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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들바보 아버지가 새해들어 군대에 입대해서 훈련을 받고 있는 아들에게 일기형식으로 매일 쓴 인터넷 편지입니다. 매일 짬짬이 시간을 내어 훈련소 홈페이지에서 훈련 받는 사진과 동영상들을 바라보며 보고 싶을 때마다 마구 썼다고 합니다. (그 아버지가 누군지 알려하지는 마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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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이 : 신병 587기 0대대 0중대 0소대 0번 000
보내는 사람 : 000 관계 : 부모
제목 : 아들 00아 보고 싶구나(1월9일 월요일)
너를 훈련소 입구에서 제대로 안아 주지도 못하고 보내고 조금은 후회를 했다. 남자 답게 씩씩하게 보내려고 악수로 했지만 마음은 너를 꼭 안아 주고 싶었단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군사훈련이 시작되겠구나. 1주차 신검과 피복 받는 모습등이 동영상으로 나와서 몇번을 다시보고 했는데 너를 찾을 수가 없었어... (다음에 혹시 네 앞에 카메라가 보이면 걍 디밀어~ ㅎ) 그동영상 시 우리 가족카페로 옮겨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시게 했는데 벌써 몇번을 보셨나바, 조회수가 갑자기 늘었더라 ㅎ 네가 입소하고 아빠는 해군가족모임카페에 가입을 하고 매일 그 카페와 해군교육사령부 홈페이지를 들락이며 혹시 네 사진이나 소식들.... 그리고 해군 가족으로 알아두면 좋을 여러가지를 틈틈이 보고 있단다. 2월4일 토요일 네 면회일에 영외 면회가 되는 것과 면회시 가져가야 할 것들도 벌써 챙기고 있단다. 인터넷 편지는 글자수 제한이 있어 오늘은 이만하고 다음에 편지를 쓸게... 아들 화이팅~!!
제목 :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데(1월10일 화요일)
지금 시간이면 점심을 막 먹었겠구나. 이번주부터는 본격적인 훈련인데 춥지는 않은지... 선배기수들이 받은 훈련 사진을 보니 조금 마음이 놓이기는 하지만 울 아들이 잘 이겨 낼지는 조금 더 걱정이 생기기는해. 오늘에서야 네가 군복입은 사진을 처음 봤단다. 한눈에 못알아보긴 했지만 모니터에 얼굴을 디밀고 찾아보니 네가 있더라. 참 자랑스럽고 사진을 찍으면서 살짝 미소진 모습에 네가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았어. 네가 나온 사진은 아빠가 하나하나 스크랩해두마. 동영상이던 사진이던 모두 꼼꼼이 보고 스크랩할거니까 넌 걍 카메라오면 얼굴만 디밀어~ ㅎ 그래야 밖에서 너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아빠가 자주 보지 않겠니. 이번주 전투수영훈련을 한다고 들었다. 훈련이라고 대충 시간만 보내려 하지 말고 네가 입영하기전에 마음 먹은 체력 단련을 생각해서 훈련 잘 받기를 바란다. 네가 혹시 편지 쓸시간이 되면 필요한거 적어 보내라. 00보고도 위문 편지 쓰라고 했는데.. 낼 또 쓸께.
