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대장 손에 3대 사령부…전작권 되찾아야 군사주권 회복
권혁철별 스토리 • 16시간 전
2016년 4월30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열린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취임식에서 유엔사, 한미연합사, 주한미군 깃발이 함께 입장하고 있다. 이날 빈센트 브룩스 대장은 유엔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이 됐다. 한미연합사 누리집© 제공: 한겨레
지난해 12월. 북한 무인기가 수도권 영공을 침범해 대통령실 비행금지구역까지 뚫렸다. 이에 한국군은 무인기를 북한에 띄워 보내며 맞대응했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지난 1월 남북의 이런 군사작전이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쪽에서는 “어떻게 유엔사가 우리한테 이럴 수 있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군 당국자들은 당시 사석에서 “유사시 함께 싸울 전우라고 믿었다”며 유엔사에 대해 깊은 실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유엔사와 한미연합군사령부(한미연합사), 주한미군사령부를 같은 조직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이들 3개 사령부는 사령관의 임무와 기능이 전혀 다른 별개 조직이다.
한미연합사령관은 한반도 전쟁 억제와 방어 기능을 수행하고 한반도 유사시 국군과 미군 전작권을 행사한다. 유엔사령관은 정전체제 관리와 전시 회원국의 전력 제공이 주 임무다. 주한미군사령관은 2만8천여명의 주한미군을 지휘한다. 한국군 당국자가 무인기 사태 당시 섭섭함을 나타낸 유엔사는 정전협정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다만, 유엔사는 미국 합동참모본부의 직접 지휘를 받는다.
각각 임무가 다른 3개 사령부는 5년 전까지 지휘소와 일하는 사람까지 대부분 같았다. 3개 사령부는 2018년 6월까지 서울 용산 미군기지 안에 있는 같은 시설을 지휘소로 썼다. 사람 또한 한미연합사 지휘부와 참모들이 유엔사와 주한미군사령부의 직책들을 대부분 겸직했다. ‘한 지붕 세 사령부’는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가 생기면서 ‘분가’했다.
유엔사와 주한미군사령부는 2018년 6월29일, 한미연합사는 2022년 11월15일 각각 서울 용산에서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옮겼다. 유엔사와 주한미군사령부가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한미연합사는 따로 청사를 갖췄다.
그러나 여전히 3개 사령부의 사령관은 1명이다. 미국 육군 대장인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직한다. 그래서 보통 한미연합사령관은 “3개의 모자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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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령관이 3개의 모자를 쓰게 된 것은 사연과 역사가 있다.
1950년 한국전쟁 이후 한-미 동맹의 군사지휘체계는 각 사령부의 창설과 작전통제권 전환이 맞물리며 변화해왔다.
유엔사는 한국전쟁 발발 이틀 뒤인 1950년 6월27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83호(유엔의 대북한 군사제재 결의)와 1950년 7월7일 유엔 안보리 결의 제84호(유엔군 통합사령부 설치 결의)의 근거에 따라 창설됐다는 게 미국과 한국의 입장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0년 7월14일 미국에 지휘권을 이양한다. 이 대통령은 맥아더 장군에게 “현 적대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한국군에 대한 일체의 지휘권을 이양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