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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회
'한강변 길' 주말걷기 후기
안내 : 한숙이
(한사모 회원, gummulsori@hanmail.net
)
글 : 황금철
(한사모 회원, gummulsori@hanmail.net
)
사진 : 장주익
(한사모 사진위원, 46mtpine@daum.net
)
고영수, 권영춘, 김민종, 김석진, 박동진, 박찬도,
박화서, 심상석, 안철주, 윤봉수, 이흥주, 장주익,
김소영, 김소자, 김영자레아, 김옥연, 김정옥,
김정희, 나병숙, 안명희, 윤삼가, 윤현희,
이규선, 이복주, 이순애, 최경숙
김동식.송군자, 김영신.윤정자, 김창석.김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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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균.임금자, 진풍길.소정자, 황금철.한숙이 (51명)
2016. 2.14
선유도 지하철역 내, 2:30,
반가운 한사모 회원 51명 모였습니다.
북쪽으로 반半km 나가면 선유도仙遊島로 통하는 뜬 다리,
건너서 바로 우측으로 돕니다.
샛강 따라, 여러 차례 걸었던 길을
물 소리 거슬러 동東으로 동東으로 걸어 갑니다.
모처럼 어제는 밤새워 비가 내렸습니다.
춘우春雨에 설친 밤 시詩 한 수 새기며 들어 가겠습니다.
춘흥(春興) / 정몽주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봄비 가늘어 옷 젖는지도 몰랐었는데,
밤 되자 빗물소리 나직이 들려온다.
눈 녹은 남쪽 계곡에 시냇물 넘쳐흐르니,
풀 싹이 파릇파릇 얼마나 돋을까.
이렇게 단비가 내려 메말랐던 대지大地와 인심人心이 넉넉해젔으련만,
길옆 갈대 숲 결은 헝클어진 “쑥대머리 귀신형용” 그대로 입니다.
한참을 가니 버드나무 조림 길이 오리五里 넘게 이어집니다.
곧 3월이면 새잎이 돋을 것이고 4월이면 꽃이 피는 버드나무楊柳
버드나무楊柳 길
#. 노류장화路柳墻花
중국, 도연명陶淵明은 집 앞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楊柳를
심고 살아 오유五柳선생이라 불렸으며,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양유楊柳를
소재로 쓴 시詩가 수없이 많습니다.
조선 중엽 관기官妓 홍랑은 북평사 최경랑에게
“산 버들가지 골라 꺾어 임에게 드리오니(중략)
밤비 내릴 때 새 잎이라도 나거든 날 본 듯 여기소서”
평양의 기생방妓生房에서 유행하던 화류가花柳歌의 첫머리는
“화류간花柳間에 노든 벗님, 이내 말씀 들어 보소-”
로 시작합니다.
또 몸을 파는 여인을 두고 노류장화路柳墻花라 합니다.
길가에서 흔히 만나는 버들이나 담장 밑에서 핀 꽃은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꺾을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이나 봅니다.
그래서 이들이 어울려 노는 곳을 아예 화류계花柳界라 한답니다.
옛사람이 연인戀人과 헤어질 때 배웅하는
마지막 이별離別 장소는 흔히 나루터입니다.
물안개에 눈물을 감추고,
나루터에 흔히 자라는 버들가지를 꺾어 주면서
눈빛으로 사랑을 주고받았답니다.
#. 얼킨 역사歷史 속 인물
고구려 시조始祖인 동명성왕東明聖王 주몽의 어머니가
버들 꽃 부인, 바로 유화柳花 부인입니다.
고려시대 아직 임금이 되기 전 왕건이 정주 지방을 지나다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쉬는 동안 호족豪族 유천궁의 딸 유柳씨를 얻습니다.
나중에 신혜왕후가 되지요.
궁예를 쫓아내고 왕건을 추대하는 쿠데타가 모의 될 때,
망설이는 왕건에게 갑옷을 입혀주며
나가기를 독려督勵하는 이가 바로 그녀입니다.
100여년 전 유관순柳寬順(1902-1920),
기미년 3월 “대한민국 독립 만세”를 크게 외처,
지금도 우리 가슴 속에서 꿈틀대는 자 바로 그녀입니다.
#. 노래
창부타령倡夫打鈴 (太平歌 春香歌)
아니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봄 들었네 봄 들었어 이강산 삼천리에 봄 들었네
푸른 것은 버들이요 누른 것은 꾀꼬리라
황금 같은 꾀꼬리는 버들(푸른)숲으로 날아 들고
백설 같은 흰나비는 장다리 밭으로 날아든다
아니나 놀지는 못하니라
노들강변
노들강변 봄 버들 휘 늘어진 가지에다
무정세월 한 허리를 칭칭 동여 매여 볼까
에헤요 봄 버들도 못 잊으리로다
푸르른 저기 저 물만 흘러 흘러 가노라
천안 삼거리(흥 타령)
천안 삼거리 흥 능수 버들은 흥
제멋에 겨워서 휘 늘어졌구나
어루화 좋다 흥 성화로구나 흥
#. 얼킨 언어言語
유요柳腰 : 개미허리, 버들가지처럼 가늘게 하늘거리는 여인의 허리
유미柳眉 : 눈썹, 초승달 또는 버들잎처럼 얄상 하고 둥그런 눈썹
유태柳態 : 자태, 버들가지처럼 나긋나긋한 여인의 맵시
노류장화路柳墻花, 화류계花柳界
#. 봄날
봄날을, 좋아하십니까?
