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주는 즐거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뭐든지 빨리빨리 해야만 대접받는 사회이다 보니 밥을 먹는 것도, 걷는 것도, 일을 하는 것도, 차를 운전하는 것도, 출근준비를 하는 것도 대부분 빨리 빨리란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다.
이처럼 우리나라사람은 뭐든지 서두른다는 성질 급한 이미지가 아예 몸에 배인 듯하다.
그러다보니 기다린다는 것은 곧 사람을 지루하고, 따분하고, 짜증나고, 지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렇다고 모든 기다림이 다 이런 부정적인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이나 이익을 가져다주는 사람에게는 무작정 기다림이 지겨운 게 아니라 어느 정도의 시간은 할애해주는 융통성도 있다.
예를 들어서 사랑하는 연인과 오후2시에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있는데 2시가 지나도 약속장소에 안 나타나면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30분정도는 늦는다 해도 기분 좋은 얼굴로 충분히 기다릴 수 있을 테고 또한 취업하려고 하는 회사담당자가 사정이 있어 예상보다 늦어진다고 해도 크게 기분 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기다림도 그 대상에 따라서 즐거운 기다림이 될 수도 있고 짜증스런 기다림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아무리 단순한 기다림이라 하더라도 여기에 설렘이 들어가면 언제든지 기분 좋은 기다림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남자들은 20대 때 대부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 입대를 하게 되는데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제일 기다려지는 일이라고 하면 아마도 면회나 외박, 휴가일 것이다. 휴가날짜가 정해지면 그때부터 휴가 나가는 날까지 계속해서 가슴이 설레게 된다.
휴가 나가서 무엇을 할지, 누구를 만날지, 무엇을 먹을지 등에 대한 생각으로 온통 머릿속이 가득하며 힘든 일이 있어도 웃어넘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있어서 기다림은 마치 희망과도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똑같은 기다림이라도 우리는 지루한 기다림이 아닌 나를 설레게 하는 기다림으로 만들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해야만 기분 좋은 기다림이 나를 기다리게 할 가능성을 좀 더 높일 수 있다.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듯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보면 자연적으로 그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그만큼 더 많이 만나게 되어있으며 새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역시도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명 나와 잘 맞을 확률 또한 높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보면 사람을 기다리게 되더라도 설레는 기다림으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물론 좋은 사람들은 상대방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지만 보통 누군가는 먼저 와서 기다리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들 만남이 아니겠는가.
좋아하는 일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면 항상 웃는 얼굴에다 없던 힘도 생기게 마련이고 이와 관련된 만남이나 기다림은 전혀 지겨운 것이 아닌 기분 좋은 설렘을 가진 기다림이 분명하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꼭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다. 때로는 정말 만나기 싫은 사람이라도 일 때문에 만나야 하는 경우도 생기며 죽어도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거나 인생을 살면서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게 되면 기다림 또한 불안한 기다림이 많아진다.
기다림에도 이렇게 기분 좋은 기다림과 별다른 느낌 없는 기다림, 기분 나쁜 기다림이 있다.
생일, 출산, 여행, 취업, 연애와 같은 기분 좋은 기다림도 그냥 가만히 기다린다고 해서 반드시 결과가 좋게 나타나지만은 않는다.
공무원시험이나 취직시험을 보고나서 합격자 발표일 까지 손꼽아 기다릴 경우 평상시 열심히 시험공부를 한 사람은 기분 좋게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지만 준비가 소홀하거나 부족했던 사람은 이와는 반대로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 불안한 기다림 속에는 늘 그렇듯이 후회라는 두 글자만이 남는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면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주말부부를 하고 있는 신혼부부가 있다고 하자.
우리가 알고 있는 신호부부라면 평일에 각자 떨어져 지내다가 주말에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만나게 되면 깨가 쏟아져야 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성격차이로 인해 참기름 냄새는 고사하고 오히려 싸우는 일이 자주 생기다보니 이제는 주말이 다가오더라도 설렘 보다는 불안한 마음이 더 커지게 되었다.
이 같은 경우에는 두 사람이 기본적으로 서로 상대방에 대한 양보와 배려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부부간 말다툼으로 일어나게 되는 현상이다.
인생에는 사람의 노력으로 전혀 불가능한 일이 있기도 하지만 가능한 일들도 있기 마련인데 자신의 노력만 있으면 이 불안한 기다림을 언제든 설렘이 가득 찬 기다림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분 좋은 기다림이 하나둘씩 쌓여가면서 우리의 인생은 점점 더 행복해진다.
비 오는 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은은한 커피 향을 코끝으로 느끼며 사랑하는 남자친구 또는 여자친구가 올 때까지의 기다림.
어때요? 기다림이 즐거운 세상, 상상만 해도 너무 가슴 설레지 않나요?
기다림을 지겨움이나 따분함이 아닌
즐거운 설렘으로 만드는 일은 바로 당신에게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