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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과 포교하는 사부대중 >
뉴욕주 로체스터시 거주
변종화 거사
금타 만다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약사 보살을 실천하다
만다라(曼茶羅, Mandala)의 고대인도 범어에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불교에서는 주로 밀교적 용어로 사용되었다"(홍윤식, 1996). 인도불교의 밀교(密敎)에서는 만다라의 어원을 만다(曼茶)와 라(羅),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만다(曼茶)는 중심 또는 본질이며 라(羅)는 소유 혹은 성취를 의미하는 접미사로 쓰여, 만다라는 중심과 본질을 얻는 것, 마음속에 참됨을 갖추고 있거나 본질을 원만히 한다고 정의할 수 있다(홍윤식, 1996/ 김용환, 1998).
밀교에서는 경전을 공부해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가지 진언을 통해서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와 공덕을 만들어 낸다고 주장한다. 또한 정신적인 수행과 관련해서는 붓다와 붓다의 세계와 배치를 관상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이때 사용되는 도상을 만다라라고 한다.
만다라에는 ‘대일경’을 근거로 그린 태장계 만다라와 ‘금강정경’을 근거로 그린 금강계 만다라가 있다. 태장경 만다라는 붓다의 마음을 태아를 키우는 모태에 비유하여 자비의 세계를 나타내며, 금강계 만다라는 밀교의 기본 가르침과 지혜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자현 스님이 들려주는 불교사 100장면)
만다라 형태는 동서양의 많은 문화권에서 초월적이고 정신적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만다라를 정신적 삶, 초월적 존재의 상징으로 표현하는 문화권에서 원의 형상은 기도와 명상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티베트의 만다라 불화, 중국과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태극형태, 기독교 성화에 표현되는 예수와 성인의 후광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만다라가 지니는 또 다른 역할로서 치유의 힘을 지니고 있는 문화권도 있다. 예를 들어 나바호 인디언들은 모래만다라를 통하여 상처와 병을 치유한다.(인터넷 검색)
여기 소개하는 뉴욕주 로체스터 거주 변종화 거사는 2005년 어머니 이화순 여사의 중풍으로 인하여 부처님의 불법 비밀장인 금타만다라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글은 로체스터에서 금타만다라로 치료를 하고 있는 변종화 거사를 홍성미씨가 직접 만나고 소개한 글이다. –편집자 주---
취재 / 홍성미 (본지 취재기자)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청정 법신 비로자나불에 귀의합니다.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원만 보신 노사나불에 귀의합니다.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불에 귀의합니다.
6조 혜능 스님은 법문을 하시며, 자신의 입을 따라 위의 내용을 세 번씩 되풀이하도록 대중들에게 권했다고 합니다. 이는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자성 삼보에 귀의하라는 6조 혜능 스님의 “귀의 삼신불”의 가르침이자 2,600년 전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금강좌를 하고 깨달음을 얻을 때, 대지의 중생도 모두 여래의 지혜와 덕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자성 삼보에 귀의하라는 이 가르침 중 어느 부분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는 공부를 통해 청정 법신 비로자나불, 원만 보신 노사나불,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불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배우는 것도 무척 중요하고 훌륭한 일입니다. 그런데 혜능 스님이 정말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어쩌면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이라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은 전지전능한 법신의 불성이 여러분의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고 계신가요?또 우리가 만나는 수 많은 타인들도 나와 똑같이 법신을 품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얼마만큼 당연하게 생각하고, 또 그에 걸맞는 대우를 실천하고 계신가요?
“일체삼신자성불(一體三身自性佛)” 사상은 육조 단경의 핵심적인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오감을 통해 인식하고 있는, 나를 포함한 모든 것은 불성을 품고 있고, 따라서 마음의 근본 자리에서 본다면 우리 모두는 법신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법신이라는 똑같은 재료로부터 만들어진 나를 포함한 천지만물은 법신 그 자체이며, 결국 세상은 불성으로 가득 차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범부들은 수 많은 생을 윤회하며 쌓은 다양한 업(Karma)때문에 자신을 포함해, 타인과 세상의 참모습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많은 종교들은 회향의 길, 우리가 나온 그 본래 자리, 불성으로 되돌아 가는길을 인도해 주는 안내자 역할을 합니다. 훌륭하고 진실한 선생님들이 많은 종교라면 더 좋은 안내자가 되어 줄 수 있겠지요?
