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현칙 화상 /불이 불을 구하다
報恩則和尙이 因法眼이 問호대 曾見什麽人來오 曰見靑峯和尙來니다 眼曰有甚麽言句오 曰某甲이 曾問 如何是學人自己닛고하니 峯曰丙丁童子來求火라하니라 眼曰上座는 作麽生會오 曰丙丁은 屬火니 將火求火는 將自己求自己니다 師云 情知니 你不會佛法이라 若如此不到면 今日에 則躁悶이 便起니라 至中路하야 却云 他是五百人善知識이리니 道我不是하니 必有長處리라 却回懺謝하야 便問호대 如何是學人自己닛고 師云 丙丁童子來求火니라 則이 於言下에 豁然大悟하니라
보은현칙 화상에게 법안 선사가 물었다.
“일찍이 어떤 사람을 보고 왔는가?”
“청봉 화상을 보고 왔습니다.”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
“저가 일찍이 묻기를 ‘무엇이 학인의 자기 자신입니까?’라고 하였더니 청봉 화상이 이르기를 ‘병정동자가 불을 구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법안 선사가 말하였다.
“상좌는 어떻게 이해하는가?”
“병정은 불에 속하니 불을 가지고 불을 구하는 것은 자기를 가지고 자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법안 선사가 말하였다.
“그것은 생각으로 아는 것이다. 그대는 불법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만 알고 나에게 오지 않았다면 오늘 어지러운 번민이 일어났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보은 화상이 되돌아가다가 문득 생각하였다. ‘저분은 5백 명을 거느린 선지식이다. 나를 옳지 않다고 하였으니 반드시 훌륭한 점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고는 다시 돌아와서 참회하고 곧 물었다.
“무엇이 학인의 자기 자신입니까?”
법안 선사가 말하였다.
“병정동자가 와서 불을 구하는구나.”
보은 현칙 화상이 그 말을 듣고는 곧 활연히 크게 깨달았다.
해설 ; 보은현칙(報恩玄則) 화상과 법안 선사와의 이야기는 불교의 진실을 아는 길은 생각과 사변으로 헤아려서 아는 것이 아니라 직관으로 깨달아 아는 것임을 들어낸 대화다. “자기 자신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 “불을 가지고 불을 구한다.”라는 말로서 답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과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벌써 하나인 자기에서 둘로 나누어 두고 추구하는 것이 되었기 때문에 이것은 생각이며 사변이다. 직관으로 보는 입장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궁극적 차원이란 직관으로만 바로 볼 수 있다.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들었으나 앞에서는 생각으로 헤아렸으나 뒤에는 직관으로 받아들였다. 같은 말이라도 앞에서는 죽은 말인 사구(死句)였다면, 뒤에서는 살아있는 활구(活句)가 되었다. 사구와 활구는 말에 있지 않고 그 말을 듣는 사람의 마음자세에 달려있다. “참선을 하는데 있어서 모름지기 사구를 참구하지 말고 활구를 참구하라.”는 말이 있다. 화두를 사량분별로 헤아리지 말고 전후제(前後際)가 끊어진 은산철벽(銀山鐵壁)에서 직관으로 깨달아야한다는 뜻이다.
출처 : 염화실
[출처] 직지심경 185 /보은현칙 화상 /불이 불을 구하다|작성자 단장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