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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아낙들을 봐야 기운도 나고 현실도 잊고, 그럴 것 아닌가!! |
조사지역은 국내의 대표적인 인기게임인 리니지 2의 아덴왕국, 오래 전란으로 얼룩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아제로스,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가 뛰노는 라그나로크의 룬 미드가츠 왕국, 이렇게 세 지역으로 한정했다.
판단기준은 치안과 물가, 그리고 실업률 이렇게 세 가지 항목이다. 과연 온라인게임 속 세상은 얼마나 살기 좋을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자.
※조사기준 | |
치안 |
PK의 여부. 사기나 치한(?) 등 현실에서 저지르면 경찰서에 가는 일 전부를 포함함 |
물가 |
소모품과 장비품으로 분류. 특별한 노가다 없이 진행하는 유저기준 |
취업환경 |
파티를 구하는 시간과 파티가입 후 얼마나 쾌적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를 중점으로 봄 |
▲이런 낙원만을 꿈꾸고 있다면 당신 큰 착각하고 있는 거야! |
옛말에 살기 좋은 동네에 사람이 몰린다고 했다. 반대로 말하면 사람이 많이 몰린 곳일수록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인 법! 최대의 인구를 자랑하는 아덴왕국에 사는 유저들은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아덴왕국에는 마을마다 경비병이 있고 사람을 죽일 경우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운 `카오`에 걸리기 때문에 범죄율이 매우 낮다. 가끔씩 경비병이 없는 으슥한 던전이나 말하는 섬 등에서 저렙을 타깃으로 한 연쇄살인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자체 진압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간혹 버프가 늦었다고(!) 죽이거나 사냥터가 비좁다고(!) 그 부근의 유저를 전부 학살하는 마음씨 좋은 혈맹도 있다고 하지만 경험하지 못한 관계로 이번 조사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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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병만 있으면 늦은 밤길도 문제없다! |
늦은 밤길도 걱정 없이 돌아 다닐 수 있는 훌륭한 치안 A
아덴왕국의 주민은 몬스터와 PK보다 물가가 더 두렵다. 몬스터 조합에서 여전히 완제품의 드랍을 거부하고 있어서 완제품의 물가는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물량이 많은 정탄과 물약 등의 생필품이 안정된 가격을 보이는 것이 다행이랄까?
최근 아덴왕국은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패치 이후 A급 무기와 고대의 아데나가 등장하면서 B급 이하의 완제품 가격이 잠시 떨어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서브 캐릭터 패치 이후 C급 무기의 수요량이 급상승하면서 덩달아 B급 무기마저 다시 오르는 추세다. 아마도 당분간 아덴의 유저들은 허리띠를 꽉 졸라매야 할 듯하다.
생활보호대상자 제도 : 다행히 최근에 한 계정의 가장에게 정탄 13,000발과 차액을 통한 장비교환 등의 혜택을 주는 초보자 지원 정책이 시행됐다. 덕분에 아덴왕국에 처음 온 주민들이 정착하기가 조금 수월해졌다.
시민들을 울상지게 만드는 살인적인 물가! D-
우선 인기직종인 프로핏, 어비스워커 등의 가치가 나날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사냥을 떠나는 파티마다 프로핏과 어비스워커를 못 구해서 안달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반대로 워크라이어나 오버로드, 실리엔 나이트 등 비인기직종의 실업률이 심각해 사회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덴왕국의 수뇌부는 최근 패치를 통해 비인기직종의 스킬을 강화하는 등 값어치를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유저들이 가진 비인기직종에 편견은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인기직종의 취업환경에도 나름대로 문제가 있다. 아덴왕국의 특성 상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몇 시간이고 같은 자리에서 계속 사냥을 해야 한다. 이때 파티에 인기직종이 하나라도 없으면 사냥의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때문에 속칭 ‘대타’를 구해올 때까지 파티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곳도 많다. 말 그대로 근무시간이 엄청 길다는 뜻이다.