6조 혜능 스님의 가르침 그대로 금타 대화상의 보리방편문
예전의 구법승들은 3년을 걸어서 인도에 도착했고, 인도에 도착한 후에도 인도의 말을 배우며 법을 전수 받는데 10년이 넘는 세월을 보냈다고 합니다. 어렵게 구한 소중한 책을 들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또 3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하니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을 오직 법을 구하는 일에 온전히 바친 것입니다. 그 구법의 길은 때론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할 만큼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었고, 실재로 많은 젊은 구법승들은 숙원을 이루지 못한 채 중도에 사라져 갔다고 합니다. 그 시절에 비하면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요즘은 훨씬 공부하기 수월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화와 언어적인 차이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우리의 문화와 정신 그리고 불교를 공부하며 마음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한국인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를 실감하곤 합니다. 한국에는 높은 경지의 훌륭한 선지식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존재만으로도 공부의 좋은 본보기가 될 뿐만 아니라그분들이 이룩한 수행과 깨달음의 결과물들을 가장 생생한 육성으로 배울 수 있는 건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같은 한국인이기 때문이지요. 소승 경전부터 대승, 밀교와 현교의 교리를 폭넓게 회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금타 대화상은 분명하고 간결한 보리방편문을 통해 우리의 정서에 가장 친근한 목소리로 부처님의 가르침이자, 육조 혜능 스님의 “일체삼신자성불(一體三身自性佛)”의 진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금타 스님은 그리 오래 전 분이 아닙니다. 백양사의 고승인 송만암 스님의 제자로 알려진 금타 대화상(1898-1948)은 일제 강점기(1910-1945)를 사셨던 분입니다. 일제 강점기는 우리 한민족의 존폐가 위협받던 위기의 시기였고, 나라를 구하기 위한 수 많은 한국의 의인들이 등장했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유럽의 제국주의가 온 지구촌을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내몰았던 시기, 자신들이 강탈한 나라에 친절한 침략자들은 없었겠지요. 그 중에서도 일본의 한국에 대한 식민지 정책은 유독 악랄하고 잔인했다고 합니다. 일본은 경제적 수탈은 물론 한국민족 말살정책을 통해 우리의 언어를 빼앗고,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왜곡시키며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는 열등한 민족이라는 잘못된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주입시켰습니다. 또 단군을 시조로 하는 우리의 역사, 정신적 근간을 이루고 있던 민족 교학을 미신으로 왜곡하며 한민족의 정기를 말살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남녀노소, 신분을 초월해 전개되었던 우리 조상들의 항일독립운동은 전세계 약소민족의 모범이 될 정도로 세계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지속적이고 완강했던 저항의 정신이었다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를 사셨던 금타 대화상 역시 시대의 흐름을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사실 그 어느 때보다도 깨어있는 선지식들의 역할이 절실했던 시기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고향인 고창에서 3.1 독립만세운동에 동참했던 금타 대화상은 스승이었던 송만암 스님과 백학명 스님의 선농 불교를 실천하며 일본의 식민지 불교에 저항했고, 자주적인 불교를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불심으로 몽고의 침략을 막고자 했던 고려 승려들의 간절함으로 탄생했던 팔만대장경처럼, 빼앗긴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는 스님의 절박함이 수행의 또 다른 동력이 되었을까요? 챠크라 수행을 통해 무지개 몸을 완성했다고 전해지는 티벳 불교의 성자 밀라레빠(Milarepa, 1052~1135)와 비교되기도 하는 금타 대화상은 “우주의 본질과 형량 ", “수릉엄삼매도결 ” 등의 저서를 남기셨고,제자인 청화 스님(1923-2003)은 흩어져 있던 금타 스님의 가르침과 깨달음의 체험들을 적어 놓은 금타 스님의 글을 모아 “금강심론(金剛心論)”’ 이라는 책을 편찬했습니다. 수리학을 통해 우주의 질서, 또 그 우주와 연결되어 있는 우리 마음의 실체와 공(空)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는 금타 스님의 가르침은 법공의 깨달음과 그에 상응하는 삼명통(천안통, 숙명통, 누진통)의 성취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빈틈없고 정교한 묘사로 금타 스님의 높은 수행적 성취를 반증하고 있다고 청화 스님은 말합니다.
