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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식외식연구소(청년창업/점포/사업설명회/외식창업/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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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맛집 & 추천업소★ 스크랩 [맛이일품] 제과점 빵보다 맛있는 의령 망개떡
친우회장[조리명인] 추천 0 조회 529 09.01.21 21:3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제과점 빵보다 맛있는 의령 망개떡
글/박중곤(소설가, 「전원생활」 편집부장)
망개떡은 '망개'라 불리는 청다래덩굴 잎으로 감싼 떡인데, 옛날부터 의령을 중심으로 한 경남 일대 사람들이 틈틈이 만들어 먹어 왔다. 도시인들이 찹쌀떡이나 제과점 빵을 즐기는 동안 그곳 사람들은 수시로 망개떡을 만들어 심심한 입을 달랬다. 말랑말랑하고 쫄깃하며 달콤한 향토 떡이다.

기존 고속도로 망에 지난해 서해안 고속도로와 대전∼통영 간 고속국도가 추가되면서 전국이 바야흐로 1일 생활권 시대로 접어들었다. 서해안 고속도로와 대전∼통영 간 고속국도의 개통은 무엇보다 한적한 바닷가나 산 속 오지로의 여행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의 등장으로 예전 같으면 종일 가야 닿을 수 있던 전라도 갯마을조차 대전이나 전주처럼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어촌을 찾아 그 고장 음식을 맛보는 일이나 해산물의 육지로의 이송 또한 편리해졌다.
대전∼통영 간 고속국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절머리 나게 먼 오지였던 경남 내륙 지방을 접근이 용이한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의령이나 산청, 함양, 합천 같은 고장은 오염이 덜 된 산촌답게 순수한 먹을거리들이 많이 나온다. 떡이나 과자 같은 가공품을 포함해 자연이 길러 준 참된 먹을거리를 그곳으로의 여행이나 택배 등을 통해 접하기 수월해졌다.
의령에서는 망개떡이란 음식이 나온다. 망개떡은 청미래덩굴 잎으로 감싼 떡인데, 옛날부터 의령을 중심으로 한 경남 일대 사람들이 틈틈이 만들어 먹어 왔다. 도시인들이 찹쌀떡이나 제과점 빵을 즐기는 동안 그곳 사람들은 수시로 망개떡을 만들어 심심한 입을 달랬다.
10여 년 전만 해도 경남과 부산 일대에서는 떡장수 아주머니들이 함지박을 이고 다니며 망개떡을 팔았다. 망개(청미래덩굴의 경상도 방언) 잎을 벗기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송편 같은 떡을 입에 넣어 오물오물 먹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을 상대로 망개떡을 팔았다. 이 떡은 해운대 해수욕장의 명물이었다. 그러다가 피자나 햄버거가 젊은이들의 식습관을 바꿔 놓고, 가는 곳마다 제과점이 생기면서 떡장수가 사라졌으며 더불어 망개떡도 먹기 힘들어졌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도 망개떡이 더 이상은 명물이 아니다.
하지만 도로의 발달로 이제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에서 진주까지는 자동차로 3시간 반밖에 걸리지 않는다. 진주에서 의령까지는 40분 거리. 도합 4시간 정도면 현지에 도착해 일을 보고 돌아갈 수 있으니 감개무량하다. 마치 심심 산골 의령이 서울과 하나가 된 듯한 인상이다. 그러다 보니 의령의 망개떡을 대하기도 쉬워졌다.
의령에는 망개떡집이 세 곳 있다. 칠곡면 산남리의 ‘자굴산망개떡'(055-572-3718)을 비롯해 의령읍 시장통의 ‘의령원조망개떡'(055-573-2422), 부림면 입산리의 ‘설뫼망개떡'(055-574-2843) 등이다. 이들이 생산하는 망개떡이 주위 환경이 변하면서 새롭게 날개를 달 채비를 하고 있다.
이미 남해고속도로 남강휴게소 매장에 진열 판매하고 있는가 하면, 서울 등지에서의 주문량도 차츰 증가하고 있다. 주 5일 근무제 도입 덕택에 의령 산골을 찾아 자연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농사 체험을 하다가 망개떡을 맛보고 돌아가는 가족도 적지 않다. 자칫 사윌 뻔했던 우리 음식 문화가 이렇듯 소생하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다.
자굴산망개떡은 이상용(53), 전연수(49)씨 부부가 1995년부터 만들어 파는 산촌 음식이다. 의령원조망개떡은 임영배(56)씨가, 설뫼망개떡은 안경란(61)씨가 대를 이어 생산하고 있는 떡이다. 이들 떡은 각각 하루 500∼1,000개씩 생산돼 팔려 나간다. 주문이 많은 때는 2,000∼3,000개씩도 나간다. 망개떡 분야 경남 신지식인이기도 한 안경란씨는 “서울의 백화점에서 특판 행사가 있는 날은 하루 5,000∼6,000개씩도 보낸다"고 자랑한다.
