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몇년째 매주 일요일 새벽이면 거의 빠뜨리지 않고 글을 써왔다. 근데 금년 6월부터 몸이 풀린것인지 마음이 풀린것인지 몰라도 퐁당 퐁당하더니 이제는 쓰는 날보다 쓰지 않는 날이 더 많아졌다. 내가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거니와 또한 내가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인지라 그저 지켜보려고 했을 뿐이다. 강하게 먹었던 마음도 몸이 망가지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근3년 동안 요리조리 코로나를 잘 피해왔지만 8월 하순 결국 나에게도 올게 오고 말았다. 난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가장 겁을 많이 먹은 사람이자 반면에 겁없이 산 사람중의 한사람이였다.
그이유는 2020년부터 시작된 나의 논스톱 러닝 1000일 도전장을 내고 그것을 이행하고 있어 걸렸다고 하면 최소 1주일 이상 격리를 해야 하기에 물거품이 되어 겁이 많았고 또 한편으로는 50년간 줄기차게 러닝으로 건강관리를 하여 코로나에 대항할 자신이 있어 겁이 없었다.
3년간 몇차례 불청객인 감기몸살이 찾아 왔지만 용케도 코로나는 아니였다. 근데 이번에 찾아온 감기몸살은 그 느낌부터 달랐다. 나에게 찾아오는 감기몸살은 전부가 러닝이 원인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6~7km를 달리기에 남들이 보면 엄청 건강한 사람으로 보여지지만 한편으로는 피로가 누적되어 조금만 무리하면 풍전등화가 되고 만다.
이현상을 그누구보다 내가 잘알기에 항상 몸조심을 하지만 이번의 경우 논스톱 러닝 1000일 도전에 딱 40일을 남겨 놓고 겁없이 집사람의 건강을 위해 주말에 산행을 함께한 것이 원인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정확하게 8/19일(목) 일어나니 목이 따갑고 코가 시큰거리면서 몸이 나른했다. 한며칠 쉬면 회복이 되겠지 했는데 갈수록 더 심해졌다.
8/19일(목)과 20일(금) 양일간 오후에 조퇴를 하고 계속 잠을 잦는데도 차도가 거의 없었다. 하는수 없이 병원을 갔더니 증상만 들어보고 코로나인 것 같다고 하면서 바로 PCR 검사를 하니 양성으로 확진이 나왔다.
가슴이 철렁했다. 코로나가 겁이나서 그런것이 아니라 40일을 남겨둔 1000일 도전 러닝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처참하고 분했다.
사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기전 이틀은 몸이 너무나 아파 러닝은 하지 못하고 적당한 거리를 걷기운동으로 대신했다. 8/20일(토) 코로나 확진으로 더이상 집밖을 나갈 수 없기에 운동은 물론 개인활동 모두가 원천봉쇄가 되었다. 병원에서 감기몸살약과 코로나 처방약을 지어주는데 정말 한보따리였다.
원래 평소에 잘아프지 않고 또한 감기몸살 등이 걸려 병원에서 약을 지어 줘도 연달아 이틀을 먹지 못하는 체질이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감기몸살약 7일분(21개)와 해열제 5일분(10개), 코로나 스테로이드 5일분(10개)를 받았지만 감기몸살약과 해열제는 반정도 복용하고 코로나 스테로이드는 5일분을 전부 복용했다.
이틀간 약을 빠트리지 않고 열심히 먹어도 전혀 차도가 없었다. 다른 병원을 갈까 했는데 주말이라 갈수 없어 버티다 보니 3일째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론 약의 효과도 있었지만 수면을 많이 취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나의 경우 코로나 초기증상에서 회복까지 약 10일정도 소요되었는데 처음 2일간은 견딜만 했다.
그다음 2일간이 최고의 고비였는데 아!! 이러다가 죽을 수 있겠네~~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고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면서 악몽의 연속이였다. 4일차까지는 거의 입맛과 밥맛이 없어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 다행이 5일차에 입맛이 돌기 시작했고 몸의 컨디션이 회복되는 징조가 나타났다. 그이후로는 하루가 다르게 회복속도가 빨라 10일차가 되니 거의 완쾌가 되었다.
코로나로 죽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었다. 코로나에 확진이 되면 일정기간 코로나 바이러스와 환자가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는데 거기에서 밀리면 한방에 훅가는 것이 코로나인 것 같다. 남들이 다하는 코로나로 생각하고 방심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처방이 아니라 예방이다.
평소 절대로 무리하지 말고 몸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상책이다. 재수없이 걸리면 최대한 잠을 많이 자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처방약을 열심히 복용하면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함께 생활한 집사람이 감염되지 않았고 격리기간 해제와 동시에 다시 논스톱 러닝 1000일 도전에 임할 수 있어 기쁘다.
부디 모든분들 건강 챙기시고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살아 남을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강한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자가 진짜로 강하다는 말을 되새기면서......