제목 : 오늘 편지를 받아보는 날이구나(1월11일 수요일)
이번 주 들어서도 벌써 3일이 지나고 오늘 저녁이면 네가 또 편지를 받아 보겠다는 생각에 점심을 조금 뒤로 미루기로 하고 편지 부터 쓴다. 어젠 어머니랑 네가 나온 사진을 보면서 많이 늠늠해진 네 모습에 대견해 했단다. 할아버지는 네가 있는곳 근처로 친구분들과 낚시여행을 가셨지만 집에계신 할머니도 네 사진을 보셨으니 아마 속으로 많이 우셨을꺼야. 수영 훈련은 어땠는지... 옆 전우랑은 사귀었는지... 달리 불편한 곳은 없는지... 아들 군에 보낸 아빠 친구들 보고는 멀 그리 걱정하냐고 놀리곤 했는데 아빠가 그렇게 됐다. 그래도 우리 00이는 슬기롭게 잘 이겨 낼 것으로 믿는다. 또 네가 훈련소 가기전에 네 스스로 작심한 몸짱만들기도 피곤하다는 핑계로 잊지 않기를 바란다. 무엇인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데는 노력이 없이는 그 댓가도 없는것이고 노력한 만큼의 성과는 반드시 있는 것이니 네가 처음 생각한 초심 꼭 잊지 말기를 바래... 오늘도 수고 많이 했다 잘자~~
제목 : 오늘 많이 춥던데~(1월12일 목요일)
오늘은 15분 거리를 걸어서 출근했단다. 출근길에 얼마나 춥던지 볼이 다 얼얼하였는데 이 추위에 수영훈련을 받느라 혹시 감기라도 걸리지 않았는지 걱정이 되더라. 물론 선배들 사진을 보니 실내 훈련인것 같은데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다음 주 부터는 바같에서 하는 진짜 군사 훈련이 기다려 추운 날씨라 걱정이다. 해가모(해군가족모임) 카페를 보니 다른 집에선 편지를 받았다는데 아빠도 은근 기다리나 보다 00와 할머니께 편지 왔냐고 매일 묻곤 한다. 네 옷도 아직 안온거 보면 안양이 조금 늦어지는 것 같은데.. 오겠지... 네가 편지를 안썼어도 괜찬기는 하다. 다만 어제도 말한 것 처럼 네가 처음 입대할 때 먹은 마음 잊지 말고 제대할 때 쯤에는 몸짱이 될 수 있게 노력했으면 좋겠다 평소 네게 해준 것도 없는 아비라 멀 바랄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들에 대한 내 사랑이 없어서 그런거아니니까 이해를 해주고 가족 모두가 서로 마음 깊이 위한다는것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낼또쓸께
제목 : 벌써 훈련 1주차가 마무리 되는구나(1월13일 금요일)
어젠 종일토록 네 편지가 왔는지 궁금해서 안양에 확인 전화를 몇번이나 했던지... 낮에는 아직 안왔다고 해서 오늘쯤 올줄알고 생각을 접었는데 저녁에 00가 네 편지 도착을 알려 줘서 참 기뻤단다. 할아버지나 아빠나 그리고 가끔보면 너에게서도 그런걸 느끼지만 우리집 남자들이 좀 무뚝뚝하고 잔정이 없어 네가 편지를 생략하면 어쩌나하고 내심 걱정했거든.. ㅎ 전화로 읽어주는 네편지를 듣고 참 기뻤다. 네 친구들은 떨어져 있어 아쉽기는 하겠지만 조금 지나면 거기 교관님들이 몸소 체험하게해 줄거야. "지금 네 옆에 있는 전우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네 물품은 아직 택배로 안왔던데 ... 오늘 내일 기다려 보고 좀 알아보마. 참 전투수영에서는 통과되었니? 그거 통과 못하면 후반기교육에서 마져 통과해야한다던데. 아무튼 1주차 훈련받느라 고생했고 다음주 훈련을 위해 마음의 준비를 잘하길 바래. 필요한거 생각했다가 편지에 쓰면 다음 면회 때 준비해 가마. 주말 잘지내.
