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귀찮아하는데 성정모군의 "후기들 좀 쓰세요!!" 한마디에 후기 써봅니다.^^
교육일자: 2012년 4월 7일~ 8일
참가자: 유선생님과 18기( 토요일 8명, 일요일 3명)과 선배님들 (정확한 인원은 잘... 그냥 많은 선배님들)
교육장소: 원주 간현암
교육전날인 금요일 저녁 8시를 몇분 넘긴 시각.
난 여지없이 전 주 교육때의 마음과 다르게 더탑 차량에 타고있다.(이건 시작을 했으니 해야한다는 오기일까? 아님 나의 무의식 어디선가 뭔가 재미가 있을꺼 같다는 기대를 하고 있는걸까? 암튼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 창밖으론 유난히 밝은 보름달이 보이고 DJ유가 선곡하신 음악을 들으며 ( 러블리 선배님이 우리에게 노래 저장된 USB 있냐고 물으신다. 유샘이랑 엄청 친해보이는데 뮤직코드는 좀 안 맞으시나 보다. ㅋㅋ) 치킨냄새 진동하는 차를 타고 1시간 40분 가량 운전해 간현유원지에 도착.
4월이지만 밤공기는 여전히 차다. 하지만 우리를 맞는 아늑한 러브 하우스~
우리 기수의 섬아저씨, 전 주에 엄청 자신있는 얼굴로 우리를 위해 본인이 준비 좀 해오겠다고 하시더니만.. 와우~ 넓은 텐트와 발전기로 돌리는 난로와 전등, 그밖에 풀셋팅된 캠핑장비들. 캥핑을 잘 모르는 나도 예사롭지 않음 규모에 감탄이 절로 난다.
일단 추운 날씨를 고려해 민박집 큰방( 노련하신 유샘이 10만원짜리 방을 7만원에 계악하심) 하나를 잡아놓고 따뜻한 텐트안과 모닥불을 피운 야외에서 야식과 선배들이 작년 산행중에 따서 담갔다는 마가목주, 맥주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눔.. 아.... 아직은 많이 어색하다.. 어색도하고 다음날 7시부터 교육을 하신다니 빨리 자야한다는 생각에 교육생들은 12시쯤 먼저 민박집으로 향한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서 선등까지하는 선배님들! 체력 진짜 놀랍습니다.~
토요일 아침 7시. 어제 말씀대로 아침 안먹고 7시에 바위앞에 집합.
선배님들이 줄깔기 위해 선등하시는데 손 시렵다고 난리시다. 선배들이 저 정도면 어느정도로 차갑길래.. 일단 겁부터 먹는다.
오전교육은 초보자를 위한 9개 코스로 1피치를 오르락 내리락 하고 밑에서 빌레이를 보는 수업.
선생님은 기수끼리 친해져야 한다고 파트너를 바꿔서 정해주신다.
난 우리기수 막내 태신씨와. 전날 밤 어찌어찌해 바닥에 굴렀단다. 어깨 아파서 잘 못하겠다고 하더니만 긴팔과 다리를 이용해 성큼성큼 잘 올라갔다 내려온다. 저번주 슬랩과 다르게 할만하고 재밌다고 엄청 좋아한다.
이번엔 내가 등반할 차례.
태신씨 등반을 볼때처럼 쉽지만은 않고 진짜 바위의 차가움에 손가락이 얼어서 감각이 없어졌지만 그동안 암장 홀드에 익숙한지라 음.. 이정도는 할만한데~ 암장이랑 가장 비슷한 자연암벽이라더니... 다른 동기들도 전 주와 다르게 재밌어하는 모습.
정모랑 섬아저씨, 병건씨는 선배들이 잘한다면서 엘리다라는 좀 어려운 바위도 등반 시키시고 그 옆에 깍쟁이라는 바위도 등반시키는데 그 바위는 이름처럼 쉽지 않은가 보다.. 우리기수들은 중간에 힘 다 빼고 포기.
아무튼 오전은 뭐 그런대로 다들 흡족하게 교육을 끝내고 11시경 아침 겸 점심을 먹기위해 민박집으로~
벌써 선배들이 밥이랑 배추된장국까지 다 끓여놓으시고, 각자 싸온 밑반찬과 오성천 동기님이 전날에 있었다는 회사 야유회에서 가져온 고기까지 구워서 정말 만찬을 즐김. 유샘은 이번 기수 다들 알아서 먹을거리 잘 싸온다고 칭찬하신다. 강샘이 교육 잘 시키셨다고 좋아하시면서.^^
여기까진 참 좋았는데.....
오후수업은 12시부터 4시까지 3피치를 멀티로.(으... 전 주에도 위에서 빌레이 보는거 엄정 정신없고 무서웠는데 저 높은데까지..)
일단 우리조는 교육생 넷과 선배님들 5명으로 난 4번째 듬반자.