원방각과 금타 대화상의 금륜도
금타 대화상의 보리방편문은 한 편의 시와 같습니다.열을 가해 물 속의 모든 불순물을 날려 보내고 그 정수만을 모아서 만든 한 잔의 순수한 물처럼, 언어와 생각의 모든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창조된 한 편의 단아한 시처럼, 일체삼신자성불(一體三身自性佛)” 의 진리를 담고 있는 금타 선사의 보리방편문은 간결하고 정확하게 그 핵심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타 선사는 금륜도를 통해 그 보리방편문의 핵심을 더 간결한 형태의 도상으로 표현했습니다.
한국에는 원방각이란 전통 사상이 있습니다. 환웅이 우주를 상징하는 3개의 도장인 천부3인(청동검, 청동거울, 청동방울)을 들고 하늘에서 내려와 조선이란 나라를 만들고, 그 아들인 단군으로부터 우리 한민족이 시작되었다는 우리의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천부인을 도상으로 표현한 것이 원방각입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 그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을 삼각형으로 표현한 원방각은 모든 천지만물이 그 중심의 한자리에서 나왔다는 우리 민족의 전통 사상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금타 스님의 금륜도는 지수화풍공 (地水火風空) 다섯 가지 원소를 통해 우리 모두의 근본 자성이자, 일체만유의 근본 바탕이 되는 불성을 표현한 도상입니다. 땅의 기운은 네모 모양(□), 물의 기운은 동그라미 모양 (O), 불의 기운은 세모 모양(△), 바람의기운은 반원 모양으로 표현된 각각의 도상들이 하나로 겹쳐지며 가운데 중심점을 기준으로 정확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금타스님의 금륜도는 우리의 마음과 삼라만상이 불성이라는 우주의 한 점에서 나왔다는 일체삼신자성불(一體三身自性佛)” 의 진리를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방대한 불교 경전의 핵심 가르침을 한 편의 시와 같은 간결한 언어로 표현한 보리방편문, 또 그 가르침을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한 금륜도는 금타 스님의 탁월함을 엿볼 수 있는 위대한 유산입니다. 시험 때가 되면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요점정리 노트가 보물입니다. 마치 강남 일타 강사의 핵심노트처럼 완벽하게 정리된 금타 스님의 보리방편문과 금륜도는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을 자꾸 잊어 버리는 우리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일체삼신자성불(一體三身自性佛)” 길로 인도하는 최상의 교수법을 통한 보물과 같은 가르침입니다.
한국의 불법 집대성 금타 대화상의 금륜도
한국의 원방각이나 금타 스님의 금륜도를 보면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티벳 만다라의 구조입니다. 루빈 뮤지엄은 인도와 티벳의 불교 미술 작품만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특화된 미술관입니다. 오색찬란한 색과 수 많은 인물들로 가득한 티벳의 만다라 작품들은 작은 화면에 담긴 정교한 디테일에 시각적으로 먼저 압도됩니다. 만다라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 본다 하더라도 불교적 배경 지식이 없다면 더욱더 보는 사람을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만다라 작품입니다. 필자는 금타 스님의 보리방편문과 금륜도의 탄생 배경을 알고 티벳의 만다라 작품들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티벳의 만다라는 금타 스님의금륜도와 같이 중앙의 한 점을 중심으로 퍼져 나오는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의 중앙에는 언제나 청정 법신 비로자나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티벳의 만다라와 금타 스님의 금륜도의 차이점은 천지만물이 탄생한 불성의 자리를 티벳의 만다라는비로자나불이란 그림을 통해 표현한 것이고 금타 스님의 금륜도는 하나의 점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티벳의 만다라 작품들에 디테일이 많은 이유는 원만 보신의 세계, 천백억 화신의 세계를 모두 개별적 형상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금타 스님의 금륜도는 티벳의 만다라와 달리 모든 조형적인 형상을 삭제한 순수한 구조를 통해 화엄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금타 스님의 금륜도를 보고 일체삼신자성불(一體三身自性佛)” 의 진리를 떠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티벳 승려들에게 만다라는 가르침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교과서의 삽화와 같은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종류의 삽화를 선호하시나요? 금타 스님의 금륜도와 같이 간결한 것을 좋아 하시나요? 아니면 티벳 만다라와 같이 복잡한 설명을 선호하시나요?