제목 : 훈련 잘 받았니?(1월16일, 월요일)
토요일하고 일요일은 컴퓨터가 없는 곳에 가는라 아들에게 편지를 못했다. 오늘 부터는 옥외에서 훈련을 받는다던데 잘받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그곳이 비록 남쪽이라 덜춥기는 해도 겨울인데 오죽하겠니. 지난번 편지 때에서 말한 것 처럼 입소전에 다짐했던 몸짱만들어 제대하기 목표는 잊지 말기바래~ 비록 춥고 힘든 훈련이지만 옆 동기들도 다하고 또 선배기수들도 다 받았던 훈련인데 00이도 잘 이겨낼것으로 믿는다. 네 편지는 어제 안양에가서 모두 모여 읽었다. 네 소포는 아직 도착을 안했던데 모래까지 안오면 한번 확인은 해바야겠구나. 그리고 네 특기를 의장대로 우선 정했다는데 곧 멋진 의장대 아들을 보기를 기대하마. 할아버지는 의장대 훈련이 힘들텐데 하고 걱정하시는데 모든 것은 반복하고 노력하면 안될 것이 없는 거니까 잘 이겨내서 멋진해군으로 거듭나는 00이었으면 좋겠다. 참 네가 나온 사진은 봤다. 동영상도 보긴했는데 거긴 안나오더라. 오늘도 잘자고 낼 또 편지할께~~
제목 : 00아 미안해 ~(1월17일 화요일 1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아빠가 컴퓨터가 없는 곳에 있다보니 너에게 매일 편지하리라던 다짐을 어겼구나. 그리고 어제는 아빠 차가 말썽을 부려 회사도 하루 쉬고 하루 종일 차수리 공업사를 왔다리 갔다리하다가 하루가 지나버렸어. 아빠차도 이제 아빠 만큼이나 나이가 들어 여기 저기 아픈곳이 생기나보다. 그래도 매일 옆 동기들 편지 읽는 모습에 부러워 하고만 있을 걸 생각하니 무지 미안하구나., 그래서 00에게 편지쓰라고 계속 재촉하고 있는데 몇통이나 쓸지.. ㅎ 계속 재촉하마. 2월4일 면회에는 어머니와 둘이 갈 예정이다. 할아버지는 요새 몸이 조금 안 좋으셔서 같이 못갈 것 같구나. 감기이신 것 같으니 걱정은 안해도 될것 같아. 그리고 교통편은 "해군가족모임"카페에서 어느분이 버스편을 준비해서 그걸 이용하려해. 서울 방배동에서 새벽4시에 함께 출발 할꺼니까 그렇게 알고 혹시 필요한 거 있으면 편지에 쓰도록해. 선배 기수들 부모님이 쓰신거를 참조해서 몇가지는 알아서 준비할게.
제목 : 오늘은 좀 늦었다(1월18일, 목요일)
오늘은 아빠 사무실이 좀 바빠서 아들에게 쓰는 편지가 좀 늦었다. 어제 할아버지가 네 편지가 또 왔다는데 아직 내용을 모르니 답답하구나. 아빠나 어머니한테 쓰는 편지는 앞으로 여기로 보냈으면 좋겠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00동 000-00 000호" 우편번호 426-000“ 어제밤엔 어머니도 인터넷 편지 쓴다고 혼자 낑낑거리던데.. 내일 이거랑 같이 보겠구나. 너 의장대 지원한거 어찌 됬는지도 무지 궁금하고,낼 있을.. 아니 이편지 받을 때면 끝났겠구나 시루봉 행군.. 잘 끝냈는지.. 엄청 힘들지. 아빠 때는 고등학교 때부터 군부대체험도 하고 교련도 하고 또 대학교 때는 전방 철책선에 야간 근무 체험도 하고 군에 갔는데 요새는 그런게 없어서 너희들이 더 힘들꺼야. 그래도 지나고 나니 모든게 아쉽고 그립고한거니까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00이가 되기릴 바라고 아빠는 네가 잘 할걸로 믿고 있단다. 낼 모래면 설인데 같이 있지못해 아쉽지만 훈련은 쉬니 잘지내길바래. 오늘은이만
제목 : 시루봉행군하는 날이구나(1월20일, 금요일)
이편지를 받아 볼 때는 시루봉행군이 끝나고 야교대에서도 돌아왔겠지? 아빠는 점심을 먹고 네 사진이나 동영상이 올라왔나하고 눈 빠지게 해군가족모임카페와 해군교육사령부 카페를 왔다리 갔다리하고 있다. 오늘이 지나면 설이라 훈련도 쉬고 할 텐데 우리는 장손이 없이 설날 차례를 지내야겠구나. 훈련 쉴 때 쓸데없는 일이나 생각하지 말고 네가 가야할 길과 인생 그리고 현재 네가 무엇을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는 시간이었면 좋겠다. 군을 제대하면 이제 본격적인 네 인생항로가 펼쳐질 텐데 배가 항구를 벗어나 큰바다로 나가기 위해 그 배에 연료와 식량을 준비해야하고 또 큰바다에서 할 것들을 준비하고 배가 더 잘 나가기 위해 정비도 해야 하는데 지금 네가 딱 그시기가 아니겠니. 마침 네가 해군이니 큰 바다를 항해할 배에 비유했는데 인생도 하나의 여정이니 지금 네가 그 여정을 준비하는데 얼마니 게으리지 않게 부지런해야하는지는 설명 않해도 알거야. 오늘도 수고많이 했다.
