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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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이야기 ♡
박명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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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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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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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7. 12:42
http://cafe.daum.net/mapofiftyseven/3HhK/6586
지혜의 샘
- 오성(이항복)과 대장장이 -
오성이 살고 있는 마을 어귀에는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대장간이 하나 있었다. 오성은 서당에 다녀오는 길에 이따금 이 대장간에 들러 낫이며 호미, 괭이, 못 등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신기하게 쳐다보곤 했다. 그런데 오성이 가만히 지켜보니 이 대장간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남편인 대장장이는 열심히 일을 하긴 했지만 일이 끝나면 술을 많이 마시는게 흠이었고, 그 부인은 남편이 술만 마시고 돈을 못 번다는 것에 심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그 부부는 사흘이 멀다 하고 싸움을 벌렸다. 남편은 심성이 착해 술만 먹지 않으면 그런 천사가 없었다. 설사 술을 먹었다 해도 욕을 퍼붓는 일은 있어도 부인한테 손찌검을 하는일은 절대 없었다. 그러나 부인은 달랐다. 남편한테 욕질은 예사였고, 오히려 남자의 상투를 쥐고 흔들며 사납게 구는쪽은 여자였다. 그래도 남편은 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 적당히 참아 주어 싸움을 마무리 짓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새벽 공부를 하려고 글방에 가던 오성은 침침한 길가에서 남녀가 소곤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이것 봐,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숨어서 만날 거야?』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이어서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 『누가 언제까지 이러고 살자 했나? 돈이 마련되기만 하면 당장 오늘이라도 둘이 도망가서 사는 거지』 오성이 그 목소리를 가만히 들어보니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음성이었다. 『며칠 전에도 돈 때문에 그 놈의 상투를 쥐어 흔들었으니까 이제 곧 돈이모일 거야. 하루에 열 냥씩 번다고 치고 앞으로 한 달 정도면 돈 천냥이모이니까 그 때까지만 참아』 대장장이 부인의 목소리가 틀림없었다. 『알았어. 그럼 해장 값이나 좀 주고 가구려』 『에그, 또 돈타령이구려. 이러다가 한달이 아니라 일년을 모아도 안되겠네』 자기 남편에게 그렇게 독하게 굴던 여자가 이 남자에게는 간이라도 빼 줄듯 사근사근했고, 게다가 돈까지 선뜻 내주는 것이 아닌가. 아무리 어린 오성이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 상황 파악쯤이야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참 무서운 여자로구나. 그렇다면 대장장이 박 서방은 헛수고만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불쌍하게 됐군」 오성은 이런 생각을 하며 글방으로 발을 옮겼다.
그런데 글방에 가서도 그 바보 같은 박 서방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박 서방을 구해줄 수 있을까?」 한참을 궁리하던 오성은 무슨 방법을 찾아냈는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튿날부터 오성의 일과가 크게 바뀌었다. 아침에 한 번, 그리고 점심에 한 번씩 글방에 다녀오는 길에는 꼭 대장간에 들러 말 징을 만들어 널어놓은 널빤지 위에 한동안 앉아있다 돌아오곤 했다. 『도련님, 거기 앉아 계시면 위험합니다』 박 서방은 양반집 도련님이 행여 뜨거운 징에 델까 봐 걱정스럽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괜찮아. 그런데 이 징 하나에 얼마씩 하지?』 『예, 한 개에 한 냥씩 받고 있는데 왜 그러시지요? 필요하시면 하나 그냥 가져가세요』 아직 어린 오성이 징을 가져다가 무엇에 쓴다고 박 서방은 그런 말을 하는가. 그래도 그 마음씨만은 비단결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오성이 매일 대장간을 지나는 길이면 꼭 징이 널린 널빤지 위에 앉는다는 것이었다. 「참 별스런 아이일세. 하필 앉는다는 것이 시아버지 거시기 위에 앉는다더니 어째 꼭 징 옆에만 앉는단 말인가?」
박 서방은 오성이 하는 짓이 이상하여 그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았다. 그로부터 며칠 뒤 박 서방은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성이 널빤지 위에 앉았다가 일어나 갈 때는 꼭 똥싸고 밑 안 닦은 사람마냥 어기적거리며 걷는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이상하여 더욱 주의를 기울여 살펴본 결과, 오성이 앉아 있다 간 자리에서는 어김없이 징이 하나씩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벌써 수십개는 없어졌겠는데. 그런데 그 징은 가져다가 무얼 하려는거지?』 그건 그렇고 박 서방으로서는 손해가 크기 때문에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데, 아무리 어린아이라고는 해도 상대가 지체 높은 양반이라 무조건 윽박지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다. 이제 막 구워 낸 징을 얼른 찬물에 담가 벌건 기운만 없앤 다음 오성이 매일 앉는 널빤지 위에 죽 널어놓았던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열이 다 식은 징처럼 거무죽죽한 색을 띠고 있어 감쪽같이 속을 만했다. 아니나다를까, 그 날도 오성은 어김없이 징을 가져가려고 무심코 엉덩이로 징을 깔고 앉았다. 『앗, 뜨거!』 그러자 박 서방은 시치미를 뚝 떼며 물었다. 『도련님, 왜 그러십니까?』 『아, 아무 것도 아니야......』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오성은 전보다 더욱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내 빼듯 자리를 떠났다.
