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일부 인정된 죄명 : 횡령)
[대법원 2002도2939 2002. 10. 11.]
【판시사항】
[1] 목적,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에 관한 횡령죄의 구성
[2] 공소장이 변경된 경우 공소시효 완성 여부의 기준시점
[3]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되는 법정형(=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
[4] 포괄일죄의 공소시효 기산점
[5] 공소사실의 특정 정도
【판결요지】
[1] 목적,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서, 특히 그 금전의 특정성이 요구되지 않는 경우 수탁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지 않고 필요한 시기에 다른 금전으로 대체시킬 수 있는 상태에 있는 한 이를 일시 사용하더라도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고, 수탁자가 그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다른 용도에 소비할 때 비로소 횡령죄를 구성한다.
[2] 공소장 변경이 있는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고 공소장 변경시를 기준으로 삼을 것은 아니다.
[3]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그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이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된다.
[4] 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5]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범죄의 일시는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는 정도로 기재하면 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요소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더구나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또한,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1] 형법 제355조 제1항
[2] 형사소송법 제249조 , 제298조
[3] 형사소송법 제249조 , 제298조
[4]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5]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0. 1. 23. 선고 89도904 판결(공1990, 583),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462 판결(공1994하, 2674),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도2076 판결(공1995하, 3832),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1도1779 판결(공2002하, 1448)
[2]
[3] 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1도2902 판결(공2001하, 2146)
[2] 대법원 1981. 2. 10. 선고 80도3245 판결(공1981, 13706), 대법원 1982. 5. 25. 선고 82도535 판결(공1982, 623), 대법원 1992. 4. 24. 선고 91도3105 판결(공1992, 1770),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도4014 판결(공2002상, 607)
[4]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도1088 판결(공1996하, 3493)
[5]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도1680 판결(공1995상, 531), 대법원 1997. 8. 22. 선고 97도1211 판결(공1997하, 2970), 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2119 판결(공2001상, 208),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415 판결(공2001상, 813), 대법원 2002. 6. 20. 선고 2002도807 전원합의체 판결(공2002하, 1750)
【전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한상철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5. 24. 선고 2002노218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130일을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1. 횡령죄에 대하여
가. 목적, 용도를 정하여 위탁한 금전은 정해진 목적, 용도에 사용할 때까지는 이에 대한 소유권이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으로서, 특히 그 금전의 특정성이 요구되지 않는 경우 수탁자가 위탁의 취지에 반하지 않고 필요한 시기에 다른 금전으로 대체시킬 수 있는 상태에 있는 한 이를 일시 사용하더라도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고, 수탁자가 그 위탁의 취지에 반하여 다른 용도에 소비할 때 비로소 횡령죄를 구성한다( 대법원 1995. 10. 12. 선고 94도2076 판결, 2002. 5. 10. 선고 2001도177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판시 일시·장소에서 피해자들로부터 토지를 매입하여 주겠다는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받아 보관하던 중 김태용의 금원 1억 4,400만 원을 1997. 5.경 피고인이 건축하는 자동차매매센터 건축비용 등에 임의로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고, 이원재의 금원 2억 4천만 원과 조남수의 금원 6천만 원을 1996. 12.경부터 1997. 1. 말경까지 사이에 주식매입 등에 임의로 소비하여 이를 소비하였다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위 금원의 임의소비 시점 등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횡령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나. 기록에 의하면, 검사가 2002. 1. 12. 피고인이 피해자 김태용, 이원재, 조남수로부터 토지를 매입하여 주겠다고 속여 토지대금을 편취하였다는 내용을 공소사실로 하여 사기죄로 공소를 제기하였다가 2002. 5. 14.에 이르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위 가항 기재와 같은 내용의 횡령죄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원심법원은 2002. 5. 14.에 열린 제4회 변론기일에서 검사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허가한 후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공소장 변경이 있는 경우에 공소시효의 완성 여부는 당초의 공소제기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고 공소장 변경시를 기준으로 삼을 것은 아니고( 대법원 1982. 5. 25. 선고 82도535 판결, 2002. 1. 22. 선고 2001도4014 판결 등 참조), 공소장변경절차에 의하여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그 법정형에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법정형이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된다고 보아야 하며( 대법원 2001. 8. 24. 선고 2001도2902 판결 참조), 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도1088 판결 참조).
그리고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범죄의 일시는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는 정도로 기재하면 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요소들에 의하여 공소사실의 특정을 요구하는 법의 취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데에 있는 것이므로, 공소사실은 이러한 요소를 종합하여 구성요건 해당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위의 정도에 반하지 아니하고 더구나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그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또한 그에 대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그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도1680 판결 등 참조).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에 대한 변경된 공소사실인 횡령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이어서 범죄행위의 종료일로부터 5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그 공소시효가 완성되는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하에 동종의 수법으로 피해자 이원재, 조남수에 대한 횡령행위를 일정기간 반복하여 행하였다고 보여져 이는 각 포괄일죄로서 그 범행종료일이 각 1997. 1. 말경이라 할 것이고, 피해자 김태용에 대한 횡령죄의 종료일은 1997. 5.경이므로, 위 각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로부터 5년이 경과하기 전인 2002. 1. 12.에 최초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가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여 위 공소 제기 당시 변경된 공소사실인 횡령죄에 대하여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며, 기록 및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공소시효와 관련하여 공소사실 기재의 횡령 일시를 그대로 인정한 조치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에 위 횡령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음을 간과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사기죄에 대하여
원심판결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의 채용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 사기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또한 그 이유가 없다.
3. 양형부당에 대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징역 2년 6월의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 있어서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유는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