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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토요일 오후2시
수성구 용학도서관에서
제 7회 영남가사어울마당을 펼쳤습니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영남내방가사연구회(회장 장향규)
대경가사연구회(회장 이홍자)
내방가사문학회(회장 권숙희)
세 단체가 함께했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내방가사문학회원 15명이 윤송한
영조 20년 이방익장군이 지은
<표해가>의 인연으로
제주도 북촌마을
이방익 기념사업회 황요범 회장을 비롯
총 8명의 회원이
오메기떡과 귤을 들고 방문하셔서
이방익 장군과 북촌 마을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표해가>라는 가사 한편이 지은
인연의 큰 다리를 확인하는 흐뭇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https://youtu.be/L9HYlv31lP0?si=VsH46HCKac9cPXUR
https://youtu.be/UkWvooq00bU?si=g0ci46iPFYGASKUm
「표해가」
이방익(1756~1801) 작, 고정욱 주해 (1955), 권숙희 현대어역 (2024)
<표해가>는 제주도 출신 이방익의 표류기이다. 성주이씨 이방익은 유명한 시조 시인 이조년의 후손으로 3대를 무과에 급제하여 정조의 호위무사로 봉직했다. 1796(정조20)년 9월 고향인 제주도 조천면 북촌마을로 잠시 휴가 온 이방익이 우도에 있는 모친 산소 이장을 위해 다녀오다가 일행 7명과 함께 해상에서 풍랑을 만났다. 일행은 구사일생으로 대만과 복건성, 산둥성 북경을 거쳐 만주 압록강을 건너 한양까지 오는데 265일이 걸렸다. <표해가>는 이방익이 직접 겪은 만 이천사백 리에 이르는 험난한 여정을 한글로 직접 쓴 장편 기행가사이다.
호기심 많은 정조는 이방익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전주 중군 벼슬을 내렸다. 또한 당대 최고 문장가인 연암 박지원이 꼼꼼하게 한문으로 기록하게 했다. 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일성록에도 이방익의 표해 기록을 남겼다. 이방익은 고려시대 이후 중국의 강남지역을 다녀온 유일한 사람이다. 이방익 일행이 당시 기록으로만 대하던 이상향인 강남지역을 두루 구경하고 북경을 거쳐 돌아온 사실은 당시에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1914년 최남선이 발간한 잡지 『청춘』 창간호에 실린 <표해가>는 일제강점기 기방에서 즐겨 부른 인기 가사로 꼽힌다.
표해가 / 이방익
탐라거인 이방익은 세대로 무과로서
이몸에 이르러서 무과출신 또하였다
성은이 망극하여 충장장 직명띠고
수유얻어 근친하니 병진구월 염일이라
추경을 사랑하여 선유하기 기약하고
망망대해 조수두에 일엽어정 올라타니
이유보등 일곱선인 차례로 쫓았고나
풍범을 높이달고 바람만 쫓아가니
원산에 빗긴날이 물가운데 비치었다
청홍비단 천만필을 필필이 해트린듯
하늘인가 물빛인가 수천이 일색이라
홀연히 취한후에 선판치며 즐기더니
서북간 일진광풍 홀연히 일어나니
태산같은 높은물결 하늘에 닿았구나
선중인이 황망하여 조수할길 있을소냐
나는 새 아니어니 어찌살기 바라리오
밤은점점 깊어가고 풍랑은 더욱심타
만경창파 일엽선이 가이없이 떠나가니
슬프다 무슨죄로 하직없는 이별인고
일생 일사는 자고로 예사로되
어복속에 영장함은 이아니 원통한가
부모처자 우는거동 생각하면 목이멘다
죽기는 자분하나 기갈은 무삼일고
명천이 감동하사 대우를 나리시매
돛대안고 우러러서 낙수를 머금으니