제목 : 시루봉에서 찍은 단체 사진을 봤다(1월21일, 토요일)
오늘은 아빠가 당직근무하는 날이라 이시간에도 사무실에 있단다. 좀 있다가 퇴근할 건데 퇴근하기전에 해군가족모임카페에 올라온 시루봉행군 소대별 사진을보고 이번엔 너를 금방 찾았어. 그리고 자신있는 네 모습과 먼가 뿌뜻한 표정을 짖고 있는것 처럼 보이더라 아빠가 기분이 좋아 질려고 한다. 그런데 다음에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깃발 잡으신 교관님은 다른데 처다보다가 사진에 찍혔다 ㅋ 아무튼 명절인데 훈련소에서 고생이 많다. 그거 알고 지원한거니 만큼 다음 훈련을 위해 휴식도 취하고 연휴기간동안 잘지내기 바란다. 다시한번 얘기하지만 처음 지원할 때 마음과 훈련소 가기전에 가졌던 몸짱 만들기 초심은 잊지 말고 꾸준히 조금씩 해나가기 바란다. 안그러면 나중에 00한테도 놀림된다. ㅎ 몸짱만들기는 네가 여기있을 때 했던것 처럼하지 말고 꾸준히 근육을 키우다보면 근육만 키우는게 아니라 근력이라고 힘을 함께 키우는 거니까 한꺼번에 이룬다는 생각은 절대 오산이다. 내일 또 편지 쓸께~
제목 : 내일이 설인데...(1월22일 일요일)
내일이면 설명절인데 오늘 훈련도 없었을텐데 무엇을했니? 안양에서는 네가 상상하는 것과 같이 모두 모여 전도 부치고 설음식만드느라 분주했다. 전에는 네가 있어 아빠가 별로 할일이 없었는데 오늘은 네가 없이 어머니와 아빠가 주로 많이 했단다. 네가 좋아하는 새우 튀김과 동그랑땡도 했는데 진작 큰아들이 같이 없어 조금 서운하구나. 그래도 남자라면 누구나 해야할 일이고 이런걸로 다시 세상에 나가서도 헤쳐나갈 수있는 용기와 기상을 깨치는 거니까 힘내서 훈련 잘 받고 군생활 씩씩하게 해내길 바란다. 이 정도도 못해내면 더 험난한 세상살이 어떻게 하겠야는 각오로 임하면 00이도 잘해낼것으로 믿는다. 처음으로 명절에 떨어져서 있다보니 더 생각나고 보고싶구나. 명절인데 가족과는 함께 못해도 전우인 옆 동기들과 즐거운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참 네가 시루본 행군하고 찍은 소대사진 봤다. 고생 많이 했다. 너희 조교님 사진 찍을 때 옆 깃발 쳐다보시더라 의도적이신지 조금 궁금하고 웃겼어
제목 : 새해 복만히 받아라(1월23일, 월요일)
오늘은 임진년 설날인데 아침에 떡국은 먹었니? 우리는 할아버지 할ㅇ\머니 어머니 00 이렇게 5명이서 차례를 지내고 막 아침 먹었다 00가 아침 부터 윳놀이를 하자고 해서 잠깐 놀고 아빠는 우리 큰아들 생각이나서 너에게 편지를 쓰게 되었다. 군인의 몸이라도 설날인데 떡국은 먹었는지. 해군가족카페를 보니 아침에 각자 고향을 향해 새배를 드린다고 했는데 너도 했겠지? 아빠는 차례를 지내며 조상님들께 우리 태현이 건강하게 군생활 끝내게 해달라고 기원하면서 절을 했다. 오늘 내일 설 연휴에 훈련 받느라 힘든 몸 잘 쉬고 다시 나머지 훈련 잘 받어. 또 이야기하는 거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다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이 되는거니까 그 시간을 충실하게 지내기 바래 그리고 너 의장대 어떻게 된건지 궁금하다 답장 줘라. 네 개인 물품은 소포로 안보내고 면회 때 가져오는거로 변했다는거 안다 내일은 편지 쓸 시간이 ㅚㄹ지 모르겠지만 아므튼 또 편지 쓸께. 잘 지내~