▲이봐, 힘든데 좀 쉬면 안될까? |
▲……고마워 |
직종에 따라 취업율의 편차가 심하다. 근무여건도 좋지 못하다! D+
오크마저 어여쁜 아덴왕국이었지만 생활환경까지 그렇지는 못했다. 살인적인 물가 때문에 많은 시민이 자기 레벨이 맞는 아이템을 쓰기 위해 원치 않는 노가다를 하고 있다. 게다가 취업난은 취업난대로 심각해서 인기 있는 사냥터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물론 범죄율이 매우 낮고 초보유저를 위한 다양한 정책 등 좋은 점도 많았다. 하지만 그 놈의 물가와 취업난 때문에 그렇게 살만한 동네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아제로스는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끝없는 전쟁으로 언제나 전란의 불길에 휩싸여 있다. 두 진영간의 치열한 다툼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진영간의 전쟁이 끝없이 벌어지는 아제로스인 만큼 시민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마을 안에서 상대진영의 공격을 받고 죽는 건 예사고, 심할 때는 `돌아와보니 마을사람들이 없어졌더라` 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겪을 때도 있다.
바깥 세상은 더 험하다. 분쟁 지역에서 사냥을 하다 보면 내가 몹을 잡으러 온 건지 상대 진영에게 잡히러 온 건지 알 수가 없다. 물론 곳곳에 경비병이 있긴 하지만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너무 약해서 큰 도움이 안 된다.
▲저기, 경매하러 왔는데요... |
▲우리 아파트 경비아저씨도 너네보다는 강하겠다 |
등뒤를 조심해라! 한시도 안심할 수 없는 와우의 치안상태 D
아제로스의 체감 물가는 매우 낮다. 유저들의 대부분이 자신에게 필요한 아이템은 직접 구해다 쓰기 때문이다. 물론 경매장과 상점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몇몇 아이템을 제외하면 적당한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에 대충 사냥만 하고 살아도 돈이 차곡차곡 모인다.
그렇다고 모든 물가가 다 낮은 것은 아니다. 한창 전쟁을 치르고 있는 아제로스에서는 필연적으로 이동수단의 값이 천문학적으로 비싸다. 레벨 40에 구입하는 백골마는 알뜰살뜰 살아온 사람이라면 바로 구입할 수 있다. 그렇지만 레벨 60에 구입하는 천골마는 아무리 아끼며 살아온 사람이라도 말을 사기 위해 따로 앵벌이를 해야 할 정도다. 다행히 백골마만 있어도 생활에 큰 불편은 없고, 대부분의 유저들이 백골마까지만 사기 때문에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전설의 무기보다 말 값이 더 비싼 아제로스의 물가는 B+
아제로스에는 실업자가 없다! 특정 직종에 대한 편견도 거의 없는데다가 웬만큼 구성만 맞으면 직업 구분 없이 넣어준다. 게다가 굳이 파티를 하지 않아도 사냥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고 사냥을 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이다.
하지만 파티나 공격대에 취직하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부분의 파티나 공격대의 목적은 아이템 획득에 있다. 때문에 아이템이 잘 나오는 `인스턴트 던전`(이하 인던)을 주로 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이 인던에서 원하는 아이템을 다 구하려면 적게는 몇 번에서 많게는 수백 번까지 돌아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던을 진행하던 중에 파티를 떠나게 된다면 온갖 눈초리를 다 받기까지 한다.
▲혼자서도 잘해요 |
▲여기 한 번 들어갔다간 세 시간은 기본이다! 이 짓을 몇 십 번씩 하라고? |
목표의식이 뚜렷한 취업환경, 하지만 실업은 없다! B
4. 종합 - 뒤만 조심한다면 살기좋은 아제로스
대놓고 전쟁을 하는 나라였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살기 좋았다. 문제가 된 치안도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최근 패치 된 전장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물가 역시 매우 낮은데다가 굳이 좋은 아이템을 차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거 다 필요없다. 주면 좋지만... |
룬 미드가츠 왕국(이하 미드가츠왕국)에는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여운 캐릭터들이 살아가고 있다. 얼핏 보면 동화 속 천국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그곳, 하지만 현실도 캐릭터만큼이나 아기자기 할까?