동양의 만다라를 서양에 처음 소개한 사람은 스위스의 정신의학자이자 분석심리학의 개척자인 칼 융(Carl G. Jung)입니다. 꿈의 해석이란 책으로 잘 알려진 프로이드(S. Freud)와 동시대를 살았던 칼 융은 자신의 학문적 동지이자 스승이었던 프로이드와결별합니다 서양의 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모든 의식 활동을 설명하려 했던 프로이드와 달리 칼 융(Carl G. Jung)은 인간에게는 시공간을 초월한 차원의 의식 세계가 존재 한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칼 융(Carl G. Jung) 인간의 정신을 의식, 무의식, 그리고 집단 무의식으로 분류했습니다. 의식(conscious)과 무의식(unconscious)은 활동의 원인 지점을 알 수 있는 차원의 의식이며, 집단 무의식(collective unconscious)이란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거대한 공동 의식체로 태어나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얻은 정보 너머에 존재하는 의식의 차원이라고 칼 융(Carl G. Jung)은 설명합니다. 그는 집단무의식의 증거를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이미지들의 기본 구조와 형태에서 발견했는데, 가운데 핵을 중심으로 표현되는 만다라의 구조가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의식 세계를 반영하고 있는 도식이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오르며 무모할 정도로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려는 연어의 귀소본능처럼 인간의 의식 역시 그것이 나온 원래 자리, 만다라의 중심 자리로 돌아가려는 회귀 본능이 있고, 이러한 과정을Individuation, 에고를 벗어난 개체화의 과정, 즉 자기 실현과 회복의 과정이라고 했습니다. 정교함의 차이는 있지만, 칼 융(Carl G. Jung) 역시 인간이란 물질계에 살고 있는 듯 하지만, 동시에 시공간 너머의 의식 세계, 즉 불성과 연결되어 있는 존재이고, 또한 끊임없이 불성으로의 회귀를 위해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만다라의 구조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금타 스님의 금륜도를 통해 약사여래보살을 서원하다
금타 스님의 만다라, 금륜도의 발자취를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연구하고 있는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승려의 신분은 아니지만 재가자로서 특히 금타 스님의 금강심론 연구에 일생을 바치고 계신 변종화선생입니다. 학교에서는 화학을 전공했지만 마음의 실체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에 이끌려 불교 공부에 전념하게 되었다는 변종화선생은 젊은 시절 청화 스님과의 인연으로 금타스님의 금강심론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금타 대화상의 금강심론은 출판이 되기 전이었는데, 변종화선생은 청화스님이 가지고 계셨던 영인본을 손으로 직접 필사하며 금강심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국에서 젊은 시절을보내던 선생은 미국으로 이민을 오던 비행기안에서 세상에 이로운 보살로서의 삶을 서원했고, 그 서원의 결실인 금타 만다라를 통해 세상을 향한 작은 두드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변종화선생을 말하기 위해서는 그의 외조모와 모친을 먼저 설명해야 합니다. 선생의 외조모는 한국 최초의 독일철학박사를 받았던 승려이자 불교학자 백성욱 (1897 ~ 1981) 박사의 제자가 되어 금강산에서 수행을 하셨다고 합니다. 당시 독일은 중국에서25년을 머무르며 동양의 철학과 불교에 정통했던 선교사이자 종교학자 리하르트 빌헬름(Richard Wilhelm 1873 - 1930)이 번역한 역경과 도교 경전 태을금화종지( The Secret of the Golden Flower) 등의 번역서가 출간되면서 동양 철학과 사상에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금강산에서 머무르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수행에 매진했다는 백성욱 박사는 누진통을 얻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백성욱 박사의 제자였던 선생의 조모 역시 도의 성취를 이루셨다고 합니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로 이어지던 그 당시 우리 한국 불교의 수행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종화선생의 어머니 원삼 이화순여사는 조모와 달리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일생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간디는 진실한 기독교 신자는 곧 진실한 힌두교 신자이기도 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참다운 진리가 두 개일 수 없듯이 바르게 종교를 믿는 참된 신자라면 모두가 같은 진리를 공부하는 도반이라고 부를 수 있겠죠? 기독교의 옷을 입고 있든 불교의 옷을 입고 있든지 상관없이 말이죠. 춘천 간호 대학에서 오랜 시간 학장으로 재직하셨던 변종화선생의 어머니는 해부학 등을 통해 인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선생의 설명에 의하면 기독교 신자였던 어머니 역시 삼명통(숙명통, 천안통, 타심통)을 얻으셨는데, 금타 대화상의 전생이 무상 대사였음을 보셨고, 82세가 되셨을 때에는 금타 대화상을 영접한 후 그 만남을 시로 남기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임상실험을 통해 금타 만다라를 증명하다