갈한것은 진정하나 입에서 성에나네
밝으면 낮이런가 어두우면 밤이런가
오륙일 지난후에 원원히 바라보니
동남간 삼대도가 은은히 솟아났다
일본인가 짐작하여 선구를 보집하니
무슨일로 바람형세 또다시 변하는고
그 섬을 벗어나니 다시 못 보리로다
대양에 표탕하여 물결에 부침하니
하늘을 부르짖어 죽기만 바랐더니
선판을 치는소리 귓가에 들리거늘
물결인가 의심하여 황급히 나가보니
자 넘는 검은고기 선중에 뛰어든다
생으로 토막잘라 팔인이 노나먹고
경각에 끊을목숨 힘입어 보전하니
황천이 주신겐가 해신의 도움인가
이 고기 아니더면 우리어찌 살았으리
어느덧 시월이라 초사일 아침날에
큰 섬이 앞에뵈나 인력으로 어찌하리
자연히 바람결에 섬 아래 닿았구나
팔인이 손을잡고 북안에 기어올라
놀란가슴 진정하고 탔던배를 돌아보니
편편이 파쇄하여 어디간줄 어이알리
석경은 참담하고 정신은 혼미하니
세상인듯 구천인듯 헤음없는 눈물이라
한 식경 지낸후에 수백이 오는구나
네 비록 지저귀나 어음상통 못하리라
나는비록 짐작하나 저칠인은 모르고서
풍랑에 놀란혼백 오히려 미정하여
저런인물 또만나니 우리사생 모를바라
위로하여 내이르되 정미년 칙행시에
내 그때 무겸이라 시위에 들었더니
중국인의 의복제도 저러하데 염려마소
붙드나니 끄으나니 호위하여 데려가니
오리 밖 와가대촌 계견우마 번성하다
기갈이 자심하니 어찌하면 상통하리
입벌리고 배두드려 주린형상 나타내니
미음으로 권한후에 젖은의복 말리우네
인자한 저친절은 아국인들 더할손가
하룻밤이 지난후에 정신이 돌아오니
죽을마음 전혀없고 고국생각 간절하다
눈물을 머금고서 창밖에 나와보니
크나큰 관청에 현판이 걸렸는데
황금으로 메운글자 배천당이 분명하다
붓으로 써 물으니 복건성 팽호부라
마궁대인 무삼일로 우리팔인 불렀던고
사자서로 인도하여 채선에 올리거늘
선행 육칠리에 아문에 이르렀다
안목이 현황하니 화도중이 아니런가
서너문 지나가서 고성장호 한소리에
나오는이 그누군가 전후호위 황홀하다
신상에는 홍포입고 붉은일산 앞에섰다
단정하고 웅위할사 진실로 기남자라
그집을 돌아보니 좌우성곽 굉장하다
댓돌위에 뫼신사람 뜰아래는 무수군졸
황릉기 대곤장이 쌍쌍이 벌었으니
위의는 엄숙하고 풍채도 늠름할사
그 관인 묻자오되 어느나라 사람인고
일배주로 위로한후 저칠인은 다보내고
나 혼자 부르거늘 또다시 들어가니
관인이 옷깃잡고 무슨말씀 하옵는고
그대비록 기곤하나 칠인동무 아니로다
무삼일로 표류하야 이 땅에 이르신고
진정으로 묻잡나니 숨길것이 있겠는가
직관도 뛰어나니 숨길길이 있을소냐
조선국 말단에서 풍경따라 배탔다가
이땅에 오게된일 세세히 고한후에
고국에 돌아감을 눈물로 간청하니
관인이 이말듣고 주찬내어 대접하며
읍하면서 보내나니 큰관청에 가는구나
중문안에 들어가니 큰집한채 지었는데
관우상을 조각하여 엄연히 앉혔구나
좌우를 둘러보니 평상이 몇몇인고
평상위에 백전펴고 백전위에 홍전이라
수놓은 비단이불 꽃상위에 차린음식
태어나서 처음이라 날위하여 베풀었네
십여일 치료후에 팽호부로 가라거늘
행장을 수습하여 바깥으로 나와보니
화려한 붉은수레 길가에서 기다린다
사자와 함께타고 십리장정 올라가니
문희원 높은집에 현판이 뚜렷하다
금은채단 휘황하고 당귤민강 풍성하다
여인의복 볼작시면 당홍치마 초록당의
머리에 오색구슬 화관에 얽혀있고
허리에 황금대는 노리개가 늘어졌다
금비녀에 비단꽃을 줄줄히 꿰었스니
아리따운 저태도는 천하에 둘도없네
팽호부 들어가니 인가도 조밀하다
층층이 누대들은 단청이 영롱하고
은은한 대수풀은 석양을 가리었다
나무마다 잔나비를 목줄매어 놀렸으니
구경은 좋거니와 고향생각 새로워라
관부장이 전령하되 그대등의 연유를
대만부에 보고하니 아직잠깐 기다리소
일기는 극한하고 갈 길은 만여리라
관중에 조반하고 마궁에서 배를타니
전송하는 행자음식 눈앞에 가득하다
바람은 화순하고 햇살은 명랑하니
대만부가 어디메뇨 오일만에 다달았다
선창 좌우에는 단청한 고깃배요
장강 상하에는 무수한 상선이라
북과종과 생황소리 곳곳에서 밤새우니
