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마리나도 그렇고 근처 섬의 어느 여객선 항구에 가도 저속으로 들락거리는 배를 보기 힘들다. 어선, 여객선, 파워보트, 제트 스키 등 모든 파워 보트(엔진 보트)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파워 보트를 모는 사람은 어부, 여객선 선장, 레저인, 보트 강사, 해양청소년단, 레저보트선장 등이 해당된다.
내항 고속 운항에 의해 생기는 파도에 의해 도크 시설, 거기에 매어 놓은 세일 보트가 망가지거나, 심한 경우 데크 위에나 아래에 있는 세일러가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갤리(보트 내 부엌 시설)에서 요리를 하다가 뜨거운 물이나 기름이 튈 수도 있다 (다된 음식을 엎을 수도 있고...). 그래서 보트 레저 역사가 깊은 나라에선 내항 저속 주행이 잘 지켜지고 있으며 이를 어기는 선주는 파손된 보트나 부상입은 세일러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운항 법규를 어겨 생긴 사고로 인명이나 재산에 입은 피해를 보상하는 것처럼 당연한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변호사들 말대로 특정한 피해가 어떤 보트가 지나갈 때 생겼다는 걸 증명하기가 그리 쉽진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증인이 필요하다고 한다.
어선들은 계류줄을 선수와 선미의 매우 큰 목재 구조물에 걸어 맨다. 그래서 국내 어선들은 내항 파도에 훨씬 강하게 준비되어 있다고 보아진다. 세일보트 계류줄은 보통 FRP 데크에 박아 놓은 금속 피팅에 거는데 오랫동안 쓸데없이 물리적 힘으로 당겨지거나 그로인해 새어 들어오는 빗물 등에 FRP 강도가 약해지거나 하면 결국 파손되기 마련이다. 이런 파도에 의한 보트 손상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이다.
얼마 전 통영 근처 비진도에 보트 두대가 갔을 때, 무어링해 놓고도 전혀 쉬지를 못한 경험을 했다. 선창가의 바지 바깥 쪽에 보트 두대를 평행하게 도킹해 놓았는 데... 그 날 날씨가 바람이 세어 파도가 항구 밖에서 안으로 꽤 심하게 들어쳤다. 게다가 때마다 들락거리는 여객선이 더욱 심한 파도를 일으켰다. 특히 여객선이 들어올 때 보트가 더 출렁거렸다. 거의 모든 여객선이 전속력으로 내항을 가로질러 달리다가 바지 앞에서 급정거를 했다. 그러면서 더 큰 파도를 일으켰다. 세일보트가 있는 걸 보고서도 저속 운행을 하지 않는 여객선 선장의 행태가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인다. 그들의 마음 속엔 자기들이 일으키는 파도에 의해 세일 보트가 손상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있다는 거다.
통영만을 지나 다니는 수많은 여객선, 대형 어선과 낚시 보트도 예외는 아니다. 저속으로 운항하는 소형 세일보트 또는 양식장 다니는 소형 어선을 고속 주행으로 지나치면서 큰 파도를 일으켜 괴롭힌다. 언젠가 한번은 그날 따라 바람이 잘 불어서 마리나 빌딩 쪽에 붙어 연안 주행을 하면서 세일을 올리려고 했는데... 들어오고 나가는 수많은 어선들에 의해 파도가 계속 쳐서 세일을 30분 정도 올리지 못한 적이 있다. 결국 한산도 쪽으로 보트를 몰아가서 세일을 올리고 나서야 세일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요즘은 자주 고속 주행 낚시 보트들이 충돌 코스를 유지하면서 달려 오는 걸 목격하고 있다. 우리가 회피할려고 선수를 조금씩 돌리면 그 쪽도 베어링을 조금씩 바꾸면서 계속 충돌 코스를 유지하면서 다가온다. 그리곤 가까이 지나치면서 큰 파도를 일으킨다. 결국 그들 마음 속엔 세일링 기분을 망치고 가까이 접근해 파도로 괴롭히겠다는 더러운 의도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한번쯤 의심을 해 본 세일러에겐 확신을... 생각치 못한 세일러에겐 신선한 얘깃거리가 되었으면 한다. 이런 건 법으로 다스리긴 불가능하다고 본다. 바다가 삶의 터전이라고 주장하는 뭍사람들이 갖추었으면 하는 기본 소양이다.
참고: 데루수는
1) 마리나 내항에선 5노트 이하로 주행했으면 함.
2) 이를 어기는 선주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의미로 지나갈 때까지 완전히 뚫어지게 쳐다 봄.
3) 혹시 고개를 돌리면 바로 가운데 손가락을 보여 줄텐데...
4) 가까이 지나면 욕설을 하지만 어쩔 땐 상대방이 더 크게 대꾸함 (확성기로...).
5) 낚시보트 선명을 날짜 시간과 함께 적어 놓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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