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AP=연합뉴스) 미국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유명 연극 '누가 버지니아 울
프를 두려워하랴'의 원조 여주인공 마사역(役)으로 1960년대 브로드웨이를 평정했던
독일 출신의 여배우이자 연기 지도자 우타 하겐이 15일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사
망했다. 향년 84세.
독일에서 미술사학자인 아버지와 오페라 가수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겐
은 7살때 위스콘신 대학의 교수직을 맡은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후 어렸을
때부터 연기에 재능을 보였다.
고전문학과 예술에 익숙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하겐은 15살때는 이미 셰익스피
어, 몰리에르, 체홉, 오닐 등 모든 고전 극작가들의 작품에 통달했다.
1937년 `햄릿'의 오필리아역으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고 1938년 안톤 체홉의 '
갈매기'를 첫 제작하기도 했다.
그녀는 고전극 뿐 아니라 올비, 클리포드 오데츠, 테네시 윌리엄스 등이 쓴 현
대극에서도 빛을 발했으며 1962년 '누가 버지니아 울프...'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대성공을 거둔 후 5번이나 토니상을 받는 등 최전성기를 맞았다.
하겐은 연극 오델로에서 데스데모나 역을 맡을 당시 이아고 역이었던 유명 배우
호세 페레와 1938년 결혼해 화제를 낳았으나 딸 하나를 두고 1948년 이혼했다.
그녀는 연기활동과 함께 1947년부터 허버트 베르그호프와 HB 스튜디오를 설립해
연기실기와 이론을 가르치는 후진양성에도 주력했고 1951년 베르그호프와 재혼했다.
그녀가 지난 1991년 펴낸 '배우를 향한 도전'이라는 책은 지금도 전세계 배우
지망생들의 필독서가 되고 있다.
하겐은 지난 2001년 뇌졸중 이후 건강이 악화됐다고 스튜디오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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