사월팔일 관등인들 이보다더 휘황할까
탔던선인 이별하고 층층성문 달려드니
유리장막 수정발이 십리에 연하엿다
관부를 다시나서 상간부에 자리잡아
동지밤 긴긴새벽 경업시 누웠더니
오는선비 그뉘런고 잔들어 위로한다
병부사자 부르거늘 아문앞에 나아가니
황국단풍 백조성에 원객수심 돋는구나
상산병부 층층수레 뚜렷이 세웠는데
천군만마 옹위하고 검극의장 삼엄하다
군복을 차려입고 삼대문 들어가니
꽃사이에 천조만금 너풀면서 노래하고
노루사슴 원숭이는 무리지어 왕래하네
경치도 빼어날사 그림속이 아니런가
십여층 벽돌계단 사관장수 뵈온후에
오행선 올라타니 서황성이 일만리라
정사정월 초사일에 하문부에 들어가니
자양서원 네글자를 황금으로 메웠는데
갑사장막 둘러치고 좌우복도 화려하다
내 비록 구차하나 예의지국 사람이라
이 서원 지나가며 어찌참배 아니하리
배례를 필한후에 전밖에 나와보니
수백유생 갈라앉아 주찬내어 양보한다
염칠일 교자타고 복건으로 발행하니
천취부가 어디매뇨 여기또한 옛국도라
성곽은 의구한데 인물도 번화할사
사자의 뒤를따라 누각에 올라서니
당홍비단 수방석이 앉기가 황홀하다
잔치를 파한후에 사처로 돌아오니
육천리 수로행적 피곤키도 자심하다
봉성현에 통지하고 북문밖에 나와보니
단청한 큰비각이 한소열의 유적이라
저기있는 저무덤은 어떤사람 묻혔는고
석회쌓아 봉분하고 묘상각이 찬란하다
양마석 신도비를 수석으로 새겼으니
경상인가 하였더니 일반인의 무덤이라
돌다리 오십칸에 무지개문 몇이런고
다리위에 저자앉고 다리아래 행선한다
부녀들의 화려한옷 화각에 얼비치니
앵무도 희롱하며 고운노래 하는구나
봉성현 길을떠나 법해사 구경하고
포정사에 글을올려 치송하기 바랐더니
황제께서 하교하사 호송관을 정하였다
청명시절 못되어서 보리가 누르렀고
하사월이 내일인데 조이삭이 드리웠다
황진교 지나와서 수군부로 들어오니
태산같이 오는것은 멀리보니 무엇인고
수백인이 메었는데 붉은줄로 끌고있다
돛대같은 명정대는 용두봉두 찬란하다
장막안에 곡성이요 갖은삼현 앞에섰다
무수한별 연독교에 상가비자 탓다하네
행상하는 저거동은 보자하니 고이하다
남정현 태청관과 건녕부 다지나서
건안현 긴긴강에 석교를 건너가니
무이산 그림자는 물가운데 잠기었고
고기잡는 초강어부 푸른물에 희롱하네
보화사에 잠깐쉬어 현무령을 넘어가니
초나라 옛도읍이 천계부에 웅장하다
익주부 진덕현은 엄자릉의 옛터이라
칠리탄 긴구비에 조대가 높았으니
한광무의 고인풍채 의연히 보이는듯
선상에서 밤을새고 형주부로 들어가니
녹의홍상 무리지어 누상에서 가무한다
천주산은 동에있고 서호수는 서편이라
전당수 푸른물에 채선을 매었는데
조선인 호송기가 연꽃위에 번득인다
단순호치 미인셋이 흔연히 나를맞아
섬섬 옥수로 잔들어 술권하니
철석간장 아니어든 어찌아니 즐기리오
악양루 원근도로 호송관에 물어알고
순풍에 돛을다니 구백리가 순식이라
채련하는 미인들은 쌍쌍이 왕래하고
고기잡는 어부들은 낙대메고 내려오네
악주남성 십리밖에 악양루 높았으니
십자각 유리창이 반공에 솟아났다
동정호 칠백리에 돛을달고 가는배는
소상강을 향하는가 팽려호로 가시는가
무산 십이봉을 손으로 가리키니
초양왕 조운모우 눈앞에 보압는 듯
창오산 검은구름 시름으로 걸렸으니
두왕비의 소상반죽 천고에 한이로다
명사십리 해당화는 붉은안개 잦아들고
강둑에 홍도화피니 석양어부 내려오네
두공부의 귀양살이 고금에 머물렀고
이청련의 시단철주 동량이 부서졌다
이 강산 장하단말 옛글에 들었더니
만사여생 이내몸이 오늘날 구경하니
꿈결인가 참이런가 우화등선 아니런가
서산에 해저물고 동산에 달이뜨니
저녁연기 종소리에 금준미주 가득하다
십구일 배를띄워 구강으로 올라가니
초한적 전장이요 경포의 외로운배라
호구지주 다지나서 소주부에 배를매니
손중모의 장한도읍 수만인가 버러있고
동문밖 오리허에 적벽강이 둘렀으니
무창은 서에있고 하구는 동편이라
산천은 고요하고 달과별은 빛나는데
온갖새들 지져귀니 천고흥망 네아는가
영롱하게 달린석교 그아래 배를타니
교태로운 미인을 날위하여 보냈으며
