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7일 벌초 체험 두 가지
1. 예초기 사용 중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 경우의 한 가지가 무엇인지를 알았습니다.
예초기를 사용할 때 사용자가 빨간 버턴을 눌러 시동을 끄고 나서의 재시동은 식은 죽 먹기로 쉽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장애물로 예초기가 억지로 시동이 껴졌을 때는 장사의 힘으로도 발동 걸기가 어렵다. 그 이유는 휘발유가 엔진 실에 남아있고, 없고의 차이다. 즉, 사용자가 끄고 싶어서 멈추게 했을 때는 엔진 실에 휘발유가 남아있어서 재시동 스파크가 쉽게 일어나는 반면에 엔진이 예기치 않은 상태에서의 멈춤은 엔진실로 휘발유를 뿜어주는 장치에서 뿜어주지 않는 원리로 시동을 멈추기 때문에 엔진 실에 기름이 없게 되는 상태라 재시동이 여의치 않게 된다. 손으로 푹 푹 눌러서 기름을 올려주는 누름버튼 작동을 서너 번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리 알지 못하면, 기계고장으로 오인하여 예초기 수리 센터로 들고 가기 십상이다. 내가 그랬다. 27일 새벽 갑배 증조할머니 산소에 1차로 풀을 치다가 뭣에 걸려 시동이 꺼졌다. 내친 김에 벤 풀을 갈퀴(까꾸리)로 말끔히 걷어내고 나서, 아무리 시동을 걸어도 안 되었다. 기름 공급 누름단추를 많이 눌러보았어도 허사였다. 하는 수없이 후포 계양공구대리점으로 갔더니, 기름이 제대로 엔진 실에 보내져 있지 않은 상태니 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며 무료로 서비스를 해주었다. 혼자 알고 있기에는 아까운 정보라 널리 공유하고 싶다. 즉, 당황하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기름 공급을 충분히 해주고 나서 와이어를 당기는 요령이 필요한 것이다.
2. 견인과 구난의 차이
차량 바퀴가 정상 도로가 아닌 곳에 빠져서 빼내어 주는 구급요청을 가입한 보험사로 요청할 때 흔히 견인으로 요청하기 쉽다. 그러나 ‘견인’이 아니라 ‘구난’ 요청으로 ARS 자동 응답해야 한다고 한다.
내 차가 그랬다. 8월 27일 벌초를 잘 마치고 다음 날 일어났더니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이 가뭄에 단비였고, 나도 좀 쉬어라고 하나보다며 아침을 먹고 나서 뭘 할까 생각했더니 ‘갑배에 올밤을 주워왔으니 강 건너 밤나무 밭에도 가보아라.’는 전날 저녁의 아버님 말씀이 생각났다.
긴 옷에 장화를 신고, 올밤을 주우러 갔는데 비가 많이 오자 최대한 멀리 차를 타고 가서 주차했다. 막상 밤 밭 현장에 가보았더니 밤송이 하나 떨어져 있지 않았다.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데 후진하면서 창문을 내려 차바퀴 상태를 잘 살펴가며 후진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무성한 풀과 길로 뻗어나온 아카시아 가지 나무들이 후진 경고음에 정신이 혼미한데다가 커버 길을 비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백미러를 보며 후진하다보니 차량 앞바퀴를 낭떠러지에 빠트리고 말았던 것이다. 운 나쁘게 뒷바퀴마저 빠졌으면 큰 불행을 만들 뻔했다. 가입해놓은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서 견인을 부탁했다. 그런데 출동 요청받은 울진 기사가 나의 정황설명을 듣고 나서는 ‘견인’이 아니라 ‘구난’으로 보험사에 재요청하란다. 가뜩이나 긴장된 상태에서 화가 났지만 참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자동응답기에 참을성 있게 키 번호로 응답하다가 당직 직원과 겨우 연결이 되었다. ‘구난’ 조치 수습에는 경비가 추가로 발생된다는 이야기였다. 어찌하랴.... 내 실수를 수습하자면 .....
큰 차량은 필요 없고, 흔한 일반 견인차가 앞에서 당겨주면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항변하였으나 기어코 큰 차를 보내었는가 보았다. 4톤가량 되는 구난 수습차가 현장에 도착하였으나 접근에 문제가 있다며, 결국 자신의 차로는 감당할 수 없고, 포크레인을 불러서 조치하란다.
다행히 지난 늦가을 어머님 산소를 만들 때 수고해주셨던 안 기사에게 전화를 해서 무난히 조치하였고, 경비는 실비로 십 만원만 달란다고 말해주어서 얼마나 고맙던지 그 와중에 함박웃음이.......
안 기사는 참 친절도 하였다. 현장 조치가 끝났는데도 바로 가지 않고, 현장보강조치와 강과 도로가 연결된 유실 도로 등 몇 곳을 누가 뭐라 카지 않았는데도 성의껏 자원봉사로 한 시간 가량을 추가로 작업해주고 떠났다. 올 때도 집에서 바로 오지를 않았고, 기성 현장에 있는 포크레인을 가서 싣고 와서 조치해주었단다. 견인과 구난의 차이에 앞서 결국은 사람이 핵심이자 진정 보배였던 것이다.
나도 평해 안 기사 처럼 살고 싶다.
첫댓글 좋은 정보 고맙네.
아울러 벌초등 여러가지로 수고를 너무 많이하는 별과바람 내외에게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하네.
냇가에 강물도 흐르지 않은 가뭄이었는데 그냥 우산 쓰고 갔으면 그런 곤혹스러운 일은 피할 수 있었겠지요.
그 무엇에 사로잡혀서 늘 하던대로 하였던 것이 평생 잊지 못할 에피소드를 수놓았습니다.
아버님 생신날 저녁에 뵙겠습니다. 온 가족 평안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인생사에서 귀중한 경험 특히 실패하거나 실수한 경험이 큰 재산이다는 말이 실감나는 사례이네! 수고 많았네.
걱정할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더랬다가
형님과 통화되면서 속을 비웠더랬지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10초 생각 후 행동을 결정하는 습관을 길러보겠습니다. 살아가는데 늘 용기를 북돋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엔지니어들은 자기가 다루는 기계설비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조심하시고 "뛰기전에 앞을 보라"는 명언을 이번기회에 다시 생각 해 봐야 하겠네.
뭔 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 앞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되더군요.
그런 행동하기 직전에 대구 맏형님께서 비오는 날 벌초하지 말라는 전화가 와서 쓸데없는 생각이 많았더랬습니다. 그기에다 차에 올라타기 직전에 부산 장조카님(준성 아빠) 전화를 받고 기분이 붕 뜨서(상석을 제작 주문해주어 고맙다는...) 보다 차분하게 살도록 노력할게요!!
예초기 글 내용에서 강조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는데 강제로 기계 엔진이 끄졌을 때 오래 지체하면 할 수록 발동 걸기가 힘든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엔진실이 식었을 때보다는 뜨거울 때 시동이 성공하기 쉽다는 상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