며칠이 지난 뒤였다. 오성은 엉덩이가 아물자 다시 대장간에 들러 널빤지 위에 앉는 일을 계속했다. 그리고는 예전처럼 징을 하나씩 갖고 가는 것이었다. 박 서방의 수고는 헛것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오성의 그 일은 무려 일곱 달이나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성이 변함없이 대장간을 들렀는데 이상하게 문이 닫혀 있는 것이었다. 이상하게 여겨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 박 서방의 부인이 새벽에 재산을 모두 털어 가지고 어떤 남자와 도망을 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박 서방은 몹시 낙심하여 아침부터 술병을 꿰차고 일할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었다. 하기야 자기 마누라가 전 재산을 가지고 도망가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됐는데 일할 맛 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오성은 일단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 이튿날 하인을 시켜 박 서방을 데려오게 했다.
『박 서방, 어제 오늘 왜 대장간 문을 안 열었지?』 『이제 전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제 마누라가 그 동안 모아둔 돈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부엌에 있는 밥그릇까지 몽땅 가지고 도망을 갔거든요 』 박 서방이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대장간 문을 다시 열면 먹고 살 수는 있겠는가?』 『그렇게만 된다면야 새 출발하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보겠지만 대장간 집기까지 다 갖고 갔는걸요』 『음, 알겠네. 그럼 나를 따라오게』 오성은 박 서방을 데리고 광으로 갔다. 그리고는 광속에 묻어 둔 항아리 몇 개를 보여 주었다.
『아니, 이것들은......』 항아리 속에는 그 동안 오성이 대장간에서 하나씩 가져다 넣어 둔 징이 하나 가득 담겨 있었다. 『이만하면 대장간 문을 다시 열 수 있겠지?』 『그럼요. 이걸 팔아 다시 집기들을 마련하면 얼마든지 일을 시작할 수 있지요』 『자, 그럼 이제 이걸 갖고 가서 다시 일을 시작하게』 『예? 정말 이걸 제게 주시는 겁니까?』 『그렇고 말고. 이건 원래 박 서방 물건이었잖은가?』 박 서방은 너무 감격하여 눈물을 글썽거렸다. 오성은 하인들을 시켜 항아리들을 박 서방의 대장간까지 날라다 주라고 일렀다. 그리고 눈물을 질금거리며 돌아가는 박 서방의 등 뒤에다 대고 이렇게 외쳤다. 『이제 내가 징 위에 앉는 일은 없을 테니 내가 대장간에 가더라도 염려말고 일을 하게』 박 서방은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어 땅바닥에 엎드려 다시 한번 넙죽 큰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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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니(임이진)
14.07.0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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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마무리가 안되었네요 ㅎㅎ
종 철(십자성)
작성자
14.07.07 13:54
오랫만이네요.. 잘지내시죠
개명하셨나?
오랫만이네요 잘지내시죠 ...개명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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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이네요.. 잘지내시죠
개명하셨나?
오랫만이네요 잘지내시죠 ...개명하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