1피치도 왜이리 높은지.. 그래도 선배님들과 동기 병건씨는 수월하게 잘 올라간다. 나도 어느정도까지는 내 힘으로 올라가겠는데 윗부분에서는 힘들다.. 계속 버벅대니 위에서 자일 당겨줘서 겨우겨우 올라감... 이런 민폐를..T T
1피치에서 확보하고 다음사람 빌레이 봐주고 다음 2피치를 향해 등반준비를,
이번에도 자일 왜이렇게 사렸냐고 종신선배님 몇번이나 뭐라하신다.. 2번째까지는 나도 " 자일 잘 사렸는데 넘겨줄때 꼬였어요!"라고 박박 우기다가 3번째 또 뭐라하실땐 죄송하다고 하니 그제서야 넘어가시네. (다음기수분들~ 자신의 실수는 쿨하게 인정하세요! 그래야 3번 들을꺼 1번에 끝나요.ㅎㅎ)
2피치를 향해~ 이런.. 이 코스는 짧지만 더 만만치 않네.. 몇번이나 떨어지고.. 당췌 어떡해 올라가야하는지.. 진짜 울고 싶은데 옆 코스에서 정모도 마찬가지로 엄청 힘들어하니 조금은 위안. 우리 둘이 내는 고통의 소리에 밑에 있는 사람들 재밌어 하시고..
이번에도 또 민폐를.. 또 위에서 자일 당겨줘서 억지로 올라감. 빌레이 봐준 병건씨는 내 빌레이 보다 힘 다 뺀듯해 진짜 미안해지네.. 허리 나가는 줄 알았다나?! 나중에 보니 손가락에 물집도 잡히고.. 후에 들은 얘기로는 전 주에 이어 능무선배님이 힘 엄청 쓰셨다고.. 진짜 죄송해요.
마지막 3피치.
선등한 선배님도 크럭스부분에서 아주 힘들게 올라가셨다고. 두번째로 올라간 병건씨도 이 코스에선 몇분동안 팔 힘 다빼고 일단 후퇴. 능무선배님이 자신이 시범을 보이시겠다고 순서를 바꿔서 올라가시는데 선배님도 딴곳과 다르게 힘들게 올라가신다. 다시 병건씨가 도전하는데 역시 힘들어보인다. 선배님들이 하나 둘 셋에 맞쳐 자일 끌어줘 그래도 무사히 완등. 그래도 선배님들이 도저히 다음 순번 교육생들 못 올라갈꺼 같다면서 중간중간 퀵도르랑 슬링 연결해주신다. 이번엔 나와 순서를 바꿔 오성천 동기님이 먼저 올라가는데.. 와~~ 퀵도르랑 슬링이 설치되도 이건 진짜 우리에겐 말도 안되는 코스인거 같다. 끝내 또 두레박전술로 크럭스를 넘어가시고.
이젠 내차례. 선배님들한테 여기서 그냥 전 하강하면 안되냐고 계속 징징대다가 다들 할 수 있다고 해주는 격려에 용기를 얻어 올라가보는데 진짜 진짜 못 올라가겠다. 오버행이라 떨어지면 바위에 붙을수도 없어서 몇번 다시 하강해서 시도하고 위에서 떨어졌을시 바위에 붙을수 있게 다른 자일도 내려줬는데 그것도 쉽지않다.. 아... 이것이야말로 죽을맛 .
정말 오르기 싫다. 또 내가 왜 여기서 돈들이고 시간 들이면서 이고생을 하고 있는가하는 자책과 암장에서 운동 좀 열심히 할껄하는 후회와 나 때문에 자꾸 지체되고 힘 빼는 사람들에게 드는 미안함에 괴롭다.
그래도 올라는 가야되고 살아야겠으니 하나 둘 셋을 외치며 셋에 위에선 자일 당겨주고 난 일어나면서 조금씩 올라가는데.. 이건 셋에 내가 일어서줘야하는데 아.. 그것도 힘들다. 거의 마지막까지 선배한테 한번만 더 당겨달라고 사정을 하면서 겨우 올라가니 빌레이 봐준 종신선배님 나보다 몇십 배 힘 다 빠지신거 같고 능무선배님 나에게 어쩜 3피치를 다 끌어줘서 올라오냐고 감탄하신다.^^::
진짜 이날평생 병적일만큼 남한테 민폐 끼치는거 싫어하는 내가 이날이 가장 큰 민폐가 아니가싶다.. 제대로 진상... T T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완등은 하고 위에서 보는 경치는 좋긴좋네.
하강만 하면 오늘의 교육은 끝!
하강도 일단 높이에 겁먹고 바위가 오버라 발을 제대로 안쓰고 내려가는 바람에 바위에 손 싹 긁혀서 손에선 피나고 중간에 있는 소나무에 자일 걸려서 애먹고 땅에 내려오는 순간 정말 넋이 빠지는 느낌.
그래도 다들 안전하게 교육 끝낸 후 밝은 얼굴로 간단한 간식으로 배를 채우고 그날의 일정을 훈훈하게 마무리.
