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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육수에 볶는 버섯리조토 레시피
리조토를 만들 때는 쌀을 불리지 않는다. 그리고 볶음밥처럼 밥을 기름에 볶는 것이 아니고 쌀을 육수에 볶는다. 조금씩 부어가면서 저어주되, 너무 오래 익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먹는 쌀요리는 쌀에 아무 간도 하지 않고 물만 넣어 담백하게 밥을 짓는다. 이 밥을 기름에 볶으면 볶음밥이 되고, 촛물로 양념하면 초밥이다. 밥이 아닌 쌀에 물이나 육수를 넣어 푹 끓이면 죽이 된다. 이번 칼럼의 주제인 이탈리아식 리조토는 쌀에 육수를 넣으면서 밥알을 익히듯 요리한다. 볶음밥이나 죽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스페인의 파에야도 있는데 솥밥처럼 둥그렇고 깊이가 얕은 냄비에 육수를 미리 넣어 밥을 짓는 점에서 리조토와 다르다. 물론 간편하게 미리 밥을 해두었다가 달군 냄비에 육수를 넣어 요리하는 곳도 더러 있다. 볶음밥도 아닌, 죽도 아닌 리조토를 소개한다.
서울미술관 앞 레스토랑 프렙의 윤준상 셰프에게 리조토를 부탁했다. 사견을 붙이면, 평소 윤준상 셰프의 리조토를 선호한다. 프렙의 리조토는 국물이 거의 없지만 뻑뻑하지 않다. 씹었을 때 쌀알이 밥처럼 뭉개지는 것이 아닌 적당히 씹히는 식감이다. 진득하거나 끈끈하지도 않다. 쌀알 하나하나가 육수를 잘 머금었기 때문이다.
[쿠켄] 독자를 위해 윤준상 셰프가 리조토 만드는 법을 알려주었다. 옆에서 지켜보니 리조토는 인내가 필요한 요리다. 기다려야 맛이 난다. 육수를 붓고 볶다 보면 어느새 국물이 졸아들어 또다시 육수를 붓고 볶는다. 셰프는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쌀알의 맛을 본다.
리조토 만들기 전에 다음을 강조한다. 쌀은 불리지 않고 볶아야 한다. 볶음밥처럼 기름에 볶는 것이 아니고 버터나 올리브오일에 살짝 볶은 뒤 육수에 볶는다. 육수는 죽처럼 한 번에 붓고 끓이는 것이 아니고 조금씩 부어가면서 볶는다. 단, 너무 오래 익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버섯 리조토의 주재료는 표고버섯, 포르치니버섯, 백만송이버섯, 팽이버섯, 백목이버섯이다. 각 버섯마다 특징을 살리는 것이 디테일이다. 팽이버섯은 줄기는 5시간 동안 오븐에 말린다. 지푸라기 느낌인데, 맛을 보니 향이 보다 진하고 버섯의 풍미가 좋다. 씹는 식감도 독특하다. 백목이버섯은 생김새가 나풀거리는 레이스 같다. 중국요리에 많이 쓰이는 목이버섯의 하얀 버전이다. 풍미보다는 보들보들한 식감을 주기 위해 사용한다. 야생버섯인 포르치는 우리나라 야생버섯인 능이버섯과 비슷하다. 리조토나 파스타 등의 요리에 쓸 때 보통 8~10g을 사용하는데, 많이 넣으면 쓴맛이 강하다. 표고버섯은 향과 식감을 위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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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표고버섯은 마른 표고버섯보다는 향과 식감이 덜하지만 생김새나 식감이 쇠고기와 비슷하다. 포르치니버섯과 잘 어울린다. 말린 포르치니는 조리하기 전에 뜨거운 물에 20분 정도 담가 부드럽게 한 후에 조리한다. 버섯 불린 물은 좋은 육수이므로 버리지 않고 사용한다. 포르치니버섯 육수가 리조토 색깔을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준다.