대풍악을 울렸으니 그소리 영롱하다
호구사 황금탑에서 남병산을 가리키니
제갈량 바람빌던 칠성단이 여기로다
한산사 금산사를 차례로 다본뒤에
탔던배 다시타니 호주차사 호주한다
양주부 강동현은 다섯호수 합류처라
그가운데 삼리석산 백여장이 높았구나
조화가 무궁함을 측량키 어렵도다
왕가장 또지나니 어느덧 오월이라
강남을 이별하고 산동성 들어오니
평원광야 뵈는곡식 서직도속 뿐이로다
땔감은 몹시귀해 수숫대로 불을때고
남녀의 의복들은 다떨어진 양피로다
지저귀며 왕래하니 그형상 귀신같다
두부로싼 수수전병 돼지기름 부쳤으니
암만주린 창자인들 차마어찌 먹을소냐
죽은사람 입관하여 길가에 버렸으니
그관이 다썩은후 백골이 허옇구나
오랑캐 풍속이나 차마 못 보리로다
하오월 초삼일에 연경에 다다르니
황극전 높은집이 태청문에 솟아났다
천자의 도읍이라 웅장은 하거니와
인민의 호사함과 산천의 수려함은
비교하여 볼작시면 강남을 따를소냐
보화실은 강남배는 성중으로 왕래하고
산동에 심은버들 황도에 닿았으니
삼복에 왕래행인 더운줄을 잊었어라
예부로 들어가서 빠른치송 바랐더니
황제께 아뢴후에 조선관에 머물라네
이 아니 반가운가 절하고 나와보니
차린음식 접대예절 아무리 극진하나
강남에 비교하면 십배나 못하고나
온갖구경 다한후에 본국으로 가라하니
이아니 즐거우냐 웃음이 절로난다
태평차 각각타고 산해관 나와보니
만리장성 여기로다 심양으로 들어오니
봉황성장 나를맞아 감남구경 하온말삼
차례로 다물은후 찬탄하기 끝이없네
그대는 기남자라 이런장관 보았으니
본국에 돌아감을 어찌다시 근심하리
이곳을 떠나오니 무인지경 칠백리라
압록강 바라보고 호행관 이별한다
윤유월 초사일에 의주부로 건너왔다
부윤이 그뉘신고 심지현이 위문한다
의관으로 문병하고 의복일습 보내었다
삼일을 묵은뒤에 차차로 전진하야
임진강 다다르니 오는사람 그뉘신고
가친의 일봉서를 마주와서 전하였네
손으로 받아쥐니 가슴이 미어진다
반식경 진정하여 눈물로 떼어보니
미친 듯 어린 듯 정신이 황홀하여
배를타고 강을건너 주야로 달려가니
연추문이 여기로다 감영앞에 말을내려
순찰사 뵈온후에 고마청에 물러오니
황송하다 우리가친 먼저와 기다리네
절하여 뵈온후에 두손목 서로잡고
맥맥히 상대하니 하올말씀 전혀없네
성상의 명을받아 상부로 들어오니
어느덧 전교하사 오위장 시키시고
숙배를 못하여서 전주중군 상환교지
차례로 맡기시니 성은도 망극할사
명일에 사은하고 인하여 입시하니
중국의 산천험조 강남의 인심후박
이목에 듣고본것 세세히 물으시고
또 전교 내리시어 장부부임 하라시니
섬돌위 지척간에 옥음이 쟁쟁하다
어화 이내몸이 시골의 천한몸이
바다에서 죽을목숨 천행으로 다시살아
천하대관 고금유적 역력히 다보고서
고국에 생환하여 부모처자 상봉하고
또 이날 천은입어 비분지직 하였으니
운수도 기이할사 전화위복 되었도다
이 벼슬 임기후에 고향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께 효양하며 지낸일을 글 만들어
호장한 표해광경 후진에게 이르고자
천하에 위험한일 지내노니 쾌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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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야말로 고생 끝에 락을 누린 행운아군요. 아사 직전 물고기가 배에 뛰어 올라 8명이 먹고 목숨을 부지했다는 대목이 신비로워 박수가 절로 나옵니다. 표류한 사람들을 융숭히 대접한 중국의 인심이 정겹네요. 긴 시간 표류끝에 다시 고향에 돌아와 부모님을 만나 효도하며 살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지....한편의 드라마틱한 소설을 읽은 듯 흥미로웠습니다. 글을 올려준 권숙희선생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