제목 : 여긴 춤고 눈도 왔는데(1월25일, 수요일)
오늘 아침에 깨어보니 눈이 와서 길이 조금 미끄럽더구나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추워진 날씨는 여전히 춥고 오늘 점심시간이 지나니 조금 기온이 오르는 듯하다. 진해 훈련소는 어떠니? 여기 보다 따뜻한 곳이라도 훈련소라는 특수환경과 훈련병이라는 특수상황으로 많이 추울거야. 그래도 지금쯤이면 군기로 이겨 낼수도 있겠지? 남자가 군대 갔다오면 진정한 남자로소 그리고 어른으로 대접 받는 이유가 힘들고 어려운 고비를 무사히 이겨 냈다는 것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거야. 울 아들도 조금 있으면 남자로서 어른으로서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기에 아빠는 기대가 된단다. 여태까지는 스스로 헤쳐나가기에 조금 부족한 사회일원이었지만 군을 마치면 당당한 사회인의 한사람으로 자리메김할 수 있는거니까 그때까지는 훈련 잘 받고, 또 부대배치를 받고 거기서도 슬기롭게 잘 이겨내면 사회에 나와서 못할 일이 없는 자신감도 생기는 것이지. 설명절이 지나니 면회일이 훌쩍 가깝게 다가왔구나. 많이 기다려진단다.
제목 : 오늘 훈련은 어땠니?(1월26일, 목요일)
오늘은 어제 너희 내무반에서 찍은 사진을 봤단다. 설날 사진이 안나와서 궁금했는데 대신 내무반 사진이 나와서 반가웠다 늦은 시간까지 사진 올려 주시는 분 덕에 훈련병 가족들의 보고 싶고 애타는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 것 같다. 너는 여러명이 찍은 사진만 나오고 개별 사진엔 안나오더라 아빠가 얼굴 디밀라고 그리 말했는데 그게 쉽지 않은 모양이구나 훈련병으로 벌써 3주차 훈련을 받고 다음주면 마지막 훈련한 모든 걸 평가 받는 주가 되는구나. 물론 다들 잘 할 거로 믿고 훈련이 끝나고 면회하는 날만 기다려 진다. 지난 기수 부터 면회가 부대에서만 하지 않고 창원까지는 영외 면회가 된다니 마산이나 진해, 창원등지에 가볼만한 곳을 알아보려고해. 네 앞기수 면회한거 보니 먹고 싶은거 먹고 목욕탕도 가고 관광지도 가고 필요한 물품 사러도 다니더라 그러다보니 면회시간이 끝나나봐 참 너 편지 쓸때 글씨는 좀... 연습을 해야겠더라 어째 그런거는 아빠를 닮는다니ㅎ 오늘도 잘자~
제목 : 벌써 3주차 훈련 마지막 날이구나(1월27일, 금요일)
