 전망은 도봉산 둘레길에서 으뜸이
다. 의정부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양주시청도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수락산이, 정면에는 천보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에서 내려올때는 군부대가 주둔한 탓에 단 한번도 일반에게 개방되지 않은 참나무 숲길을 통과한다.
걷는 내내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이어 산행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또한 전망데크와 전망바위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의정부 시내와 주변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다.
원각사까지 내려오는 계곡길에는 많은 다리들이 놓여 있는데 정작 계곡은 메말라 거의 바닥을 드러내어 안타까움만
가득하다.
넉넉한 안골길을 지나오면 북한산 둘레길중에 제일 난이도가 높다는 산너미길 입구가 나온다.

산너미길 입구에서...

산너미골 언덕을 올라서면 포대벙커가 나타난다. 북쪽으로 멀리 불곡산이 조망된다.

산너미길 능선을 올라가며 사패산 2~3보루 조망.

무덥고 습한 날씨에 기진맥진!

멀리 수락산 도정봉과 기차바위.. 그리고 정상이 희미하게 보인다.

전망좋은 곳엔 어김없이 쉼터를 만들었다.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한방울은 기현이 건강의 밑거름이다.

산너미길은 가파른 목재데크 계단이 많지만 중간에 주위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산너미길을 벗어나 송추 교현리 방향으로 본격적인 하산시작.

숲길에서 만난 들꽃(까치수염)


사패교를 지나고...

계속된 가뭄에 말라버린 계곡 암반.

송추 교현리 산너미길 날머리.


교현리 원각사 입구.

어릴 적, 산을 오르는 일이 있으면 주변의 풍경을 즐기기 보다는 정상에 오르는 것만을 바라보며 걸었다.
정상에 오르고 나서야 주위의 경치를 둘러보는 여유가 생기곤 했다.
하지만 트레킹 길을 걷고 있으면 정상을 오르고 말겠다는 목표보다는 산을 즐긴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트레킹 길. 이제부터는 느리게 그 길을 걸으며,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