발 빠른 버드나무 사이로
개나리가 순서 타고 먼저 내밀 것이고,
걷다 보면 봄날은 이렇게 시작 할 겁니다.
당신은 붓꽃, 너는 수선화 또 나는 창포,
“그랴, 내게도 그런 날이 있긴 있었지.”
돌아오는 골목에 작은 음식점이 있습니다.
어쩌다 찾아가면 주인은 얼굴을 알아보고
“단골손님” 이라며 반깁니다.
식사값을 덜 받기도 합니다.
계산해주는 자태가 써늘해 보인지라,
나 역시 주인에게 무릎 담요 한 장 구해 선물하기도 합니다.
나는 매식(買食), 그 녀는 매식(賣食),
오고 가는 관계도 이렇게 지나가고 말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는 사람적이지요.
허나 금춘今春, 그 담요에 매겨진 버들잎 무늬가 확인 되고
소통되어 더 인간적이기를 기대 한다면?
봄날을 나는 기다립니다.
#. 공원 넘어 식당
다시 남쪽으로 도강渡江 하면 바로 대방역에 이릅니다.
놀멍 쉬멍 고르멍 두시간 가량 걸었으니 8km쯤 되리라.
요즘 몸에 밴 통상 거리로는 이쯤이 임계치臨界値 일텐데...
지하 터널을 나와 식당으로 가는 길이 좀 됩니다.
공원길 약간 올라 2km는 더 가야 됩니다.
바람불어 날씨는 추어지고 오르지 않을 수 없고,
'지름길로 쉽게' 가야지 하는 순간,
정정균 국장님께서 “무신 소리여, 이리 좋은 길목을"
하시며 깃발을 드셨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두 번 오르고, 돌아가야 합니다.” 라고
솔직히 털며 뒤따라 밀어 부쳤습니다.
여기서 더 가는 일, 더 안락한 식당.
두 질량質量은 우리의 “Vision” 일 수가 있지요.
바닥에 깔아놓은 구슬, 두 번째부터 꿸 수는 없는 일.
조조曹操가 “저 산 너머에 살구 밭이 있다”라며 끌고 간 묘수는?
하책下策 입니다, 지쳤으되 백전노장 눈입니다.
공군 기념탑 지나 공원 마루길,
우리 집까지 지나, 큰 길 하나 건너 갑니다.
10km가 넘는 길 걸으셨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조찬粗餐 이나 맛있게 들고 피로를 푸십시다.
오늘의 권배가勸盃歌,
“내 나이가 어째서”
오늘의 건배사,
“건강이!” “최고여!"
“한사모!” “최고여!”
한숙이 회원과 이성동 회원 간에
번番과 깃발 인계식이 끝났습니다.
다음 주 2월 21일 제418회 주말걷기는
9호선 "염창역" 1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회장님 당부 말씀 -
"할미꽃하모니카앙상블" 제5회 정기연주회 안내
- 3월11일(금) 오후 8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 한사모 회원 전원 참석: 참석 여부 20일까지 알려주세요.
- 꼭 참석한다고 통지한 회원에게만 입장권 배부
* 한사모 회원들의 업무 분담 : 적극적인 협조 당부.
잘 부탁합니다. 성의를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편집자 추기]한숙이, 황금철 회원님, 두 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 준비해 오신 따뜻한 차와 떡,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지 사항] 우리 카페 "한밤의 사진편지"의 내용과 게재된 글을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두 달 동안 정비해 나가고자 합니다.
- 카페지기, 파트별 운영진을 교체, 또는 지명하고자 하며,
- 현재 올려져 있는 글을 정비, 알맞은 자리로 이동할 예정이오니
- 특히 [한사모사랑방],[일반게시판] 등에 회원님들의 귀중한
글이나 자료가 있으시다면 별도로 보관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정비기간 동안은 후기, 사진, 카페지기가 지정한 글 이외에는
회원 임의로 글을 게재할 수 없음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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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숙이 님과 황금철 님 부부께서 추운 날, 사전준비와 안내, 후기 작성에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드립니다. 어리 드림
고소 달콤한 맛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차향은 아직도 입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함께 거닐며 수다 못떨어 아쉬웠지만 새로운 형태의 후기 보고 위안 받았습니다. 실바람에 아느작거리는 버드나무가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버드나무에 얽힌 사연을 하늘의 별처럼 많이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추운 날 카메라 셔터 누르느라 정신 없으셨을 장주익 사무국장님께 위로의 박수 드립니다.
회원들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오신 한숙이 황금철 부부 회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클릭 순간 들려오는 중국풍의 음악이 (삼국지에서 듣지 않았었나 하는 느낌)황금철 회원님의 독특한 필체로 후기가 쓰여졌음을 암시하는 것 같았습니다.갈대머리 숲길을 "쑥대머리 귀신형용"이라고 쓰셔서 쿡쿡 웃으며 읽었답니다 .평소 아시는 것도 많으신것을 후기에 살짝 남기셔서 재미있었습니다.체력상의 한계로 걷기 후반부를 지름길로 들어선 몇몇분을 위하여 끝까지 안내하여 주시고 식당까지 일러주신후 총총 걸음으로 가실 길 가신 김영신 사무국장님의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여러가지 일을 도맡으신 장주익 사진기자님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