훈련소 문을 통과해 들어가던 네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벌써 어느덧 3주차 훈련을 마쳤구나. 날씨도 추운데 훈련 잘받고 있어 고맙고 대견하다. 몇년전 네가 키도 크고 고등학교도 들어가서 이제 어른이 된거나 다름 없다며 네 행동에 간섭을 피하려다 아빠가 크게 화를 낸거 기억하니? 이제는 네가 훈련을 마치고 나면 진정한 군인이 되고 사회의 중요 일원이되지. 그러다 제대를 하게 되면 너는 집안의 장손으로서 네 개인은 물론 우리 가족들의 중요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거야. 그 준비를 이제 부터 마음으로라도 단단히 먹어야하는 시기가 된 것 같아. 아빠와 어머니는 점점 나이가 들어 이제 스스로를 지키기에도 벅차다는 생각을 가끔한단다. 이제는 너의 시간이 시작된거니 자신과 주변 가족을 지키는 힘과 능력을 스스로 계발해야해. 사회는 이 훈련들 보다 더 냉혹하고 어려운 거이니 이제 마지막 대비하는 마음을 다지기 바란다. 언제나 믿고 응원하는 가족들을 잊지마. 아들 화이팅~!
제목 : 훈련3주차 마지막날(1월28일, 토요일)
다음주 이시간이면 너를 볼수 있겠구나. 설 연휴 후로 동영상과 사진들이 매일 올라와서 그 속에 아들 찾는라 눈빠지게 쳐다보는데 너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구나. 아들 얼굴도 못알아보냐고 책망할까바 보고 또보고 한다. 훈련받는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많이 힘들겠구나하고 짠한 마음에 우울하기도하고 동영상 속 웃는 모습들에 아빠도 따라 웃기도한단다. 아마 이걸보고 아들바보라고 하는지.. 부모 마음은 다 똑 같을거야. 유난히 여린 네가 저런 훈련받다가 눈물을 흘렸다는 네 편지에 아빠 마음이 무너진다. 그래도 한층 강한 남자로 거듭나려면 격어야하고 이겨내야할 과정이라 생각하면서 아빠 스스로 위로를한다. 가끔 진정한 군인으로 변한 너를 만나는 모습을 그려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걸 느끼곤 한다. 아빠 생각엔 네가 감성적인 면이 참 많다고 생각해. 그러면서도 주변에 잘 조화 되고 남을 배려할 줄도 알고 그런 너를 믿고 항상 응원한단다 너에겐 그런 가족들이 있는거 잊지 말기를 바라고 힘내 화이팅~
제목 : 어제는 할머니 생신이었다(1월30일, 월요일)
작년 할아버지 생신 때 횟집에서 똑같이 밥을 먹으며 가족들이 모여 할머니 생신을 축하해드렸단다. 장손이 없으니 서운하지만 네가 편지로라도 축하해드렸으면 좋겠다. 아침에 보니 너희 훈련모습이 매일 올라오는데 네 사진은 당최 볼수가 없구나 ㅠㅠ 많은 사람을 찍어서 올리다보니 그럴수 있다고 위안하며 다른 네 동기들 모습을 보면서 너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쪼~끔은 서운하다. 이번주말에 면회가기전에 준비물을 챙기는 주가 되겠다. 면회를 하고 어디로 갈지도 연구를 좀 해봐야겠고 다른분들이 추운데 밖에 다니지 말고 온천이나 모텔 같은데 가는걸 추천하더라. 또 서울에서 공수부대나온 아빠 사촌동생 기억나지 그 가족이 부산에서 진해로 너를 보러 오신다던데 그건 그때가 봐야 알겠고 그상황에 갈곳도 생각을 해보마. 암튼 체력단련사진과 종교활동 사진을 두번씩이나 봤는데 너를 못찾아서 서운하지만 네가 잘 적응하고 있을꺼라 믿고 수고했다. 시간이되면 설날 네 사촌들이 보낸 편지에도 답장을 쓰면 어떨까?