의령에서 망개떡 음식 문화가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서구 음식 문화의 영향이 적었고, 망개떡에 쓰이는 청미래덩굴 잎이 그 일대 야산에 지천으로 널려 있기 때문이다.
청미래덩굴은 낙엽활엽의 덩굴성 식물이다. 칡덩굴처럼 무성하게 뻗어 가는데, 타원형으로 반짝이는 잎이 달리며 가을에 앵두만한 열매가 빨갛게 익는다. 산에서 소에게 풀을 뜯기다가 시금털털한 그 열매를 따먹던 추억을 기억의 갈피에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망개 열매의 그 맛은 오디나 찔레 순과 함께 추억을 새김질하게 하는 고향의 맛이다.
“우린 정말 순수하게 만들어요. 소금 약간하고 설탕만 넣고 다른 첨가물은 일절 안 써요. 유화제를 첨가해서 잘 안 굳게 할 수도 있지만, 드시는 분들 건강 생각해서 안 넣어요. 어렵지만 고집으로 버텨 나가죠." 자굴산망개떡을 만드는 전연수씨의 말이다.
모든 떡이 그렇듯이 망개떡도 잘 굳는 게 문제이다. 망개 잎은 떡의 굳는 속도를 다소 늦춰 주는 작용을 한다. 그렇긴 해도 근본적으로 딱딱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유화제를 쓰려는 유혹이 따르지만, 토속 음식의 특질을 손상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이야기이다.
망개 잎에서는 독특한 향이 난다. 신선한 망개 잎은 상큼한 사과 향을 지니고 있다. 이 향이 떡의 부패를 막아 주는 작용을 하며 떡에 향미를 더한다. 조상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전씨의 경우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떡을 만든다. 전날 물에 불린 멥쌀을 빻아 백설기 찌듯이 찐 다음 찰기가 생기도록 절구에 찧어 절편처럼 납작납작하게 자른다. 이것을 껍질로 하여 속에 팥소를 넣고 보자기 접듯이 접는다. 팥소는 토종 팥과 설탕을 50 : 50 비율로 하고 소금을 약간 첨가해 만든다. 다 만든 떡을 망개 잎으로 감싸면 망개떡이 완성된다.
망개 잎은 7∼8월에 채취한 것을 배춧잎 절이듯이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 즉, 절인 잎을 물로 깨끗이 씻고 100℃ 이상의 증기에 찐 다음 한 장 한 장 닦아 사용한다. 이렇게 그날그날 떡을 만들어 주문받은 곳이나 고속도로 휴게소로 보낸다. 진주, 마산, 창원 등 인근 대도시뿐만 아니라 서울과 인천 등지로도 나간다. 돌이나 결혼식 등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주문해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전씨는 주말농장을 운영하며 도시인의 전통 장류 체험도 돕고 있다. 매년 500구좌 정도의 장류 구입 신청을 받는데, 개중에는 직접 농장에 찾아와 손수 장을 담그는 도시인들도 있다. 그들이 다녀가면서 망개떡을 먹어 보고는 저마다 “말랑말랑하고 쫄깃하고 향긋하다"며 감탄한단다. 그들의 반응을 접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전씨이다.
남강휴게소 매장에서 만난 트럭기사 박인호(50·부산시 해운대구 좌동)씨는 “예전에 먹던 향수가 남아 있어서 가끔 사먹는데, 요기하기 좋고 달콤해서 자꾸 먹게 된다"고 말했다.
의령군은 망개떡이 잘 굳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산하 연구기관인 의령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떡피에 올리고당을 첨가하면 이틀 동안 말랑말랑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또한 진공 상태에서 이산화탄소를 주입해(50%) 포장하면 떡의 부패가 5일 가량 지연된다는 결과도 얻어냈다. 의령군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망개떡을 전국적인 특산물로 육성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군은 특히 철도청 홍익회에 납품을 추진하고 고속도로 휴게소를 통한 판매를 늘려 여행객들에게 친숙한 향토 떡이 되게 할 계획이다. 현재 군농업기술센터는 현미와 흑미를 이용한 새로운 망개떡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의령 망개떡이 천안 호두과자나 합천 한과 같은 이름 난 먹을거리로 떠오를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1.자굴산망개떡 전연수씨(왼쪽)가 공장에서 망개떡을 만들고 있다
1.청미래덩굴 열매는 가을에 앵두만한 크기로 빨갛게 익는다. 산에서 소에게 풀을 뜯기다가 시금털털한 그 열매를 따먹던 추억을 간직한 이들이 적지 않다.
5.야산에 지천인 청미래덩굴.
2.절편처럼 납작하게 만든 떡피에 팥고물을 넣어 망개떡을 만든다
2.남해고속도로 남강휴게소에서 파는 망개떡. 추억이 묻어나는 향토 떡이다.
망개떡은 옛날부터 의령을 중심으로 한 경남 일대 주민들이 즐겨 먹어온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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