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멘(The Omen)
최용현(수필가)
6월 6일 새벽 6시 이탈리아 로마. 미국의 젊은 외교관 로버트 쏜(그레고리 펙 扮)은 갓 태어난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다. 아내 캐서린(리 레믹 扮)에게 아기가 죽었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신부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은 아기가 있다며 입양을 권유한다. 로버트는 그 아기를 안고 캐서린에게 가서 우리가 낳은 아기라고 말하고 이름을 데미안으로 짓는다.
세 가족은 단란하게 살아가는데, 로버트가 영국대사로 발령이 나서 런던 근교에 자리를 잡는다. 데미안(하비 스티븐스 扮)의 5번째 생일파티 때 보모가 옥상에서 목줄을 걸고 데미안에게 ‘너를 위한 거야.’ 하면서 떨어져 죽는다. 며칠 후에는 로마에서 온 브레넌 신부가 대사관으로 찾아와 데미안이 악마의 자식이라고 말하다가 쫓겨나간다.
베이록 부인(빌리 화이트로 扮)이 데미안의 새 보모로 들어온다. 악마추종자인 그녀가 오면서부터 이상한 일이 잦아진다. 데미안이 성당에 들어가는 것을 격렬하게 거부하며 히스테리를 일으키고, 사파리에 갔더니 기린들은 데미안을 보고 도망치고, 원숭이들은 데미안을 보고 차에 올라타더니 난동을 부린다.
로버트는 다시 만난 브레넌 신부로부터 ‘데미안은 사탄의 아들이므로 죽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신한 캐서린과 태아가 죽게 된다. 속히 이스라엘에 가서 퇴마사 부겐하겐을 만나라.’고 말한다. 로버트는 ‘미쳤군!’ 하며 신부의 말을 무시한다. 그날, 브레넌 신부는 돌풍과 낙뢰로 인해 건물 첨탑에서 떨어진 피뢰침이 몸을 관통하면서 비명횡사한다.
데미안은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다가 엄마 캐서린을 2층 난간에서 1층으로 밀어뜨리는데, 심한 골절상을 입고 큰 병원에 입원한 캐서린은 태아를 유산한다. 로버트는 사진기자 제닝스(데이비드 워너 扮)가 보여주는 죽은 브레닌 신부와 제닝스 자신, 로버트 부부의 사진에 나타난 이상한 직선 때문에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제닝스도 자신의 목에 그어진 선 때문에 불길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로버트는 데미안의 출생을 확인하기 위해 제닝스와 함께 로마로 가는데, 그 병원은 화재로 불타고 없었다. 거기서 알려준 수도원에 가서 그때의 신부를 만나는데, 심한 화상으로 벙어리가 되어있었다. 두 사람은 신부가 알려준 데미안의 친모 무덤에서 자칼의 유골을, 그 옆 조그만 무덤에서는 한쪽 두개골이 부서진 아기의 유골을 보게 된다. 로버트는 그때 데미안을 자신의 집에 들이려고 자신의 아기가 살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시간, 베이록 부인이 병실에 들어가 캐서린을 창문에서 밀어 추락사시킨다. 전화로 이 소식을 들은 로버트는 제닝스와 함께 이스라엘의 메기도에 가서 부겐하겐을 만나는데, 그는 데미안이 적그리스도라면 머리에 6자 모양의 흉터 3개가 있을 것이라며, 송곳 7개를 주면서 데미안을 죽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곳을 나오던 로버트는 차마 아이를 죽일 수 없다며 송곳들을 던져버리는데, 그러자 제닝스가 ‘그러면 내가 죽이겠소.’ 하며 뛰어가 그 송곳들을 줍다가 후진하는 트럭에 실린 유리판에 목이 잘려 즉사한다. 로버트는 절규하면서 런던으로 돌아온다.
집에 돌아온 로버트가 잠자는 데미안의 머리에서 6자 모양의 흉터 3개를 확인하는 순간 보모 베이록이 뒤에서 달려드는데, 로버트가 가까스로 베이록을 찔러 죽인다. 로버트는 데미안을 안고 차에 태워 성당으로 향하는데, 경찰차가 따라온다. 데미안을 성당 제단에 올려놓고 로버트가 송곳으로 막 찌르려는 순간, 뒤따라온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쓰러진다.
로버트 대사 부부의 장례식에 미국 대통령 부부가 조문을 온다. 대통령 부부 곁에 있던 데미안이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짓는데, 그 미소가 소름끼치는 여운을 남기면서 ‘지혜가 여기 있으니 총명한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보라. 그 수는 사람의 수이니 666이니라. 요한계시록 13장 18절’이라는 자막과 함께 영화가 끝난다.
‘오멘(The Omen, 1976년)’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불길한 짐승의 징조를 다룬 서스펜스호러 오컬트영화이다. 각본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작가인 데이비드 셀처가 맡았고, 감독은 ‘슈퍼맨’(1978년)으로 유명한 리처드 도너가 맡았다. ‘omen’은 어떤 일이 생길 조짐이나 징조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 영화는 280만 달러의 제작비로 6,09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려 세계적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 관람불가였지만 서울관객 32만 7천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하였다.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제리 골드스미스의 메인 테마곡은 공포의 느낌을 한층 더하게 해준다.
서양에서는 6월 6일 새벽 6시에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가 아이의 머리에 숫자가 있는지 확인해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화 초반에 데미안을 공포에 떨게 만든 성당은 영국 런던 길포드에 있는 성공회성당이라고 한다. ‘오멘’이 흥행에 성공하고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자, 각본을 쓴 데이비드 셀처는 이 영화를 토대로 소설을 써서 출간한다.
데미안이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며 영화가 끝나는 것은 2편이 나온다는 예고에 다름 아니다. 1편의 주인공 로버트 쏜 역은 윌리엄 홀든에게 먼저가 제의가 갔으나, 영화의 내용이 썩 내키지 않아 거절했었다. 그러나 1편이 흥행에 성공하여 큰 화제가 되면서, 2편에서 윌리엄 홀든에게 데미안의 큰아버지 리처드 쏜 역의 제의가 오자 바로 수락한다.
‘오멘’의 화려한 성공 이후, ‘오멘2: 데미안’(1978년), ‘오멘3: 심판의 날’(1981년), ‘오멘4: 각성’(1991년)이 나왔고, 2000년대에 다시 리메이크 ‘오멘’(2006년)과 프리퀄 ‘오멘: 저주의 시작’(2024년)이 연이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