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6월 브라질과 프랑스의 프레 월드컵 개막전. 브라질은 전반 22분 프랑스 골문 앞 약 37m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왼발 아웃사이드로 찬 대포알 슈팅은 프랑스 수비벽의 오른쪽을 스치듯 지난 뒤 엄청난 곡선을 그리며 골 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프랑스 GK 바르테즈가 경기 후 "마치 비행접시가 날아오는 것 같았다"고 고개를 흔들 정도의 위력이었다. 프랑스 언론이 'UFO(미확인 비행물체) 킥'이라고 불렀던 이 슈팅은 미국 CNN이 스포츠 하이라이트 시간에 같은 장면을 세 차례나 반복해 보여줄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흔히 바나나 킥이라고 부르는 스핀 킥에는 어떤 원리가 숨어 있을까.
왼발 아웃사이드로 공의 오른 쪽 부분을 차면 공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진행한다. 이 때 공의 오른쪽 부분은 공기의 흐름과 마찰을 빚게 돼 압력이 높아지고, 왼쪽 부분은 공의 회전 방향과 공기의 흐름이 일치해 압력이 낮아진다. 공은 압력이 높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면서 움직이게 돼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1852년 독일의 물리학자 하인리히 구스타프 마그누스가 포탄의 탄도를 연구하던 도중 발견했다 해서 마그누스 효과(Magnus effect)라고 부른다. 2002 월드컵에서도 카를로스를 비롯한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등이 '마그누스 효과'를 이용한 환상의 프리킥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