제목 : 의장대 선발을 축하한다(1월31일, 화요일)
어제 네 편지를 받고 의장대에 선발이 확정된걸 알았다. 다른 부모님이 185cm이상 3명만 됐다고해서 넌 어떻게 된건지 궁금했거든. 해군가족모임 카페에선 아들이 의장대라니 부러워하더라 멋진 해군 의장대가 될거라고 축하도해주고. 사실 아빠는 조금 걱정이 앞서기는해. 네가 그렇게 튼튼하고 체격이나 체력이 좋은건 아니잔어. 그래도 우리나라 해군을 대표하는 의장대라니 자랑스럽고 멋진 모습을 기대해. 네가 전에 다짐했던 몸짱이 되는거 절대 잊지 말아 이건 네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수도있고 가장 큰 선물이라 생각해. 또 어제 정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오늘 봤다 눈물이 핑 돌뻔했다. 1번 부터 4번까지 덩치와체격이 큰 네 전우들에 비해 네가 작아보이니 아빠마음이 무척 아프더라. 나중에는 그 친구들보다 더 좋은 몸으로 제대하는 00이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사진으로보니 네가 좀 긴장을 하는 것 같아. 지나친 긴장은 군생활에 도움이 않되니 많이 어려울 땐 교관님들께라도 꼭 의논하도록해.
제목 : 오늘 종합평가사진도 벌써 봤다(2월1일, 수요일)
인터넷편지가 전달되는게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내일도 쓸거야. 군월급을 적금들겠다는 생각은 기특하구나 아빠가 너나 민규에게 많이 해주지 못한것 때문에 항상 마음에 걸리고 또 너희들이 새어머니를 기꺼이 잘 받아주어서 고마운데 네가 얼마안되는 월급으로 적금까지 들겠다니... 그런네가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한켠으로는 미안하다. 우리 집안의 장손으로도 자랑스럽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하 모든 가족들이 그런 네가 자랑스러우실거야. 앞으로 군에서 제대하면 그 가족들이 너를 더 어른스러워하고 믿음직스러워 할거로 생각한다. 그리고 면회일에는 단체 버스로 9시에 도착해서 4시에 출발한다더라. 네 친구들과는 그날 아침에 서로 조절을해보자. 아빠엄마는 너 복귀할때까지 거기있어야해. 버스로가시는 분들이 오후에는 단체로 움직이는거를 생각하나보던데 그것도 그때 결정하자. 오늘 종합평가도 끝나고 이제 정모수여식만 남았구나. 훈련받느라 고생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얘기해본다 아들! 사랑한다.
제목 : 훈련소 인터넷편지는 이게 마지막이겠구나(2월2일 목요일)
이편지가 제대로 전달될지는 모르겠지만 낼 오후에 전달해준다니 일단 쓰고봐야겠다는 생각이드는구나 아빠와 악수하고 입영한게 어제 같은데 낼이면 훈련을 마치고 자랑스러운 계급장을 정식으로 달게되는구나. 4주동안의 훈련을 이겨낸 태현이가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믿음직스럽다. 또 대한민국 해군을 대표하는 의장대로서 제 역활을 다하는 모습을 미리 그려보며 조금은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란다. 선배들의 가르킴을 잘 따르고 열심히한다면 자랑스런 해군의장대가 못될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네 군생활이 네 인생에 있어 전환점으로 삼아 새로운 네 인생을 설계할수있는 계기가 되었으면해. 원래 성격이 착하고 성실한 태현이이지만 의지력은 조금 약했던것 같아.강한 군인 정신을 통한 늠름한 아들을 기대해 본다. 토요일 면회는 단체버스로 어머니와 같이 가니 그리알고 외출해서 할일은 만나서 얘기해보자꾸나. 내아들아 사랑한다
PS:그동안 애써주신 해군교육사령부 모든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전합니다.
첫댓글 부디 건강히 군생활 하길 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