다음날 교육할 교육생들을 위해 유샘과 몇몇 선배님들을 남겨두고 드뎌 귀경.
역시 이날도 집에 가는 차안에선 자신들의 얘기를 해주면서 웃고 담주를 걱정하고 서로를 격려해주는 말이 오간다.
현정이도 나중엔 남욱 선배가 자일 끌어줬다고하는데 혜경씨 얘기론 유샘은 얄짤없이~ 절대~ 네버~ 자일 안 당겨주신단다.( 대쪽이셔~~유샘은 정치를 하셔야할 듯!!) 그래도 혜경씨는 그래서 자기힘으로 끝까지 올라갔다고 하고 크럭스 부분에서 계속 헤매다보면 어느 순간 길이 보이다니.. 얼~~~~ 우리가 교육 끝나고 꼭 끝까지 산모임에 남으라고 강추!!!
일요일에 교육한 3명의 우리 동기님들은 어찌 교육 잘 하셨는지..?? 귀경길에 우리가 세명 많이 불쌍해 했어요.ㅋㅋ
아무튼 이번 교육도 유샘과 열심히 한 우리 18기 동기님들, 그리고 우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준 여러 선배님들 고생하셨습니다.
저 때문에 허리 나갈뻔한 허능무선배님, 박종신선배님, 박병건씨 고마웠어요!^^
전 다음주 토욜아침 도봉산을 향하고 있는 더탑 차량에 여지없이 타고 있겠죠?? ㅎㅎ
첫댓글 앞에서 고생하는 모습 보고 많이 안타까웠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내코가 석자라.... 그래도 올라간 후에 뿌듯함은 누구보다 컷으리라고 봐요....
암튼 무좌게 고생많이하셨어요...
ㅎㅎㅎㅎ 수고했어. 근데 뭔 후기에 죄다 미안하단 말 밖에... ㅋㅋㅋ
샘이 못 봐서 그렇죠.. 저 그날 지대로 진상.. 저 민폐 진짜 못 견디는 성격이거든요.
진상은 뭔가 다른게 있는게 진상이고..우리는 재미난.....새오운 경험을 공유한거죠,...ㅋㅋ 잼나고 힘든...날들이 앞으로 남아 있으니...홨팅...ㅋㅋ 4/11 투표 꼭하시고요...
엇 언니 유쌤이 안 당겨주셨어요?? 역시 오늘 우린 특별대우였어ㅋㅋ 근데 이걸 좋아라해야할지 열등반(?) 느낌을 가져야할지 ㅠㅠ 오늘 유쌤 비롯 선배님들 진짜 고생 많으셨습니다 ㅋㅋㅋ
ㅋㅋㅋ 후기 재밌게 잘 봤어요~ 일요일 교육생 3명은 유샘의 1:1 개인레슨을 받았다오~
하나 두울 셋셋셋!!!ㅋ간만에 산속에서들어보는 힘좀쓰는소리였는데~^^
끝까지 해보려는 의지가 정말대단하셨어요~
원래이쁘다고해야하는데 멋지십니다~^^
불과삼일전 이야기인데, 일주일도 더 된 느낌이내요.
아~~ 어찌 올라 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선배님들 덕분에 올라갔어요. ^^
다들 고생하셨고, 감사합니다.
수미씨 그래도 대단하던데요. 3피치에서 3번정도 매달리고도 좀 쉬고 다시 올라간다는 것도 제가 보기엔 멋져요
고생많으셨네요. 그래도 작년의 저보다 잘하시는 겁니다. 졸업후 산모임활동 열심히 하시면 내년쯤 후배기수들을 챙겨주고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시게될겁니다. 그날까지 화이팅.
읽으면서 손에서는 땀이 왜 나는건지ㅋㅋ 후기 잘 읽었고 정말 고생 많았어요
재밋섰겠당......
여러분의 성원에 자신감이 좀 생기네요!! ^^
아왜 배가 아플까요?ㅎㅎ
맴도 아파야쥐~
맘도 아프죠.ㅎㅎ 나머지 공부 시켜주세요.
고생많았어요~ㅋ 그래도 마지막 피치 용감하게 재도전해서 올라간 것 훌륭해요~^^
초보때는 다들 그래요 ....고생하셨습니다.
언니 끝까지 하신 게 멋져요~! +_+
보통의 사람들은 포기하고 내려가 버리는데.. 머지않아 산모임의 기둥이 되겠어.
도움받은것은 나중에 후배들할때 보은할 기회가 많을것이오.
정말 민폐인 사람은 올챙이꼬리 떼자마자 개구리왕노릇 하려는 사람들이라오.
언니 하나둘셋 못 잊을거 같아요 대박이었어요!!
언니 "하나둘셋"은 내원암에서 제가 1등 찍었었으니 괜찮아요 ㅋㅋㅋ 고생하셨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