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의 그림 지도 - 관용과 자유의 정신, 암스테르담
인기멤버
hanjy9713
2023.10.08. 11:59조회 5
댓글 0URL 복사
한 장의 그림 지도
관용과 자유의 정신, 암스테르담
죽을 자유를 찾아오다 - 암스테르담 중앙역
이 도시의 이름이 책 제목으로 쓰인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 [암스테르담]에서 두 친구 클라이브와 버넌은 암스테르담으로 간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약속을 어기기 위해서. 둘은 한때 서로의 우정을 걸고 약속했었다. 상대방이 끔찍한 병에 걸려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고 겨우겨우 생존하는 처지가 된다면 다른 한 친구가 책임지고 안락사가 허용되는 암스테르담으로 데려가겠노라고. 그들은 결국 약속대로 상대방의 죽음을 도모한다. 약속과 다른 것은 상대방의 동의가 없었다는 것. 이 소설 속에서, 네덜란드의 정신을 상징하는 ‘안락사’는 파렴치하게 악용된다. ‘네덜란드 자유의사 안락사연맹(De Nederlandse Vereniging voor vrijwillige Euthanatie)’이 알았으면 경악하여 펄쩍 뛸 노릇이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이들은 반드시거쳐가야 하는 중앙역.
1973년부터 이미 "편안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는 운동이 펼쳐졌고 사실상 용인되었던 네덜란드에서 안락사 법안이 공식 발효된 것은 2002년 4월이다. 2000년 11월, 하원에서 찬성 104, 반대 40으로 통과된 이후 2년 만이었다. 파장은 컸다. 안락사 허용에 따른 논란은 유엔 인권위원회를 필두로 하여 전 세계적으로 일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엄격한 기준을 세워 남용을 방지한다. 소설 속에서의 사건과 같은 악용이 진짜로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은 나라의 절망적인 사람들은 지금도 암스테르담으로 모여들고 있다. 육로건 비행기로건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이들은 반드시 한번은 거쳐 가야 하는 중앙역. 그곳은 그들에게는 인생의 마지막 역이기도 할 터이다.
공정한 거래를 주장하다 - 막스 하블라르 재단
이동식 장터인 페어트레이드 SRV는 공정무역 행사의 명물이다.
‘공정무역 커피’라는 이름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지금은 거대 규모의 커피체인점에서도 공정무역 커피를 내세운다. 커피를 마시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문화가 정착한 지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농장의 노동착취에 대해 인식하게 된 역사는 짧다.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1859년에 물타툴리의 [막스 하뷜라르, Max Havelaar], 또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커피경매]라는 소설이 출간되면서 당시 네덜란드의 식민지에서 실행되던 ‘강제재배제도’의 폐해가 논란이 되었다.
소설 속에서 인도네시아 원주민들의 권리를 위해 열정적으로 투쟁한 인물이었던 ‘막스 하뷜라르’의 이름은 이후 1986년 공정무역거래를 위해 세워진 무역회사의 이름이 되었다. 중간상인의 과도한 착취를 막아 제3세계 커피 재배자들의 원두값을 보장해준 이 재단은 호응에 힘입어 카카오, 초콜릿,차, 꿀, 바나나로 활동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에서는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페어트레이드 위크’가 열린다. ‘스티칭 막스 하뷜라르’ 재단의 주관 하에 댐 광장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 행사에는 전 세계 페어트레이드 단체가 모여든다. 다채로운 페어 트레이딩과 유기농 제품을 구할 좋은 기회이고, 여러 뜻깊은 이벤트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이 재단은 페어트레이드 레스토랑 주간, 페어트레이딩 결혼식 등도 벌이고있다.
투명한 매춘을 지향하다 - 드발렌 지역의 홍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