세상에 도움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했던 변종화선생은 금타 대화상의 금륜도에서 발전된 다양한 패턴의 만다라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만다라의 탄생을 33년 공부의 결실이라고 설명하는 변종화선생은 말년에 중풍으로 고생하셨던 어머니를 치유하기 위한 효심이 만다라의 위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놀랍게도 선생은 만다라를 이용해 어머니의 중풍을 빠르게 치유할 수 있었고, 그 후 지난 15년 동안 다양한 임상실험을 통해 만다라 치유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변종화 선생을 취재하며, 선생의 만다라 치료로 효과를 보았다는 몇 분을 인터뷰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분은 선생의 이웃에 살고 있는 알폰스(Alphonse Lucchese) 라는 분이었는데, 그는 걸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발목 통증이 있었고, 의사는 수술을 권했지만, 오랜 시간 병원에 입원할 수 없었던 알폰스씨는 변종화 선생의 만다라 치료를 시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약 두 번의 치료로 통증이 사라지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기적같은 경험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알폰스씨의 발목은 완치가 된 상태이고, 변종화 선생의 만다라 치료를 통해 알폰스씨의 아버지, 누나 등 그의 가족들도 치유의 효과를 보았다고합니다. 또 다른 분은 환자들의 의료기록 관리 일을 하고 있는 아담(Adam Osterberg)이라는 분으로 그는 척추에 철심을 넣어야 할 만큼 심한 교통 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만성적인 허리 고통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특히 겨울이 되면, 그 고통의 강도가 더욱 심해졌는데, 그 역시 변종화 선생의 만다라 치료를 받은 후 빠르게 고통이 완화되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아담의 아버지는 목회자인데, 변종화 선생의 치료로 아들인 아담이 효과를 본 후 선생의 금타 만다라 문양을 투명한 아크릴 판에 조각한 탁자용 장식겸 조명을 특별히 제작해 변종화 선생에게 선물할 정도로 친분이 생겼다고 합니다.
변종화 선생의 만다라 치료 과정을 놀랍도록 간단하고 짧은 시간에 이루어졌습니다. 치료 시간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30분 정도의 명상으로 한 번의 치유가 끝나는데 짧은 시간 안에 고통이 완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방법도 무척간단해 보였습니다. 환자들은 변종화 선생의 만다라 그림이 걸려 있는 공간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선생의 지도에 따라 만다라를응시하며 명상에 듭니다. 이 때 선생은 무념, 무상, 무아의 불교적 가르침을 말로써 환자들에게 상기시키며 선정으로 인도합니다. 변종화 선생은 환자에 따라 티벳의 singing bowl이나 특정한 음악을 치료 과정에 접목하기도 합니다. 필자가 인터뷰한 분들은 2~3분 안에 호흡이 안정되며 명상에 몰입할 수 있었고, 곧이어 변종화 선생의 손에 든 작은 만다라가 비추는 환부에 열감이느껴지며 통증이 곧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필자는 임상체험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했을까?’에 대해 끊김없이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필자가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동원해 그 현상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분명 체험이없는 필자가 임상체험자들의 경험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변종화 선생은 만다라의 패턴에 그 비밀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필자는 유학생활동안 인간의 마음에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적에는 하나의재료가 필요한데 바로 순도 100%의 간절한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이 앉은뱅이를 걷게 하고, 죽은 자도 살리는 기적을 행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은유적인 표현일 뿐 실재로 있었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왔던 필자는 인간의 마음에 담긴 무한한가능성을 조금 알듯 말듯 했었던 그 즈음 어쩌면 예수의 기적이 가능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문득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필자는 그건 예수의 능력보다는 예수를 향한 그 사람들의 순도 100%의 믿음이 만들어 낸 기적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타인의 마음을 순도 100%로 끌어 낼 수 있는 예수님의 능력과 그 강력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변종화선생은 목소리가 맑고 그 안에 힘이 느껴지는 분이었습니다. 한 눈에 보아도 마음씨가 좋을 것 같은 선한 웃음이 항상 얼굴에 번져 있었습니다. 