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3위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 씨앤앰이 미래부 고위공무원에게 룸살롱과 골프 향응을 제공했다는 씨앤앰의 대정부 접대비 자료가 유출됐다. 씨앤앰은 미래부 관료들을 만난 것은 사실이나 로비 목적의 접대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일시, 장소, 참석자, 모임목적, 비용 등이 상세히 적힌 내부문건이 대거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씨앤앰 불공정행위 관련 기자회견에서 씨앤앰의 접대비 지출자료(접대비 품의서 및 지출결의서 촬영 사진)를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씨앤앰은 지난 3월과 5월 미래부 관료에게 골프와 룸살롱 접대를 제공한 것으로 나온다. 은수미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경영 위기를 이유로 수십 명의 하청 노동자를 해고한 씨앤앰이 음지에서 미래부 공무원을 상대로 골프, 룸살롱 접대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3월29일 씨앤앰 전략부문장(CSO) 성낙섭 전무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김정수 사무총장(방송통신위원회 서기관 출신), 미래부 박윤형 방송정책진흥국장(방송진흥기획관, 2급)과 함께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지현리에 있는 베어크리트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품의서에 나와 있는 이 자리 목적은“방송산업발전에 대한 최신동향 및 타사업자 8VSB 허용시 발생되는 문제점 공유 등 대응방안을 논의” 간담회로 돼 있다. 성낙섭 전무가 법인카드로 계산했는데 결제금액은 87만7천 원이다. ‘업무상 접대비’로 돼 있다.
▲ 씨앤앰의 5월8일 룸살롱 접대비 품의서를 카메라로 촬영한 것. (자료=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 기사에 거론된 인사를 제외한 이름은 모두 블라인드 처리.) |
5월8일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룸살롱에서 접대가 이뤄졌다. 씨앤앰이 “방송정책 제도 관련 각종 현안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로 장영보 대표가 직접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성낙섭 전무, 케이블협 김정수 사무총장, 미래부 이아무개 뉴미디어정책과장이 참석한 것으로 나와 있다. 씨앤앰은 비용 117만 원을 법인카드로 계산했다. 재출결의서 상 항목은 ‘회의비’다.
씨앤앰은 이 같은 간담회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접대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성낙섭 전무는 홍보팀을 통해 “지인과 급하게 날짜를 잡아 운동을 하기로 하고 한 사람씩 더 데려오자고 했는데 마침 지인과 같이 온 사람이 미래부 박윤현 국장이었다”고 해명했다. 룸살롱 접대에 대해서는 “룸살롱이 아니고 술을 파는 카페에 간 것”이라며 “특히 미래부 과장은 1차 식사를 마치고 직접 운전해 귀가했고, 남은 세 사람이 한 자리인데 품의서에는 당일 모임 참석자들을 모두 기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씨앤앰 하도급업체 3곳은 ‘업체 변경시 전원 고용승계을 위해 노력한다’는 원청과 노동조합(희망연대노동조합 및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간 합의를 어기고 ‘일대일 면접에 선별 고용승계’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탓에 7월1일자로 74명이 계약만료로 해고됐다. 이들은 현재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서울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 뒤편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 씨앤앰의 3월29일 골프장 접대비 품의서 파일을 카메라로 촬영한 것. (자료=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 기사에 거론된 인사를 제외한 이름은 모두 블라인드 처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