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가을이 깊어간다.
하늘을 보면 눈물나게 시리다.
물에 허리를 적시고 선 억새의 몸무새가 어찌도 저리 중눍은 모습인지
가슴이 짠해져 오래 볼 수가 없다.
낮달만 높이 떠서
삶의 고개,
세월의 고개를 오가는 것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지금은 가을이 깊어간다.
거기
낮달이 내려다 보는 것들 중에는
우리의 추억도 포함되어 있게 마련이다.
초등학교!!!
그 오래되고
절대 새로이 다듬을 수는 없는 질박한 추억,
살아가는 데 그보다 더한 자산은 없고,
가슴저리게 하는 계집같고,
그것은 다 있게 마련이지만
내려다볼 때마다 슬프게 하는,
그래도 혼자 빙긋이 웃음짓게 만드는 것이
바로 초등학교때의 추억이다.
그런데 지금,
그 옛날 우리가 만들었던 추억같은 것들을 만들고 있는
우리들의 후배,
우리들의 아이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물론,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는
입면초등학교 아이들 이야기이다.
교장관사 옆에 측백나무 두 그루 사이에서 뛰고
교정앞 국기 게양대를 돌아 소나무 사이를 뛰고
뒷뜰 유치원동으로도 아이들은 뛴다.
우리들의 모습이다.
눈을 감고 잠시만 내려다보면 보이는
바로 나의 모습이다.
교실에서는 전교어린이회장 선거(9/20)가 끝나고
조가비라는 여자 아이가 당선되었다,
부회장 2명도 여자 아이가 마저 차지했다고
남자 아이들이 생난리가 오래 갔다
이렇게 아이들은
지금 그들의 가장 자랑스러운 자산(추억)을 만들고 있다.
광양, 하동, 화엄사를 돌아보는
수학여행 대신의 전교생 가을소풍(10월중)이 이어지고
아이들은 곧 이어질 11월의 입면 큰잔치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우리도 마음속으로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하자!!
그래서, 입면초등학교는
전국에 퍼져 있는 살아 있는 학교이게 하자!
폐교가 되더라도
우리의, 내 마음에 살아 있고
영원히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물려줄
우리의 학교를 만들자!
첫댓글 넵! 우리 마음속에 살아있는 입면초등학교로 만들자.....참, 가슴에 와 닿네요...글 감사해요. 그런데 요즘 일어나는 폐교, 합교, 전교어린이회장당선 등, 입면초 이야기를 어쩜 그리 소상히 아세요? 놀랍습니다. 그 정보력....
졸업식 사진 촬영시.. 어김없이 한자리를 차지햇던 교정 중앙의 육송...!! 그리워요....(그건 저희 아버지가..동악산 기슭에서 옮겨 심어 노으신거라.. 더욱 애착이 갔는데...)..
그 소나무 종류가 반송(가지가 뿌리에서부터 여럿으로 벋는)인가? 언제 사진으로 올리면 좋겠다마는...... 아버님께서 애쓰셨구나! 정말 아름다운 소나무인데 말이다. 사라지지 않도록 잘 지켜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