변종화선생의 임상 대상자들은 대부분 선생과 친분이 있는 이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필자가 인터뷰한 사람들도 기독교와 불교 종교는 다르지만 평소 서로의 생각을 편안하게 나누며, 자신들의 기독교적인 믿음 이야기와 경험들을 들려주고, 또 변종화선생으로 부터는 금타 스님의 가르침을 통한 불교를 배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변종화선생을 “따뜻한 심장을 가진 참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통해 타인을 돕고자 하는 변종화선생의진심, 보살도의 마음이 그들의 마음을 열었던 것 같습니다. 변종화선생은 효심이 깊은 사람이라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어머니의병환을 치유해 보고자 시도했던 만다라 치료를 통해 금타 만다라의 위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에서도 선생의 효심을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겠지만, 변종화선생 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사랑도 지극했던 것 같습니다. 간호대학 학장이셨던 어머니는 변종화선생의 만다라 치료와 임상실험을 도왔던 가장 가까운 조언자이자 협력자이기도 했습니다. 선생의 어머니는 변종화선생의 만다라 치유가 특히 혈전증에 효과가 있다는 체험을 말해 주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선생의 만다라는 시공간 너머의 우주적 차원으로 통하는 포탈의 기능을 한다고 변종화 선생은 설명합니다. 우리 마음의 본성 자리인 불성으로 빠르게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우주로 뚫려 있는 문이라는 것입니다. 청화 스님은 참선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참선을 통한 올바른 삼매에 들지 못한다면 절대 공부를 발전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필자는 변종화 선생의 만다라 앞에 잠시 앉아 보기로 했습니다. 필자의 아주 짧은 경험을 소개하자면, 변종화 선생의 만다라는 빠른 시간에 몰입할 수환경을 조성해 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과 1~2분의 응시였지만 만다라가 서서히 움직이고, 왠지 그 그림 안으로 빨려 드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필자가 인터뷰했던 사람들도 변종화 선생의 만다라를 통해 흰색 또는 황금색의 빛을 보기도 하고, 만다라가 회전하거나, 입체적으로 떠올라 눈 앞까지 가깝게 다가오는 경험들을 했다고 합니다.
필자는 의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마치 꽃이 피어나듯이 안에서부터 활짝 펴져 나오는 만다라의 정교한 패턴이 만들어 내는 시각적 착시 현상인지, 변종화 선생의 설명처럼 실재로 우주적 에너지를 품고 있는 강력한 치유의 도구인지 필자의 능력으로는 아무것도 단정할 수 없는 한계선 밖의 현상들이었습니다. 변종화 선생에 따르면, 프랑스의 루이 13세가 기증했다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장미꽃모양의 로즈 윈도우의 패턴에도 변종화 선생의 금타 만다라와 비슷한 치유의 힘이 있다고 합니다.
변종화 선생의 작업실은 흡사 어느 괴짜 발명가의 공간처럼 보였습니다.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선생의 작업실은 명상 수행을하는 명상실, 선생이 공부했던 또 공부하고 있는 많은 책들이 있는 공부방, 그리고 변종화 선생의 만다라를 통해 실재로 임상실험을 하는 임상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변종화 선생은 만다라를 이용한 치료가 어떤 증상들에 어느 정도의 치유 효과가있는지 꼼꼼히 분류하고 정리해 놓을 정도로 만다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분이기도 했습니다. 혈전증과 더불어 특히 천식이나폐렴과 같은 폐질환 환자들의 증세가 호전되고 완치되었다는 결과가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뉴져지 Reiki전문가 자격증을 갖고있기도 한 변종화 선생은 만다라 치료가 Reiki의 치료 과정과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만다라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하는데, 몸이 따뜻해지거나 시원해지고, 어떤 에너지에 의해 당겨지거나 밀려나는 느낌, 몸이 무겁거나 가벼워지고, 따끔거리는 느낌 또는 닭살이 돋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필자는 변종화 선생이 가진 확신처럼 선생의 만다라를 알 수 없습니다. 단지 몇 시간의 만남은 그의 지난 50여년의 공부 이야기를 듣기에 너무도 짧은 시간입니다. 어쩌면 필자가 인지할 수 있는 능력 밖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변종화선생은 금타 선사의 금강심론에 나오는 많은 구절들을 외우고 있을 정도로 말씀 중에 금강심론의 구절들이 술술 흘러 나옵니다. 많은 불교 학자들은 금타 선사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평생 금타 선사의 금강심론을 공부하고 또공부했을 변종화 선생만큼의 금타 선사 전문가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연있는 분들과의 만남으로 변종화 선생의 서원대로 금타 선사의 가르침과 금타 만다라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약사여래보살의 서원을 이루시길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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