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이런 것이야”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 원주민 아이들에게 게임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근처 나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탕 한 바구니를 매달아 놓고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 그것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하며 아이들을 줄 세워놓고 '시작'을 외쳤다. 그런데 아이들은 각자 뛰어가지 않고 모두 손을 잡고 가서 그것을 함께 먹었다고 한다. 인류학자는 아이들에게 “한 명이 먼저가면 다 차지할 수 있는데 왜 함께 뛰어 갔지?”하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우분트(UBUNTU)”라고 외치면서 이렇게 말했다.“다른 아이들이 슬퍼하는데 어떻게 혼자서 행복할 수 있어요?”“우분트”는 아프리카 남아공 원주민과 짐바브웨이 원주민이 사용하는 말로“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라는 의미로서, 문법적으로는“사람다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우분트에 관한 내용은 예전에 설교와 묵상을 통해서 나누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나는 이 우분트에 대한 내용을 충남교육청이 주최하고 홍성교육지원청이 주관한“충남 자유학기제 생생 토론회”에 학부모 토론자로 나가면서 그 자료집에 발제한 글에도 이 내용을 지면에 할애했었다.
이 내용을 이렇게 여러 곳에서 자주 말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이것이 오늘날 옆에 사람을 이겨야만 살아남는 현 경쟁 중심의 교육에 대하여, 교육은 그것이 아니며 나아가 우리가 살아갈 삶이 그런 삶이 아님에 대해 일종의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주에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실제로 이 우분트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난 9월 20일 경기도 용인의 양지면에 위치한 제일초등학교 가을운동회 때 장애물 이어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달리던 아이들이 결승을 앞두고 모두 멈춰서더니 꼴찌로 달리던 친구의 손을 잡고 모두 같이 골인한 것이다.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한 것은 달리기를 하면 언제나 꼴찌를 하는 같은 반 친구를 위해서였다. 그 친구는 지체장애 6급으로 연골이 자라지 않는 '연골 무형성증'을 앓고 있는 친구였다.
아이들이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은 "기국이에게 마지막 운동회인데 어떻게 할까"란 담임선생님의 고민이 있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아이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어 이런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눈시울을 적셨다. 이것이 바로 교육의 효과가 아닐까? 평소 "교육은 결국 함께 손잡고 같이 걸어가는 것"이라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선생님에 의해 아이들에게도 이런 정신이 심겨졌고, 그로 인하여 이렇게 아름다운 일이 생겨났으니 말이다.
제일초등학교 6학년 2반 아이들이 너무 부럽다. 그리고 귀한 일을 보여줘서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의 의미를 다시금 일 깨우친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