국내산 쌀로도 리조토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리조토 쌀은 원래 따로 씻지 않고 요리에 바로 사용한다. 윤준상 셰프는 물에 헹궈서 녹말기만 살짝 뺀 상태에서 요리한다. 쌀 이외에도 보리, 현미 모두 가능하다. 보리는 매끈하고 덜 부는 특징을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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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 팬에 버터를 녹인 후 다진 양파를 볶다가 표고버섯과 포르치니를 넣어 볶는다. 이때 팬은 스테인리스스틸 팬을 사용하는데, 스틸팬은 바닥이 두꺼워서 열이 골고루 전달된다. 조리도 빨리 할 수 있다. 팬 주변에 눌러 붙으면서 더욱 깊은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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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넣어 코팅하듯 볶는다. 쌀을 볶으면서 버섯 불린 물을 넣는다. 처음에 육수는 쌀알이 잠길 정도로 넣는다. 쌀이 익으면서 녹말이 나오기 때문에 눈에 띄게 육수를 잡아 당긴다. 이때 불은 중약불~약한불로 줄이면서 볶는다. 한가지 팁. 리조토 만들 때는 냄비 뚜껑을 덮어도 된다. 뚜껑을 덮으면 쌀알이 좀 더 부드러워진다. 뚜껑을 열어서 요리하면 스톡의 진한 맛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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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계속 볶으면 색이 반투명해진다. 계속 볶는다. 물은 한꺼번에 붓지 말고 볶는 중간중간에 조금씩 넣는다. 이때 조리시간을 지키는 것보다 냄비나 불의 세기에 따라 시간은 달라지므로 중간에 맛을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파르메잔 치즈를 갈아 뿌리고 올리브오일을 뿌린다. 올리브오일은 풍미를 준다. 윤준상 셰프는 “리조토에 올리브오일은 참기름처럼 써야 맛있다”고 귀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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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알이 완전히 익지 않고, 약한 심지가 느껴진다 싶으면 불을 끄고 그릇에 옮겨 담아 식힌다. 국물이 어느 정도 자작하던 리조토가 식으면서 또 한번 육수를 흡수한다.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도 쌀알은 무르지 않고 버섯의 풍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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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은 불에 볶으면 향이 진해진다. 백만송이버섯은 두 가지로 요리한다. 송이가 비교적 굵은 버섯은 코팅 팬에 버터를 녹인 후 굽고, 가는 버섯은 숯불에 굽는다. 조리하면서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다. 백목이버섯은 끓는 물에 넣어 끓인 후 채반에 밭쳐 물기를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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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버터를 녹인 후 다진 양파를 볶는다. 양파가 투명하게 익으면 슬라이스한 마늘을 약간 넣어 볶다가 리조토와 버섯을 넣어 볶는다. 그리고 육수를 또 한번 넣는다. 닭육수를 자박자박하게 넣고 이탤리언 파슬리를 넣는다. 집에서 만든다면 닭육수 대신 유기농 치킨스톡을 넣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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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토를 볶다 보니 어느새 쌀알이 육수를 흡수했다. 리조토의 간은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로 한다. 마지막에 렌틸콩을 넣어 한번 더 볶는다. 국물이 없어지면 불을 끈다. 좀더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송로버섯오일을 약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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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토만으로도 충분히 식사가 되는데, 좀더 메인다운 요리로 만들기 위해 닭다리구이를 곁들인다. 닭다리살에 파프리카파우더, 커리파우더, 다진 마늘, 소금을 넣어 마리네이드한다. 마리네이드는 굽기 30분 전에 한다.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넉넉하게 두르고 껍질 쪽이 먼저 닿게 해 굽는다. 구울 때 닭고기에서 나오는 맛있는 육즙 기름을 중간중간 끼얹으면서 향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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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리조토를 담고, 그 위에 구운 닭고기를 얹고 말린 팽이버섯을 뿌리고 백목이버섯으로 장식한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이탤리언 파슬리를 뿌린다.
“리조토는 파스타처럼 메인요리 전에 먹는 프리모 피아토(PrimoPiatto)로 주로 내놓는다. 그러나 육류를 곁들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5가지 버섯을 넣은 리조토에 닭다리구이를 올리니 메인요리가 되었다. 파프리카와 카레향이 은은한 닭다리는 겉은 바삭하고 살코기는 촉촉하다. 매끈하고 쫄깃하고 바삭한 버섯과 함께 쌀알 하나하나에 버섯의 풍미를 머금은 리조토와 잘 어울린다.”
“마지막으로 먹다 남은 리조토는 어떻게 해 먹는지 궁금했다. 이 방법은 이탈리아에서 해 먹는 방법이다.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지진다. 이것이 ‘리조토 알 살토’이다. 고소한 누룽지를 연상시키는 맛이다.”
food & styl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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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는 통과유 ㅎㅎ
너무 오래 걸려유 ㅠ.ㅠ
그래두 감사드려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