미드가츠 왕국에서는 특정지역을 제외하고 PK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공격할 수 없다. 덕분에 필드와 던전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안심하고 사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범죄가 없다는 소린 아니다. 다른 왕국과 달리 이곳의 범죄는 마을 안에서 이루어진다. 수 많은 유저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악성 노점사기로 말이다.
▲대표적인 사기법인 물건값 속이기 |
다른 왕국에도 물건값을 속이는 사기꾼이 많이 있지만 미드가츠 왕국의 노점사기는 그 역사가 다르다. 미드가츠에서 사용된 사기법이 곧 다른 왕국으로 건너가 사용될 정도니 그야말로 노점사기의 메카라고 할 수 있다.
미드가츠 왕국 측에서도 노점사기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그 덕분에 요즘은 사기꾼들의 숫자가 많이 줄어든 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으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
마을 안의 노점을 조심하라! B+
미드가츠 왕국에는 그 긴 역사만큼이나 많은 사건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사건을 꼽으라면 역시 화폐 복사 파동을 꼽을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엄청난 양의 제니가 시장에 풀린 것이다. 이 사건으로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그 후유증은 지금까지 남아있다.
다행히 미드가츠 왕국에서는 일정한 가격에 소모품을 제공하고 있다. 때문에 가장 중요한 소모품가격은 안정되어 있다. 하지만 다른 장비의 경우 노가다를 하거나 속칭 `대박`이라고 부를만한 아이템을 줍지 못한다면 그저 그림의 떡이 될 정도로 비싸다. 이 때문에 노가다에 자신이 없는 유저들은 큰 돈이 안 드는 위저드를 키우거나 앵벌이용 로그를 따로 장만하는 실정이다.
▲위저드의 필수 장비인 힐클립. 필수 장비인데도 이정도 가격이다 |
▲억! 소리 나는 가격. 돈이 없어서 기사를 못 키운다는 유저도 많다 |
대박을 기대하게 만드는 높은 물가 C
미드가츠 왕국에서는 특정 조합을 이용한 파티를 많이 한다. 예를 들어 광역마법을 올린 위자드는 체력을 올린 프리스트와 파티를 맺고 몰아잡기를 하며 헌터는 같은 헌터끼리 모여 오기도 전에 쏘아 죽이는 파티를 만든다. 이런 식의 다양한 조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웬만큼 특이한 직업이라도 파티를 구하기 쉽다.
게다가 아제로스처럼 ‘여차하면 솔로잉’ 이라는 방법도 있고, 사냥 도중엔 언제라도 손쉽게 마을로 돌아올 수 있어서 취업환경은 매우 좋은 편이다.
직종을 가리지 않는다. A-
비싼 물가가 거슬리긴 했지만 미드가츠 왕국은 상당히 살만한 곳이었다. PK가 지원되지 않아서 사냥하는 내내 마음이 편했고, 정말 엽기적으로 키운 몇몇 클래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쉽게 파티가 구해졌다.
특히 채팅이 발달해 있어서 많은 국민들이 마을 안팎을 가리지 않고 수다를 떨고 있었으며 덕분에 무엇을 하건 지루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우리의 목표는 세이클럽이다! 라고 했던 모 개발자 분의 말씀이 기억나는군 |
근소한 차이로 라그나로크가 제일 살기 좋은 온라인게임으로 뽑혔다. 하지만 오늘 조사한 온라인게임 모두가 이상향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곳에도 서민의 피를 말리는 물가가 있었고, 하루 온종일 파티자리만 찾으며 느끼는 취업난이 있었다. 각박한 현실을 잠시 잊고 즐기는 게임이다. 적어도 온라인게임에서 만큼은 즐거워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벌써부터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온라인게임에는 현실보다 나은 점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유저 스스로가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점이다. 유저의 행동에 따라 문화가 달라지고 게임 내 환경이 바뀐다.
즐겁고 싶으면 우선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 지나가는 초보유저에게 말을 걸어도 좋고 비인기클래스와 파티를 맺어도 좋다. PK를 즐기는 유저라면 오늘 하루쯤은 다 잡은 상대를 놓아주는 아량도 베풀어보자.
또 아는가? 다음 번 조사에서 당신의 온라인게임이 가장 살기 좋은 장소로 뽑힐 지 말이다.
출처는 와우메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